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곳엔 다정스런 옥포랜드가 있었다.

잔잔한 수면과 가끔씩 일어나는 물결들, 바람이 상큼하거나 가끔은 매섭기도 하다.
그래도 고즈녁하게 서 있는 찌를 보노라면 마음만큼은 평온해진다.

최근엔 한파가 제법 심하였다.
얼음이 수면은 덮어버리는 날들이 많아졌다.
더불어 조황은......
그래도 부지런을 떨면, 반가운 녀석들이 간간이 얼굴을 비춰준다. 고마운 일이다.

조황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겨울낚시야 기다리기도하고 또 마음을 가다듬기도 하고, 뭐 도를 닦는 거니까.

수달사장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추운 겨울날, 혹 철없이(나처럼) 올라오는 낚시꾼을 위하여 이른 아침부터 수차를 돌린다.
물에 공기를 공급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 한명의 미지의 낚시꾼을 위하여 수면에 앉아있는 얼음장을 깨는 것이다.
누군지 모를 그를 위하여 묵묵히 그 차가운 물방울을 맞아가며,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얼음장을 깨는 것이다.
묵묵히 뒤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후끈해졌다.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가슴 가득히 먹먹해지는 고마움에 숙연해지고 말았다.

내가 옥포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하다. 진정 낚시를 사랑하고, 낚시꾼을 이해해주는 우리 수달사장님......
부디 내년에는 이 멋진 사나이가 제발 돈도 많이 벌었으면 싶다.
그래야 아름다운 옥포랜드 낚시터를 더 오랫동안 아름답게 만날 수 있을 것이기에......

수달사장님, 늘 한결같은 그 정성 덕분에 저는 오늘도 반가운 녀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흐흐흐.

- 어느 미련곰탱이, 바보머저리 같은 낚시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