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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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낚시대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고 익숙하여 낚싯대가 바른 표깃법인줄
알지만 낚시대라고 쓴다
사람들은 옳은 것을 두고도 지금 껏 익숙해온 것에서 벗어나길
싫어한다
습관일 수도
고집일 수도 있겠지만......
지난해만해도 무게 400g이 넘는 구닥다리 4.5칸까지 휘둘렀던 내가
이젠 무게 170g도 안되는 4.0대로는 최경량의 낚시대도 던지기가 귀찮다
나이 때문에.....
1년이란 세월을 더 보탠 나이라는 이름으로 하여
그런 마음이 오락 가락한다면 그 너무 서글픈 이야기 아닌가?
난 그런 마음이 드는 걸
"그리 긴대 아니라도 괴기만 잘 잡히는 걸"이라는 나 나름의
이유로 뭉게 버린다
그것이 한살 더 보탠 이유라는 서글픈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나이 든 꾼의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 낚시 다녔던 세월 6년여......
혼자 다니길 끔찍이 싫어하는 나지만 내주위에는
같이 다닐 벗이 없었다
내차 옆자리에 공으로 앉혀
어쩌다 낚시대가 모자르면 긴대,짧은대없이 달라는 데로 빌려주고
이름모를 물가 어디에 쭈그리고 앉아 하얀김 뿜어내며 들썩거리는
뚜껑을 때로는 누르고 때로는 벗기길 여러번 고슬 고슬한 밥 해먹이고
한기드는 한밤중에는 라면으로 추위를 몰아주고
따스한 커피로 어는 마음을 녹여주는 알뜰 살뜰한 정을 쏟아 부어도
사는 환경이 다르니 내가 가곺을 때 선듯 따라나설 친구가 없었던 것
쓸쓸히 혼자 차를 몰아 짧아야 한시간
길면 두시간여를 흔들리며 떠나는 지루한 시간을 도닥여 주는 것은
지금은 빛이 바래었지만 오디오와 씨름하였던 날
끔찍이도 좋아하였던 지금은 이젠 영면하여 이름석자와 그들이
남긴 노래들만 나처름 옛것을 잊지못해 즐겨 찾는 이들의 마음을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흘러간 노래
그 노래들만 젊은 날의 맑고 싱싱한 목소리로 신나게 노래할 뿐......
그렇게 찾는 곳이 수려한 산세
맑은 물
수초가 적당히 흩어져 있는 기천평 정도의 소류지
그도 인적이 아주 끊어진 적적한 곳은 호젓하고 뒷꼭지가 근질거려 싫다
누구에게나 체구보다 간덩이가 크다는 말을 듣지만
낚시는 호젓한 곳에서 하는 것이 싫다
즐기는 것인데
붕어 몇마리 잡는 것보다 물이 좋아서
물가를 찾은 마음이
낚시 자체를 즐기기보다
어둠속에 자리한 을씨년스런 주변환경이
주는 불편과 언제 스쳐 들었던 귀신 이야기가
스물 스물 피어나는 그런 장소에 대를 펴는 것이 싫어서
인적이 드물지만 그래도 혼자 하여도 편한 마음으로
찌를 쳐다보고 이름모를 산새의 소리를 공으로 듣고
어둔 허공을 날아 다니는 반딧불이의 파르스름한
불빛에도 정감을 느끼는 그런 곳을 찾다보니
옷차림도 낚시대도 멋지고 좋은 것을 탐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혼자 다닐 그땐 고기와 겨룰 수 있는 수단이 있단 그 자체만으로
좋았던 것 같았다
좋은 것을 둘러보고 부러워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네식구가 한달 기십만원으로 지냈던
깊은 어둠속에 던져졌던 그때에는 낚시라는 자체를 잊었던 세월이
잊지 않은가
많던 취미 다 환경의 볼모가 되어 스스로 체념하고
그래도 단 하나 내 곁에 남아 지루한 일상의 유일한 도피처
떠날때의 저릿한 마음 대 펴고 의자에 편히 기대어 빼어 문
담배에서 흩어지는 흰연기에 시름을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취미로
남은 낚시어든
좋은 낚시대가 무슨 호사란 말인가?
십여년 모았던 낚시 장비를 몽땅 잊어먹었든
그날 나는 내 삶의 허리를 자르는 듯한 아픔과
아꼈던 것들에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그냥
이별한 서운함
그것들을 다시 장만하기에 너무 벅찬
당혹스런 현실앞에 망연자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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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해야할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에리네요..
다시한번 아끼는 것들에게 관심한번 가져줘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