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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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이라는 사이트에 접속해 그날그날 올라온 글들을 읽는게 내 일과가 되어버렷으니 낚시를 하지않는 누가 내게 정신나갓다고 해도 할말이 없을 듯 싶다.
낚시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형수때문에(형이 낚시로인해 일주일에 2~4일씩 외박을 하니 그럴만도 하다) 덩달아 우리 집사람도 좋게 보지 않는다. 내가 대놓고 낚시를 갈 수 있는 시기는 낯 낚시로 아이들을 데려간다던지 모두 같이 있는 자리에서 형수에게 허락을 받는 것이 아니면 구신 씬나락 까먹는 소리한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오늘도 마눌님에게 뻥을 첫다. 엔지니어링 회사에 다니다 보니 현장이 타지에 많은 관계로 오늘은 출장으로 집에 갈 수 없다 말해 놓앗다. 물론 내 낚시 파트너는 우리 형 A와 형과 같이 일하는 B이며 주로 찾는곳은 초평 저수지와
우리끼리만 통하는 산넘고 물건너 포인트(난 '산넘고 물건너 포인트'는 한번도 가보지 못햇다.), 문광저수지 정도가 될것 같다. 이번엔 '산넘고물건너 포인트'에 함 가보려 하였으나 B가 초평을 고집스럽게 내세워 초평을 가게 되었다는
형의 말을 듣고 6시 땡 치기 무섭게 초평으로 향하였고 형도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것(형도 출장이란다 ㅋ)을 안타까워 해야만 했다.
7시 도착하여 가장 먼저 확인하는건 삐꾸다. 작은 잉어 한마리와 8치급 붕어한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낮 낚시에 둘이서 두마리정도 잡앗으니 평소보다는 많이 잡앗다 치겟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대를 펴고 케미를 꼽고
김치찌개(요기 음식은 정말 맞이 없다. 기냥 허기지니까 먹는거지 울 마눌님이 이런 음식 햇으믄 상을 엎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알아서 상상하시기 바란다.ㅋㅋㅋ)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약 8시부터 형과 B의 대에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형과 B는 8~9치급 되는 붕어를 연신 올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간간히 올렷고 나는 그들이 올리는 붕어를 보며 침만 질질 흘리는 그지같아 보엿다.
12시쯤 해서 내게도 어신이 왓고 8치급 붕어 한수를 하며 '이제 내게도 시작이구나!'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인지 자만인지 잘 모를 기대엿다. 형과 B는 '신세 조지기' 내기(잡은 붕어 중 2마리를 선정하여 사이즈를 합산)를 하여 진사람이 재정적으로 엄청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 서로 이기기 위해 눈에 불을켜고 있다. 간혼 누군가 말을 시켜 상대방이 찌올림을 보지 못하는 경우라도 생기면 잡아먹을듯한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 내 낚시대에 그님은 언제 오실랑가? 내가 그래도 좀 적게 잡긴 해도(낚시대 자체를 2~3대만 펴기때문) 항상 잡는 붕어중에 제일 큰녀석은 내 차지였는데 오늘은 영 기미가 보이질 않게 되고 급기야 초평으로 가자고 한 B라는 녀석이 조낸 미워지기 시작한다. 내가 그동안 말을 않해서 글치 정말 낚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녀석이다. 나보다 한살 많은지 동갑인지 그런데 이 녀석이 한번 움직이믄 답이 안나온다. 살살 움직이는거 같은데 좌대가 들썩들썩 하는걸 보면 참 가관이다. 몸이 좀 무겁기야 하지만 넘 한다 싶어 오늘은 그 녀석이 걷는 뽐새를 관찰해 본다. 다들 잔디를 밟을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잔디를 밟을때 발을 얹어놓고 무릎에 힘을주어 꾹 밟는데, 이녀석 걸음걸이가 딱 그 모냥세다.
어느새 새벽 4시가 되었고 살림망을 올려보니 둘이 잡은 8~9치급 붕어가 15수 이상은 되는것 같다. 4대를 폇는데 찌올림은 12시에 잡은 붕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ㅠㅠ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옆에 사람은 연신 걸어올리고....
그 뭣같은 기분을 조사님들은 잘 아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5시쯤 되었을까.? 이젠 형과 B가 슬슬 약을 올린다. 형과 B가 낚시를 댕기믄서 월척이라고는 잡아보질 못햇는데 나는 척척 잡아내니 그도 그럴만 하겠지...... 얼마전 대물 빠가사리(약 40은 족히 넘어보이던 녀석)를 잡았던 문광저수지에서도 나만 9치급 붕어 1수와 8치급 붕어 3수를 했고 나머지는 3명은 붕어 구경도 못하고 빠가사리만 잡앗으니 더 심사가 꼬인 상태엿을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왜 나를 약올리냐고... ㅠㅠ 난 큰놈 잡은 죄밖에 없는데 왜 자꾸 속을 박박 긁어놓는데? ㅠㅠ
난 5시쯤되서 그냥 자버렷다. 아침에 8시쯤 일어나서 살림망 확인하니 배알꼴린다. 젠장 내가 자는사이 정말 많이도 잡았더라... 컵라면을 하나씩 먹고 철수를 하며 형과 B는 내게 낚시 강의를 한다. 낚시 기술이 어쩌구 저쩌구.... 미끼는 어떨때는 어떤걸 쓰고 어떤때는 이런걸 써야한다는 둥 귀에는 들어오는데 머리속엔 남지 않는 강의....
다음주에 또 오자는 형의 말에 "내가 낚시를 하믄 성을간다"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차를 끌고 먼저 와버렷다....
오늘은 왜 이리 신경이 날카로운지 여자들 매직맨치로 까탈스럽게 변해 있는 자신과 백 미러를 통해 들어오는 퀭한 내 두 눈 그리고 눈 주위를 뒤덮은 다크써클과 거친 수염은 어디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사악하고 강력한 흑마법사와 흡사한 내 얼굴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아무래도 난 성을 갈아야겠다. 9월 12일 친구녀석들과의 계모임 장소가 초평저수지 어느 좌대란다. ㅋ~~~
그래도 이번 주말엔 마눌님에게 보고하기 수월해서 기분은 좋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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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건(마눌님의 결재) 속에서도 형과 낚수놀이가 정겨워 보입니다
너무 쉽게 낚시 다녀도 별 흥미 없습니다
저는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갔다오께" 이게 다입니다
오히려 마눌 눈치도 좀 보고 낚시 가기위해 아양도 좀 떨어주는
다른 회원님 모습이 오히려 정겨워 보입니다
아마 거짓말 하고 낚시가도 부인은 낚시 갔다 온줄 알겁니다
모른척 속아 주는 거지요
항상 즐거운 낚시가 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