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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품에 대한 허접한 생각...(목줄 결속기에 대한 감회)
단골 낚시터(유료터, 기력이 없어 자연지에서의 낚시를 떠나기엔 힘이 듭니다.)를 향하는 길이 오늘따라 조금은 힘이 듭니다.
그래도 억지로 반가운 낚시터에 도착을 하여서는 안도의 한숨을 한차례 쉰 뒤, 이것저것 챙겨서 오늘 생각한 낚시자리로 향합니다.
날씨가 춥다하니, 비록 바닥에 경사면은 있지만, 햇살을 받을 수 있는 곳에 터를 잡습니다.
그나마 경사가 완만하니 11척 낚싯대를 먼저 꺼내 들어 봅니다.(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제가 쓸 수 있는 거의 제일 장척 입니다.)
천천히 찌맞춤, 수심측정, 집어...... 약 십여분이 지나니 찌에 반응은 있습니다만, 시원스레 먹어주지 읺습니다.
여분줄(슬로프라고 말들 하지요)을 더 주어 볼까? 역시 정확한 답은 아닌가 봅니다.
그래 찌를 바꾸어 보자, 아무래도 PC 무크 보다는 조금 더 가녀린 톱이 좋을 거야. 반응이 조금 더 좋아 집니다.
그래도 느린 운동신경과, 흐릿한 눈에는 입질 파악에 따른 챔질이 늦을 수 밖에 없습니다.
별 수 없습니다. 목줄 길이를 조금 늘이고, 바늘을 좀 더 가볍게 쓰며, 떡밥도 약간은 신경을 더 써서 작게 달아주는 수 밖에...
드디어 원하던 찌놀림이 나옵니다. 슬렁슬렁, 간들간들...... 폭~~
무딘 내 팔뚝에 힘이 들어가며, 한박자 늦은 챔질을 하였건만, 참한 붕어(한 여덟치 되는가 봅니다.) 한마리가 윗입술 열두시에 아랫바늘을
물고 올라와 줍니다.
이런 맛에 낚시를 하는가 봅니다. 비슷한 입질, 조금씩 커지는 씨알을 더 만끽하다가, 열댓마리를 건지고 나니 불량스런 건강, 몸 상태가 나를 힘들게 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채비를 접기로 합니다. 참 많이 착해졌습니다. 불과 몇달 전 까지만 하여도 마릿수 조과를 올리지 않으면 자리를 털지 않았는데...
겨우겨우 채비를 접고, 장비를 정리하여 차에 싣고, 귀가를 하여, 이것저것 낚시를 위한 물건들을 살펴 봅니다.
그간 붕어 잉어들과 최일선에서 만나는 내 바늘을 목줄에 튼튼하게 결속하여 주던 목줄 결속기... 최근에 비실비실한 모습을 보이기에 에너지(배터리)가 다 되었나 싶어 새 건전지를 구하여 갈아 보았으나, 여전히 비실비실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아하, 예전에 쓰던 1호 결속기와 같은 증상이구나.'
험악하게 다루다 보니 결속기 내부에 먼지가 내려앉고, 기어 부분에 저항이 생겼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분해 하여 청소를 해 주자는 기특한 생각을 해 봅니다.
작은 나사못들을 풀고, 깨끗한 종이 위에 부품들을 가지런히 정리 하고, 면봉, 깨끗한 물, 휴지, 오일, 등등을 준비한 뒤
침침한 눈에 힘을 주고 차근차근 세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천천히 조립하였더니,
참 착하게도 나의 결속기는 소음도 줄어들고, 물론 회전하는 속도도 조금은 좋아졌습니다.
무릇 인간이던 물건이던 애정을 주어야 하나 봅니다.
잠시간의 정성으로 어루만져 준 결속기의 회복이 고마왔습니다.
하여 멀리 팽개쳐 두었던 예전에 사용하던 결속기 1호도 다시 꺼내들어 차분히 분해, 청소, 기름칠을 해 주었습니다.
비록 늙어서 닳아버린 톱니의 유격만큼의 소음은 있습니다만, 그나마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듯, 아직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듯,
제법 힘차게 돌아가 줍니다.
오늘 관리를 해 준 결속기 2호, 1호...
두 놈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군요.
게으르고 약해빠진 주인 보다는 더욱 씩씩한 두 녀석이 못내 든든 합니다.
내일 혹은 모레, 기력을 차리면, 붕어 잉어 만나러 물가로 나갈 터인데,
앞으로는 제가 쓰는 조구 하나하나를 정성껏 돌보아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늘 즐거운 낚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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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고 보니 기계나 사람이나 기능이 정상이 아니더군요..
운동하라는 마누라의 잔소리, 담배끊으라는 잔소리 뒤로하고
가방메고 나갈때만 기분 좋습니다.
추워지기 시작한 계절,
우리 몸도 체크해야할 시기입니다.
늘 건강한 낚시생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