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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사이에 낚시 스타일이 어느새 굳어져 버렸습니다.
양어장이나 손맛터에서의 외대일침... 알고 보면 게으른 낚시입니다.
예전에는 그걸 낚시라고... 내심 비하했던 바로 그 낚시입니다.
멀리 가기 싫어서 가까운 곳에 다니려면 손맛터나 양어장이 만만합니다.
살림망은 냄새 나서 가지고 다니기 싫고, 쌍바늘은 뜰채에 자꾸 걸려서 외바늘을 씁니다.
물론 외바늘의 입질이 깔끔하기는 한데 막상 해보면 그때그때 다릅니다.
두 대를 펴나 한 대를 펴나 조과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고, 이제는 두 대 펴도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미끼는 몇 년 전부터 거의 흔들이만 씁니다. 집어제도 거의 안 쓰거나 어쩌다 씁니다.
떡밥 개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손에 묻히기 싫어서 그럽니다.
흔들이는 장갑 끼고도 바늘에 달 수 있고, 특히 추운 날씨에 아주 편리합니다.
지렁이나 대하 구더기 같은 동물성 미끼는 만지기 싫어서 거의 안 씁니다.
채비도 사슬 채비와 분할(스위블) 채비 딱 두 가지만 씁니다.
가끔 동동이 채비를 쓰기도 합니다.
낚시꾼이 이것저것 귀찮아 하면 낚시를 아예 하지 말 일이지 그러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남들 잡는 만큼은 잡고 잘 놀다 오는 편입니다.
남들보다 꼭 더 잡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좀 덜 잡히면 어떻습니까?
장마다 꼴뚜기가 나올 리도 없고, 다음에 또 잡으면 되는데...
거기에 하나 더, 저의 낚시 스타일은 피난 낚시입니다.
가능한 한 떠드는 것과 담배 연기를 피해 다닙니다.
그래서 일단 방음과 환기가 불량한 하우스는 못 다니고 안 다닙니다.
겨울에도 악착같이 물낚시 찾아다닙니다.
추운 겨울에는 몇 마리 못 잡거나 어쩌다 꽝도 치지만
혹한 속에서 한두 마디 슬그머니 살짝 올리는 입질... 아주 매력 있습니다.
낚시터에 일단 도착하면 잘 나오는 곳보다는 조용한 곳을 택합니다.
무슨 동호회나 그런데서 몰려와서 안하무인 떠드는 것... 딱 질색입니다.
혼자서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여러 명 모였다고 시종일관 떠들어대는 국민성...국내 국외 가리지 않습니다.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무지 욕하기도 하지만 한편 생각하면 그들 나름의 유일한 해방구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리가 여유가 있으면 가능한 한 멀찍한 곳에 떨어져 앉습니다.
늦게 와서 자리 잡을 때는 미리 잘 살펴서 담배 안 피는 사람 곁에 앉습니다.
일찍 와서 낚시하는데 나중에 골초 둘이 좌우에 앉아버리면 그때는 죽음입니다.
아무리 고기 잘 나와도 개인 텐트가 있어도 자리를 옮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ㅠㅠ
피할 수 없으면 겨울에도 부채질해 가며 바람의 방향이 나한테로 향하지 않기를 천지신명께 기도합니다.ㅋ
이번 주말은 제법 기온이 떨어져서 겨울 낚시 모드가 될 것 같습니다.
뜰채가 쩍쩍 얼 정도인 날씨에서 거짓말처럼 올라오는 붕어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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