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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유서(長幼有序)

소풍 IP : 15b869628fc66b4 날짜 : 2013-05-08 23:08 조회 : 2297 본문+댓글추천 : 0

한겨울
소풍과 그의 동생이 출조를 했다.

늦은 밤

"형님 배 안아프요?"
"그래 아까 저녁이 좀 그랬나..나도 좀"

낚시 자리 뒤 산속으로 들어갔다.
형제 둘이 열심히 삥땅쳐서 장만한
자크가 앞쪽에만 있는 뽀빠이 우주복.

차마 마주 보진 못하고 약간 떨어져 자세를 잡았다.

아시리라.
그 옷이 큰 일 볼 때 얼마나 높은 난이도를 필요로 하는지를…

"형님.이거 사진 찍어 놓으면 되게 웃기겄소. 안 그라요? ㅋㅋㅋ"
"ㅎㅎㅎ 좀 거시기 하긴 하네."
"아따 형님 별 겁나게 많소"
"나는 엉디가 추워 얼어 디지겠다."

거사의 중반쯤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불안감.

"니 참 화장지 있재?"
"없는데요. 형님도 안 가져 왔소?"
:큰일났네..차에 있는데…우짜노?"

짜증이 났지만 대장부가 이런 것 쯤이야...
우리에겐 양말이 있잖은가?
그것도 두개나..

잠시 후
날개 짓 비슷하게 하던 동생이 일어났다.

"형님..이거라도 쓸라요?."
"뭔데?"
"수건인데...아쉬우나 따나 반 접어 사용 하면 안 되겠소?"

뭐시라? 이런 싸가지가..

"니가 먼저 썼나?"
“……….."
“대답을 해라. 니가 먼저 썼나?”
“……….”

햐아..요것 봐라요. 소풍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이 동생 보거라."
"와요?"
"너 장유유서 아나?"
"와 누가 죽었소?"

이런 무식한 놈.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거 아이가?"
"....."
"쇠똥에도 층이 있단 말은 들어 봤재?"
"....."
"너는 니 후배가 너한테 돛대 담배 실컷 빨다가 침 묻은 필터만 주면서
이거라도 피우소 하면 기분 어떻겠노?"
"....."
"니가 좀 잘 못한 건 아나?"
"예."
"그라마 벗어라."
"예?"
"벗으라고 임마."
"뭘 벗으란 말입니까?"
"양말 한 짝 벗어 임마."



빈 지갑 주운 놈 모양
그녀석 밤새 발 시럽다고 구시렁 되더군요.


-에필로그-

소풍도 거기에 무좀균이 옮았는지
해가 바뀐 이듬해 치질 수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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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소풍 13-05-08 23:18 IP : 15b869628fc66b4
일은 많고..

저녁은 아직 먹지도 못하고..

월님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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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매화골붕어 13-05-08 23:25 IP : 68fca3b26ad8396
근처에 잡초 없던가요ᆢ

똘똘말아 산내끼 만들어 소풍님 먼저 왕복하시고 좀 마르면 후배님 왕복하시고ᆢㅠ

그도저도 없음 손바닥 쫙 피시고 두번만~~

후딱 맛난 구수한 된장국에 저녁 드세융~~^~^#
추천 0

3등! 달랑무™ 13-05-08 23:26 IP : bac8072c721070e
여런 스토릴 듣고,편한밤 돼라고라..고라~?

이건 아니지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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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행 13-05-09 06:15 IP : abddcc5cc64c52d
ㅋㅋㅋㅋㅋ 재미있는글 잘보고 갑니다~
추천 0

대구허당 13-05-09 07:31 IP : 4bf316d87da45ed
치질!ㅋㅋ;; 글재주가 좋으시네요~잘보고 가요~
추천 0

漁水仙 13-05-09 07:45 IP : 5fd47855b6a1ef0
스즈키 복이라고 하죠?...ㅎㅎ
소생도 안좋은 추억이 있는지라...

엊그제 2박3일 천수만 가서 세마리 잡고 두마린 방생하고 왔습니다
어제 아침에 한마리 잡고 대충 재보니 39 짜리
친구놈이 그제 방생했다는걸 듣고는 한마리라도 갖다달라기에

싸들고 와서 집에서 다시 정확하게 계측 해보니 40.3 나오네여

올해 첫 사짜를 이상하게 잡았슴다

초여름 처럼 더위가 제법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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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5-09 08:10 IP : 15b869628fc66b4
ㅎㅎ 어수선 선배님!

얼음낚시의 달인이셔서

별호가 빙신(氷神)이라고 강호에 회자되는데...

이젠 사계절 전천후이신 모양입니다.

사짜 잡으시고 이리 담담 하심은 고도의 염장이시겠죠.^^

선배님도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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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붕어 13-05-09 08:14 IP : eb7ba8381e1e77c
한편의 수필같은 글입니다.
너무 재밌고 좋네요!
소풍님 글 보러 자주 자게에 와야겠습니다!^^
또하나의 즐거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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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송 13-05-09 10:28 IP : e072f379cf6e137
저수지 비대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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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13-05-09 10:44 IP : 2b8538189199241
ㅎㅎ 역시 소풍님...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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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달 13-05-09 12:42 IP : eee72246cfe684a
아꿉게시리,양말을....

걍~~~~ 오리걸음으루 엉궁엉굼,

하나에왼발,둘에오른발~~휴지를 향하여....왼발~ 오른발~~~~ 헛둘~ 헛둘~~~~
추천 0

허사장 13-05-09 13:01 IP : 0c69f1a68877948
하하하 정말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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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5-09 14:17 IP : dbb075f91f3f3bb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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