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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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터 백서(에피소드1;낚시대편 終)
별로 필요로 않았던 낚시대를 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
게 유료터 낚시를 다니면서이다
이십수년 자연지와 댐등을 헤메어돌며
나는 한번도 낚시대를 부러뜨리는 경험을 해 본적이 없다
대형 가물치와 잉어 향어를 걸고
수초밭에서 월척을 끌어내기를 수도없이 했지만......
그런 내가
유료터 일년반동안 18대의 낚시대를 부러뜨렸다
물론 두어번은 완전히 제압해 바늘을 따려다가 실수로 좌대에서
큰 잉어를 떨어뜨린다던지 하여 부러뜨린적도 있지만
단순히 잉어와의 파워게임에서 부러뜨린게 십여대가 훨씬 넘었으니
그냥 대충 길이와 무게만을 가늠해서 낚시대를 장만한
그런 눈으로 낚시대를 구하면 그야말로 낭패만 당할뿐이었으니.....
그래서
2.5대이하는 무조건 안부러지는 낚시대
겨울을 나면서 3.6대이상은 가벼우면서 안부러지는 대를
선택하는 게 내 낚시대 선택의 기준이 되었고
그래서 이런 저런 낚시대를
장만하다보니 열대를 넘지 않았던 낚시대가
쓰지 않는 대까지 합하면 스무대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주로 뛰는 현역낚시대는
여덟대 안쪽.....
오만원이 가장 값비쌌던 내 낚시대도
조금 사치해져서 지금은 신품으로라면 이십만원을 훨씬 웃도는
호사도 누리고 있다
아마 유료터를 찾지 않았다면
내 평생 낚시대를 보는 눈은 자연지를 쏘다닐때의 그대로였을 것이리라......
낚시도 패션이라는 말도 전혀 껄끄럽지않고
혼자 아니면 친한 사람 한사람과 단둘의 출조
그리고 일년내내 낚시터를 다녀도 우리가 대 담구고있는
저수지에서 다른 이와 같이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두세번도 안될 철저히 격리된 낚시행태
그럴때에야 부러진 3번대 목에 박스테이프로 깊스를 해 쓰던
받침대에 반짝이는 쇠붙이가 달팽이 촉수처럼 튀어나온
넘을 쓰던 개의치 않았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오며 가며 내려다 보는 유료낚시터에서
목아지를 깊스한 낚시대를 펴 놓은 나는 "그 까이꺼" 할런지
모르지만
나와 동행한 형은 그래도 수파 노랭이를 두대 나란히
걸어 놓았는데
겉으로야 뭐라 안했겠지만
속으론"어,쪽팔려"했을수도 있겠다싶은 생각이 들어
지금은 속으로 고소를 한다
옷차림도 86년에 산 오리털 파커
그 당시엔 돈깨나 들였던 <런던포그>
이십년을 입어도 내가 실수로 태워먹거나 찢은 자리가 아니라면
아직도 버리기 아까운 파커로 지난해 겨울을 났지만....
사는 형편이 어쩔 수 없다면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 아주 조금 무리해서라도
보기 괜찮은 옷을 구하는 게 좋겠다싶어서
낚시 한주만 눈 딱 감고 안 나가면 옷이 한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옥션을 들락거리며
새로 장만한 의류랑 소품등에 투자된 금액이 제법이다
서로 부대끼며 사는 세상
"내 쪼대로 산다" 그리고 몰염치가 아니면
편하게 살려고 하는 내 생각이 조금은 흐트러진
낚시대를 보는 눈....
그러나 지금도
장비에 너무 몰입하면 낚시라는 본질이 뒤로 물러서고
그 수단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본말이 전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올해는 꼭 큰넘 한넘하고 벼르는 마음도
좋은 장비를 보면 저넘을 찜하는 마음도 모두 낚시라는 취미가
내 곁에 멋진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음으로 비롯함일터
취미를 즐기되
그 취미가 나를 얽는 족쇄가 되어서는 아니될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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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히 생각해보니 전 지금까지 제 낚시에 딱 필요한 장비만 사서 써온 것 같습니다.
떡밥낚시할 때 낚시가방 안에 딱 석 대의 낚시대만 넣어다니다가
오로못 잉어 얼굴 보기엔 좀 긴 대가 필요한 것 같아 36,40 추가했고,
좀 느긋한 낚시(대물낚시)가 하고 싶어 기존 장비에 짧은 대 몇 대 더 추가,
중경질대론 모처럼 걸린 월척급 붕어 제어가 쉽지 않아 좀 더 경질대로 교체했었고...
기타 장비도 아주 오래되어 못쓰게 될 정도로 파손되거나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교체하는 편입니다.
장만한지 6년은 되었을 것 같은 낚시의자도 찢어지면 직접 바느질해서 쓰고 있는 정도이니..ㅎㅎ
내년부터 새로운 패턴의 낚시를 하게 될 것 같은데 왠만하면 있는 장비 그대로 하려고 합니다만
혹시 또 모르죠 마음이 어떻게 바뀔런지...
지금 가진 낚시대 다 처분해서 가볍고 튼튼하고 손맛까지 좋은 낚시대로 바꿀 수 있다면
서너대라도 가져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방 구석구석에는 지금은 쓰지도 못할 낚시줄과 묶어놓은 채비며 봉돌 및 찌 등등 기타소품들이
득실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