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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불알.

이박사2 IP : dbb075f91f3f3bb 날짜 : 2013-04-05 08:37 조회 : 13617 본문+댓글추천 : 0

군 생활 에피소드 2 입니다.

91년도 초가을.
갑자기 인사계장님이 연병장이 떠나갈 정도로 제 이름을 부르시는 겁니다.
달려가서 경례를 멋드러지게 올려붙이고 관등성명을 대면서 무슨 일이십니까 했겠죠.
인사계장님과 수송관님이 동석해 계셨었는데, 저를 동시에 쳐다보신 두분은 서로 마주 보시고는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이윽고, 인사계장님께서 말씀하시길,
"곧 돼지가 한마리 오니까, 짬장하고 네가 돼지를 잡도록, 이상."
저는 그냥 "네 알겠습니다." 짧게 대답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헉! 나같은 몸짱에 얼굴 하얗고 근6질 몸을 지닌 싸나이가 돼지를 잡다니. 이런 줸장~ ㅜㅠ

인사계장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돼지가 도착했고, 짬장과 저는 돼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둘 다 돼지를 한번도 잡아본 일이 없었던 거죠.
한참을 서로 돼지만 바라보며 한숨을 쉬면서 그렇게 있는데,
돼지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수송관님이 칼 좀 쓴다는 고참을 보내서 상황을 알아보라 했나 봅니다.
고참이 도착해서 다짜고짜 "이 자식들아 돼지 안잡고 뭐하나." 했겠죠.
저는 친한 고참이라 "왜 하필 접니까? 제가 돼지를 잡다니 이게 말이나 됩니까?" 했죠.
그랬더니 그 고참이 "야! 우리 부대에 너 말고 누가 돼지를 잡겠냐. 딱 너야."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우리 부대엔 정말 돼지를 잡을 만한 몽타쥬는 저 밖에는 없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고참은 손에 피 묻히기 싫다며 빨리 잡으라며 유유히 떠났고,
저는 눈을 꼭 감고 헤머로 치고 부엌칼로 적당히 거시기해서 돼지가 숨을 거두게 한 다음 쫄다구들을 시켜 산소(불을 붙여 쇠를 절단하는 공구?) 로 돼지털을 날려버리고 고기를 해체하라 시켰습니다.

수송부에 적당히 짱박혀 노닥거리다가 삶은 돼지고기가 익을 무렵, 제일 먼저 달려가 고기를 질겅거리면서 먹고 있는데,
솥을 보고 있던 짬장이 갑자기 사색이 되는 겁니다.
제가 "왜?" 했더니, 짬장이 "그건 드시면 안되지 말입니다." 이러는 겁니다.
제가 다시 "왜? 뭔데?" 하니까,
짬장이 설명하기를, 인사계장님과 수송관님께서 한쪽씩 드실려고 돼지 불알을 아름답게 삶아뒀는데, 제가 그걸 먹었다는 겁니다.
헉! X됐지 말입니다. ㅡ.ㅡ;

돼지불알 두쪽을 혼자서 처리한(?) 저는 수송부로 도망을 쳐 짱박혔습니다.
진땀을 흘리며 바깥동향을 살피는데, 10분 정도나 지났을까 인사계장님께서 연병장이 떠나가도록 제 이름을 부르시더군요.
수송관님은 짬장에게 이차저차 얘기를 듣고 모르고 먹은 걸 어쩌겠냐고 용서해주자고 하셨는데, 인사계장님은 저를 잡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셨답니다.
그날은 안 잡히고 무사히 넘어갔는데, 그 다음 날부터 근 보름 정도는 붙잡혀 꼬집히고 쪼인트 까지고 작업시키고 심부름 시키고 보초서라 그러셨고 했지요.

인사계장님 뵈면 꼭 따지고 싶습니다.
인사계장님~ 돼지불알 하나 때문에 그땐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당신 밑에서 3년간 개처럼 일한 나를... ^^;

6~7년 전인가 어떤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먹는데 야릇하고 느낌이 이상한 겁니다.
식당 아줌마에게 여쭈니 돼지불알이라시며...
풉!파하하하 웃음보가 터진 저는 씹던 돼지불알을 선배들 면전에 날렸지요. ^^;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돼지불알에 얽힌 아름다운 군생활 에피소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freebd_08371270.jpg
사진이 흐릿하지만, 병장 때 제 실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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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그림자™ 13-04-05 08:46 IP : 6628d66ba271797
다른건 다 믿어드려두...










믿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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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이박사2 13-04-05 08:53 IP : dbb075f91f3f3bb
림자뉨~
한번만 믿어주세요.
저 사진 추억록에서 꺼낸 거라구욧! 힝! ㅡ.ㅡ;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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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붕어뺀질이 13-04-05 08:58 IP : 0a74d4963b3fbd8
엉박사님 수송부면 운전병 ,
전 정비병 으로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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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4-05 09:01 IP : dbb075f91f3f3bb
네. 수송 맞습니다. ^^

문선대 공연왔을 땐, 이소룡으로 나가서 4박5일 특박도 받았더랬는데...
지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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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13-04-05 09:03 IP : 6628d66ba271797
좋습니다.

사진은 믿어드릴테니,

이제껏 붕어사진,어디메 시장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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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사 13-04-05 09:06 IP : e3704187bcef193
음................

젊었을때부터 몸만 좋았군요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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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와함께 13-04-05 09:07 IP : 690c835d05eed72
돼지부랄 / 구전동요


엄마야~

뒷집에 돼지부랄 삶더라 ..


좀 주드나?

좀 주대요..


맛있더나?

맛없대요..


찌찌찌릉 내가 나대요

꾸꾸꾸릉 내가 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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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부르스 13-04-05 09:08 IP : 79e569d9f8c99b7
저 저도 몸매는....아직도 나한테 있읍니다 푸하하하.....

배가 좀 나와서 글치 ㅠ.ㅠ
추천 0

이박사2 13-04-05 09:08 IP : dbb075f91f3f3bb
사진속 그 붕어들요?
그건... 저기...
강진産도 있었고, 해남産도 있었고...

근데요, 진짜진짜 북한産이나 중국産은 없었심니더~ 믿어주이소~

다음 장날에 붕어 나오면 굵은 넘으로 몇마리 택배로 보내디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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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4-05 09:11 IP : dbb075f91f3f3bb
소박사님/
와 진짜...
제가 외모도 출중하고 얼굴 하얗고 꽃미남에 서울사람하고 똑같이 생깄따꼬 몇번이나 더 말씀드려야 함미꽈~ ^^;




아부지와함께님/
동요 감사합니다.
근데, 현실에선 냄새가 별로 안... 히히^&^




하얀브루스님/
소박사님은 빼고 몸매 좋은 분들끼리 함 뭉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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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부르스 13-04-05 09:14 IP : 79e569d9f8c99b7
이박사님 소박사님 근육짱!!!! 이십니다 ㅎㅎㅎㅎ

보시면 놀라실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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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4-05 09:17 IP : dbb075f91f3f3bb
와! 대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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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사 13-04-05 09:22 IP : e3704187bcef193
땡겨도 7 센치~

땡칠이 이박사님

사진속에 물건 보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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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뺀질이 13-04-05 09:34 IP : 0a74d4963b3fbd8
그런데 요번주는 어디서 노숙을 하실건지.
이번이7꽝차래지요.ㅋㅋㅋㅋㅋ
추천 0

이박사2 13-04-05 09:49 IP : dbb075f91f3f3bb
소박사님/
땡... 칠... 뿌드득=3

저 소는 암손데 넘 근육이 많은 돌연변이라서 숫놈으로 보이기 위해 물건(?)을 모형으로 그냥 붙여둔 것이랍니다.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ㅡ.ㅡ;




이번 주는 못 갑니다. ^..^;
현산 거기나 관산 거기를 어제 들어갔어야 했는데, 일 때문에...
넘 아쉽지 말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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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곰돌이 13-04-05 09:56 IP : 18db0431740d9de
혹시 "두기"라고 아세요?

유~ 우~ 후 ~ 두기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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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곰돌이 13-04-05 10:06 IP : 18db0431740d9de
두기가 뭐냐면요...

쬐깐한 녀석들이 한없이 까불어도 항상 느긋하게 속아주는 아주 믿음직한 만화캐릭터 이름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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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봄향기 13-04-05 10:07 IP : f5f7f6a0f6b3e5a
이박사님,,

여기서 남의사진 올리시고 그러면 않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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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13-04-05 10:19 IP : 2b8538189199241
ㅎㅎ 그런부위도 먹는군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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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옹 13-04-05 10:31 IP : ec182f3cca695b1
한때 여성들께나 울렸겠습니다.^^

재밌게 웃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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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골붕어 13-04-05 12:22 IP : 96ba0e639b7aef5
글을 참 맛잇게 쓰시네요ᆢ개부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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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4-05 12:39 IP : dbb075f91f3f3bb
<유~후~우 두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
불곰님~ 조은 거죠? ^^;


봄향기님/
와..진짜!
함 보여디려요? ㅋ


소요님/
시장통 어데 찾으시면 있을 겁니다.
껍데기나 머릿고기 파는 곳에는... ㅎㅎ


사립옹님/
요즘도 여자사람들이 저만 보면 막 껴안고 볼에 강제로 뻐뻐하고 <날 가지라며>그럽니당. ^^;


매화골붕어님/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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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사2 13-04-06 08:51 IP : dbb075f91f3f3bb
저 당시엔 몸무게 70kg 정도 나갔을 때네요.
가슴둘레 110cm은 살포시 넘을 때고요.

지금요?
운동 안하고 맨날맨날 이슬이 걸쳐주시고, 담배에 찌든 세월이 어딘데 아직 저 몸매가 유지돼고 있겠슴미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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