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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의 행복

토리어멈 IP : 3cfa456f8a205fd 날짜 : 2013-06-27 02:43 조회 : 1628 본문+댓글추천 : 0

마성리 쪽 마가지를 좋아하는 남편과 남편의 친구분.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나는 그곳을 어느새 좋아하게 되었다.

며칠전 여느때와 같이 남편과 남편절친 김조사님과 함께 낚시하는 마가지에
동반해 있는데 그날따라 낚시가 너무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여흥이란 생각이 나를 잔잔히 격양시켰다.

초저녁부터 물빛에 투명하게 수채화처럼 그려진 만수위로
나의 행복감도 출렁이고 있었다.

길고 휠렁이는 소리를 내며 반짝이는 케미를 물위로 던져 띄우는게
제법 운치 있어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한번 해본다면 어떨까 문득 용기가 났다.
수면 위에 닿을 때 느낌은 어떨까...
하지만 여전히 미끼를 끼우는 일에 자신은 없다.

전부터 저수지에서의 하룻밤은 이제 힐링이 된지 오래였다.
늘 건조한 눈때문에 시달리고 약한 체질인 나는
자연과 동화되는 이 취미에 이제는 제법
합류하게 된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 남편을 만날때부터 온갖 추억에 급 웃음이 나온다.
임신중에 배부르고 울고 있는 나를 두고
주섬주섬 현관문을 도망치듯 나서며 인사를 건네던 일부터...
모든게 아련하다...

나도 언젠가 낚시를 배울수 있게 될까?
지금처럼 이렇게 남편을 즐겁게 따라 나서게 된 것만으로도
과거를 돌이켜 보면 장족의 발전이지만 말이다...

간간히 보이는 반디가 신비롭고도 문득 섬찟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정답고도 아름다운 몽환감에
마치 특별한 혜택을 누리듯 달콤했다.

새들의 소리는 캠핑의 묘미와 혜택중 단연 최고...

찌를 수면 위로 내리고 있으면 자연과 혼연일체가 된 듯한 느낌이겠구나...
물속에 생명체가 그것을 물고 만나게 되면 인연인듯 반갑기도 하겠구나...

갑자기 작은 저수지에 치열한 삶속에 소박한 휴식을 하러
오신 조사님들이 달리 보였다....
비밀스런 행복을 조용히 공유하는 친구같은 느낌....

남편의 깊은 내면의 힘이 어쩌면 이 '취미'라는 이름만으론 수식이 부족한
낚시의 힘일까.....???



----마가지 어느 여름 사진~
freebd_0241249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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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매화골붕어 13-06-27 06:14 IP : 288724ca56bde33
토리어멈님ᆢ신랑께 낚이신거 같아요ᆢㅋ

저도 연애시절부터 모든 여행코스에 제가 좋아하는 낚시를 일부러 꼭 끼워넣어 집사람을 낚시를 좋아하게 만들엇죠ᆢ

왜냐구요ᆢ

토리어멈님처럼 같이 낚시를 즐기고 싶고 낚시간다면 혼내키지 말라구요ᆢㅎㅎ

그때 경치좋은 전국 낚시터좌대랑 팬션 댕기며 들인 경비 생각함ᆢ

소가 몆마릴지유~ㅠ##

우리가 꿈꾸는 부부가 함께 떠나는 낚시여행을 이리곱게 이야기해 주시니 감사하고 멋진 토리아빠님과 늘 행복하시옵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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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산골붕어 13-06-27 06:47 IP : 1368db4a1fcdd2c
회색빛 뿌연하늘 삼층 병원창가에 비친 아침
어머니는 아이처럼 말씀 하셨습니다 아 ! 잘잤다

몇개월만에 맑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대 피우고 오겠노라고 말씀드리고 양치질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어나 옆자리 노모님이 잔기침을. 하십니다 어머님은 곤한잠에 다시 빠지시고........

월척 자게판에 들어왔더니 님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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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산골붕어 13-06-27 06:59 IP : 1368db4a1fcdd2c
토리어멈님의 글에 가슴이 뭉클 합니다
삼십년전 집사람을 만나 지금까지도 낙시라는 취미를 같이 하며 이해해줬고
놀러갈까 하면 어디로 갈지 몰라 저수지 이름만 떠올리며 빙긋 웃고 하지요

토리어멈님 주옥 같은글에 어머니 병상옆에서 왠지모를 행복감을 느낌니다
폰이라 글이 짤리고 해서 정리가 힘드네요 .두분 여유로운 취미생활이 계속되어
행복한가정. 즐거운 휴식이 항상 함께 하시길 바래봅니다

덕분에 아침부터 미소 머금고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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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6-27 08:38 IP : 15b869628fc66b4
좋은 글이 아침을 즐겁게 합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20대 중반.

애인이 저를 오토바이에 태워 물가에 데리고 갔습니다.

또 퇴근 무렵이면 데릴러 오고요.

그때의 그 애인이 지금의 제 마눌이랍니다.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할 수 있었던것도 "낚시" 때문이였습니다.


지금은 탁탁 끊어치는 고수가 되 버린 마눌에게

이 글을 한번 보여 주려 합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물가에서의 옛 추억을 되새겨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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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으는밤나무 13-06-27 09:12 IP : e193f94d5547805
음 저도 한때는 이랬는데
호랭이가 호랭이 되기전 표범정도 였을 때에요
일찍 원호지서 독사가 덤비길레 머리통을 날린거는 아직도 회자 됩니다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옛날 생각이납니다
애들 키우고 나면 같이 갈거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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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13-06-27 10:17 IP : be0a1c2e9c3be95
우와 ~

짝짝짝!!

우선 박수부터 드립니다 !

낚시인의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하신것 같아 흐뭇합니다 ^^;;

이런글은 카피하고 복사해서 대한민국 모든 아내에게 보여드려야합니다 ㅋㅋ

매사남협화 회원 여러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ㅎ

토리어머님, 좋은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쭈욱~~ 알콩달콩한 이야기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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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사 13-06-27 11:03 IP : f846608cfec30b0
잘 봤어요 ^^

행복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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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와함께 13-06-27 18:03 IP : 690c835d05eed72
잔잔한 물결에 반짝,

빛나는 햇빛의 눈부심과 함께

찌오름을 본 것 같네요.


세 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가끔씩이라도 좋은 글 올려주시고

남편분과의 행복이

낚시로 더욱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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