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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물가에 반들반들한 돌들이 있어 주워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날 부터인가 수석에 취미가 생겼습니다.
낚시 다니느라 탐석은 가지 못하고 인터넷 카페를 몇년간 눈팅하다보니
돌만 봐도 어디 석이고, 감상 포인트가 무엇이고, 좋은 석인지 아닌지
구분할 정도의 안목이 생겼습니다.
하나둘 인터넷에서 사 모은 것들이 벽 진열장을 채워 갈때,
어느날 출조한 저수지 옆 예쁜 전원주택 마당에 수석이 즐비합니다.
출조길에 몇번 눈을 마주친 사이라 집주인 할머니 허락을 받아
수석들을 보는데, 수석하나가 눈에 쏙 들어 오는 겁니다.
흙과 먼지에 번벅이 되어 있지만 제 눈을 피해갈수는 없습니다.
몇번을 보고 또 봐도 너무 마음에 끌려 이리 살펴보고 저리 살펴보고......,
내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가 그렇게 마음에 드느냐고 가져 가랍니다.
'헉' 가져 가라는데 차마 염치가 없어 가지고 나올수가 없습니다.
할머니 좋은 돌인데 그냥 주시면 어떡해요?
아들이 건설회사 하는데 돌을 많이 가져 온답니다.
그럼 돈을 드리고 사겠다고 지갑을 여는데 육만원 밖에 없습니다.
그거 드리면서, 근데 아드님이 이거 팔았다고 뭐라고 하면 어쩌실까 걱정이 된다고 했더니
아들이 자기 못해본다고 가지고 가랍니다.
꽤 무게가 나가는 돌을 무거운 줄도 모르고 들고 나왔습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돌을 얻은 마음에 너무 기뻐서.......
그런데 그게 행운이었는지, 불운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빼어난 형의 돌을 취하게 되자.
더이상 다른 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한때 새로 탐석된 돌 사진을 매일 들여다 보던 카페에 안 들어간지 오래되었습니다.
수석에 대한 열정도 완전히 시들해 져버렸습니다.
낚시도 이와 같아서 오짜, 육자 잡으면 이런 느낌일까요?
제가 오짜, 육짜 못잡는 것은 못잡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않잡는 것이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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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얻어서 때빼고 광내고 찍었던 사진. 대작의 산수경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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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봐도 검정비닐루 구겨놓은것같은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