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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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은지 2십수년을 넘겼지만
초짜시절 평택 궁안지라는 곳을 열차타고 버스타고 택시를
갈아타는 고행의 길
낚시대 달랑 한대 신문지에 말아 들고가 40언저리 향어 한마리를
올린것을 처음으로 3군사령부 근무할 즈음 용인근방 유료낚시터에
두어번인가 가서 역시 향어 한마리를 올린것을 끝으로
내 낚시라는 추억에서 유료터에 대한 기억이나 향수는 더듬어 찾을 수 없는
잊혀진 낚시행태의 하나가 유료터 낚시다
6년여전부터 함께 낚시다닌 형
만난 첫해부터 조과가 신통찮으면
"우리 유료터 낚시 한번 갑시다"
"유료터 그 뭔재미로"
그게 끝이었다
그 형은 시즌이 끝나고 지루함을 못 참으면
경기도 양평의 처형댁으로 가 길게는
한달을 넘게 하우스낚시 그리고 유료터를 찾아 낚시를
즐기곤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유료터는 내낚시라는 취미의
조그마한 짬도 비집고 들어오지 못한 천대받는 낚시였고
유료터하면
"그 웅딩이 같은데 여러 사람 다닥 다닥 붙어서
그 무신 재미로......"라고 백안시 했던게
유료터를 보는 내 시각.......
그런데
지난해 6월 용암신지에서 처음 대담그고 찌 세워서
얻은 세마리의 월척 그도 그 자태가 어쩌다 한번씩
들여다 본 모든이들의 찬사
"야,그넘 잘생깃다"라는 말을 들었던 붕어에 혹해
몇번인가 찾아서 2박3일을 감기는 눈까풀을 억지로 밀어 올리며
악전고투를 했지만 낮에 자동빵 턱거리 한마리로 끝낸
허무함 끝에
형이 뱉은 한마디
"허사장,우리 유료터 한번 가 손맛 좀 봅시다"
"좌대비는 내가 쏩니다"
심드렁하게"그럴까요"
그렇게 시작된게 유료터 낚시의 시작
유료낚시터래야
일년반 가까이 출조횟수 50회에 일수로 따지면
거의 130-40일의 짧지않은 날중
다른 유료터를 찾은 날 딱 3일
나머지는 왕복300여키로미터 띄밭낚시터를 줄기차게
찾아들었으니 유료터 백서라고 해야
실제로 띄밭낚시터 백서라해야 마땅할것이다
처음 찾는 유료터
자연지의 내채비는 실제 부력의 1.5배정도의 큼지막한
봉돌을 매달아 던지면 멋진 입수과정은 생략되고
그냥 퐁당 목아지만 내 놓고 갈아앉아 버린다
거기다 부력은 새끼 손가락 하나 정도의 납을 달정도의
고부력 어떤때는 퐁당하는 소리가 주위의 붕어를
쫒아버릴 정도.....
그러니 유료터의 그 예민하고 어쩌면간사할 정도의
입질을 감지하고 챔질을 하려면 우선 찌 맞춤이 우선일터이고
수심이 2칸대도 3미터 가까울 정도의 깊은 수심을 유지하고
3칸이 넘어서면 거의 4미터를 육박하는 띄밭에서
낚시를 하면서 그 흔히하는 채비 유동찌채비를 하지않고
그냥 찌가 3-4미터높이 대롱 대롱 매달려 밤이면
찌 채비 한번 갈려고 낚시대를 잡으려면 캐미라이트 불빛이
몇번을 내 눈앞에서 건들거려야 미끼를 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해거름이 가까워 도착한 띄밭낚시터
그 수면적이나 경관 시설은 아담하고 깨끗하였으며
군데 군데 자리한 사람들도 그렇게 북적대지 않고 적당히
앉아있어서 우선 운치나 분위기는 만점이었다
두대 이상펴면 촌놈 소리듣고 까탉스러운 녀석들 입질 파악도
어려우니 시셋말로 비슷한 길이의 낚시대를 나란히 펴는
쌍포
던지면 풍덩소리나는 부력부터 예민한 0부력가깝게 맞춰야 한다면서
짧은대에 입질이 잦다는 안내를 받은 터여서 2.0대와 2.5대 두대
부력을 형이 맞춰서 글루텐과 세가지 색깔나는 어분을 섞어서
미끼를 준비하고
"허사장,잉어나 향어는 붕어처럼 시원하게 주~우욱 올리는 입질은
절대 하지 않으니 꼬무락 꼬무락 하다가 쏘옥들어가면 무조건 채소"라는
말을 신주처럼 받들어 첫 투척을 하고
유료터 조과는 밑밥이 결정적이라는 말을 들은 터여서
밤톨만하게 달아서 일고 여덟번을 헛챔질을 하고
또 다시 밑밥을 달려고 2.0대를 들어 내는데 첫 미끼를 투척하고 지난
시간이 겨우 20여분 2.5대의 찌가 슬며시 사선을 그으며 사라진다
아무리 유료터 초짜지만 그런 입질을 놓치는 무지랭이 조사는 아니지 않은가?
채는 순간 잉어다라는 직감
"형님,걸었어요"
"축하하요"
잠시 싱갱이 끝에 모습을 들어낸 녀석은 37-8정도의 발갱이
유료터 도사라는 형보다 생초짜인 내가 먼저 입질을 받고
터뜨리지도 않고 첫 조과를 올린것이다
그리고 반식경이 흘렀나
다시 2.5대의 찌가 몇번을 꼬물거리더니 살짝 갈아앉는다
"그래,이때다"라는 직감으로
홱 낚아채는데 2.5대는 보론대로 연질대다
한다름에 왼쪽으로2-3미터를 째고 달아난다
"어~어"하는 순간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3-4미터를 틀어대는데
바로 옆자리 형의 낚시대를 감기 직전
"어,이양반이 남의 어장 버릴라 그러나"하며
대 하나를 걷어준다
이녀석은 제법 앙탈을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안동댐,충주댐등지에서 50을 훨씬 넘는 잉어 향어를
걸어 냈지만 이렇게 야생마처럼 나대는 녀석은 나는 만나지를 못한터다
옆자리 형도 사납게 치고 닫는 녀석을 보고
"절마는 성주 깡패잉어인가보다" 라고 녀석의 파워에 감탄을 한다
한참을 싱갱이하다 뜰채에 담긴 녀석은 40cm전후
"에게,저런 녀석이 그렇게 난리를 쳐"
연타석으로 두마리를 당겨내고
다시 미끼를 달아 투척하는 나를 보고
"초짜 대접하는 모양인데,띄밭낚시터 잉어들 그래도 매너 하난 좋은데"
라고 너스레를 떤다
조금후
옆자리에서 뭣이 "덜커덕,풍덩"소리가
나고 "아이쿠,이기 뭐꼬"
놀라서 보니 형의 낚시대 하나가 저수지 중앙으로 쏜살같이 달아나고 있다
"아니,유료터 20수년을 다녔지만 뒤꽂이 빼 도망가는 황당한 꼴은
한번도 당하지 않았는데,야! 이 낚시터 고기들 힘하난 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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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궁금하군요
요즘 월척이 신춘문예당선글 전시장이 된 느낌입니다
어찌나 달필 이신지..정말 책으로 엮어도 아깝지 않은 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