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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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녀석의 억세게 재수없던 날..
20 년 전 쯤의 이야기입니다.
친구와 저는 밤새 잡어 등쌀에 한번의 향어입질도 받지 못하고 몰황으로 철수하던 아침였습니다.
좁은 골자리 입구의 양쪽 곶부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낚시하던 노조사님이 한 분 계셨지요.
많은 연세에도 지난밤 홀로 자리하며 밤을 새셨던 분이셨습니다.
이것 저것 등짐 지고 다음을 기약하며 철수하던 저희 눈에~
펴놓은 칸반.두칸대~.. 5 대
붙어대던 대피리 입질에 정신없는 챔질을 하시는 그분의 모습이 보였답니다.
왼쪽의 칸 반대에 입질이 오면 챔질을 하고~
그사이 다른대에 입질이 오면 또 챔질을 하시는..
그야말로~
대피리 공습에 대를 두대씩 들어 채가며 진땀을 흘리고 계시더군요..
저희 둘이는 연세도 있으신 분이~
다음을 기약하고 철수하시지 ...하는 마음으로 가파른 경사면을 올라섰지요..
그런데~
한손으로 챔질을 하시더니..
또 한손으로 챔질을 하는 모습이 계속 되던 와중에~
먼저 들고 있던 낚시대가 꼬구라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도 잡어 입질로만 생각하시고 들고 있던 대를 보고있지도 않았던 터라~
급작스럽게 꼬구라지는 대를 부여잡으시려고~
다른손에 대를 옆으로 집어던지시더군요..
엄청난 파워로 초리를 물속으로 끌어들이던 녀석을~
연로하신 노조사님이 감당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답니다.
자리가 가파른데다..휘청 휘청 대를 꼬구라뜨리는 품세가~
얼핏보아도 80이상급의 대물로 보였답니다.
다른사람일에 나서서 도와주기 좋아하던 저는~
얼른 꾸렸던 가방에서 커다란 뜰망을 꺼내어 그분 옆으로 다가 갔지요..
제가 대를 잡아드릴까요??
//아녀~ 내가 하께..//
예~ 천천히 하십시요..
제가 뜰망 대드리겠습니다..
녀석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고~
옆에 있는 저도 느낄만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좌로 우로..호심으로 용트림을 쓰더군요..
5분쯤 지나고..
드디어 녀석이 물위로 떠오르며 누런빛의 몸체를 드러내더군요..
수면 가까이 떠오르던 녀석은 또다시 깊은 물로 사라지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떠오른 녀석은 옆으로 드러누워 랜딩 되었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작은 녀석이더군요..
누런빛 가득한 70급의 향어였던 녀석은~
교통사고 피해자였던 것 입니다.
대피리 입질에 정신없는 챔질을 거듭하던 노조사님의 자리앞을 지나다~
15호 향어바늘에 옆구리에 바늘이 박힌...
지독하게 운이 없던 녀석였던 것입니다.
붕어나 잉어와는 다르게~
향어의 몸체는 가죽이 대부분이며 엄청나게 질깁니다.
잘 찢어지지도 않지요...
녀석이 놀라울 정도의 퍄워를 보여줬던 이유도...
교통사고로 옆구리에 바늘이 박혀~
주둥이에 박힌 것보다 갑절의 힘을 썼던 것입니다.
당시 스물 둘 ..
아는 것은 낚시춘추가 가르쳐준 단편지식 뿐..
낚시에 대한 열정만으로 온밤을 지새던 올꽝조사..
제 눈에는 참으로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8-11-08 17:50:31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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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도 대형 사고 네요. 그덩치의 향어가 자동빵이라니,
진짜 억세게 재수 없는 놈이네요.
낚시인들 자칫 잘못하다가는 물에 빠질수 있습니다.
저도 몇년전 잠시 엉뚱한 생각하다 입질받아서, 낚시대 두대 뿌러터리고,
물속으로 퐁당 했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억세게 운없는 향어, 그런향어가 언제쯤 제게 올려는지.....
안출하시고, 월 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