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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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노조사님들이 주축인 대흥낚시회가 있었지요..
자주 드나들던 저를 보시고~
회장이자 점주셨던 어른께서 ..
//이번에 충주댐에 가는데 자네도 같이가세..//
하시더군요..
어른들이 워낙 많은데다..
보트를 타신다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낚시회의 대회출조에 동참하게 되었답니다.
세시간을 돌고 돌아 도착한 충주호는..
앞서 내린 폭우로 인해 수위가 꽤나 올라간~
이른바 오름수위 찬스 시기였답니다.
회장님께서 빌려주신 보트에 힘들게 공기를 주입하고~
한번도 타 본적 없는 보트를 힘들게 저어가며..
여기저기 채비를 내려보았지요.
초보에게는 보트를 고정하는 것도 힘들고..
원래 육초밭이었던 출조지에서 맨바닥을 찾아 채비를 내리는 것이 너무도 힘들더군요..
여기에 내려보면 7미터.
저기에 내려보면 3미터..
서툰 노 젓느라 팔은 아프고..힘은 들고 ~
바닥을 모르니..여기저기 뱅글뱅글..
해는 지고 어두어지는데~
고정쇠를 박을 만한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아무데나 보트를 고정했답니다.
너른 수면.. 충주호의 밤은 깊어갑니다.
답답한 초보의 귀에~
철벅철벅..물보라 소리가 들립니다.
뜸하면 한번씩 들리는 물보라 소리는
입질 한번 받지 못하던 초보를 꽤나 궁금하게 만들었답니다.
노젓기도 서투니 어두운 밤에 가까히가서 물어보지도 못하고~
큰소리로 물어보자니 ..그도 안 될듯 싶고..
워낙에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이라 어렵기도하고~
답답하기만 했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물소리는 여기저기 들리는데..
대물을 걸어내면 들릴 법한 환호성이나 이야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겁니다.
해가 떴습니다.
바보같은 초보에게도 해는 뜨더군요..
저 멀리~
이름모를 조사님이 덩치 한 수를 걸어내는 모습이 보입니다.
밤새 노젓고 자리찾는라 지쳐버린 저는~
간간히 붕어를 걸어내는 조사님들을 뒤로 하고 노를 저어 물가로 나왔습니다.
보트가 처음이라 빌린 보트를 접고 닦아내고 하는 일이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분들의 철수길에 지장이 될까 하여~
미리 짐정리를 하려 했던 것이죠.
얼마지나지 않아 물가에 나오신 대흥회 조사님도..
별 조과가 없으셨는지 아무 말이 없으시더군요..
저는 낚시회의 막내였던지라 이것저것 대형버스 짐칸에 짐을 실어드리고...
한분 한분 모두들 물가로 나오셨지요.
그런데~
낚시회 조사님들 얼굴에 웃음이 없습니다..
((다들 별 조과가 없으셨는 모양이구나.. 다른 회의 조사님들은 한 수씩 하시는 것 같던데..))
몰황을 했던 초보는~
혼자 몰황이 아닌 것에 조금의 위안을 했답니다..
철수길~
굽이굽이 충주호변 길을 따라 철수하는 길였습니다.
회장님께서 버스 앞자리에 서시네요..
//이제부터 계측이 있겠습니다. //
저는 속으로~
보아하니 경품으로 내걸린 TV며 금붙이등을 7치 8치..
도토리 키재기로 정하게 되겠구나..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더군요..
한 분씩 아이스박스에서 붕어들을 꺼내시는데~
나오는 녀석들 마다 빨래판 입니다.
처음 나온 녀석이 39..
잘 아시겠지만~
충주호 덩치 녀석들은 정말 잘 생겼습니다.
흠 잡을데 하나 없는 매끈한 몸매에~
엄청난 체고..
빨랫판이란 말이 어울리는 당당한 녀석들이지요..
그야말로 아름다운 녀석들이지요..
((별말씀들도 없으시더니...거참.)).
두번째로~
버스 전면 상단에 붙어있던 계측자에 몸을 맡긴 덩치는 42.5..
세번째는 41...
네번째...다섯번째... 모두 다 빨랫판 4짜들입니다.
충격에 빠진 초보를 ~
마지막으로..
회장님께서 카운터 펀치를 날려 쓰러지게 하시더군요.
//자~다들 계측했지요..
그럼 내꺼 한번 대봅시다..//
//45... 내가 일등이네요..
어디 더 꺼낼 녀석있으면 꺼내시고.. 이것으로 계측을 마칩니다. 이의 없으시지요..??.//
예~..
터지는 함박 웃음들...
빨랫판 조과에~
행복하고 유쾌한 웃음 소리가 버스안에 가득하더군요..
초보조사인 저와 두어 분만 빼고...
다른 모든 분들은~
4짜나 월 후반대의 덩치들을 두 세수씩 걸어내셨던 겁니다.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말문 막히게 하는 계측풍경에..
초보는 마포까지 아무말 없이 창밖만 보고 돌아 왔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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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장비병 도질라... ㅋㅋ
근디, 궁금한게 ... 보트타면 밤새껏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할낀데
생리현상은 어떻게 해결하고 먹거리는 어떻게...??
예지인님, 자~알 보구 갑니데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