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analouge夜娑 IP : a02d0318aa57b81 날짜 : 2017-01-23 19:26 조회 : 10273 본문+댓글추천 : 0
그해 가을.....
너만 아니었다면 건국이후 붕어 최대기록 보유자가 되어 난 아마 붕신에 등극해 있었을꺼야...
2015년 만추...
경남 거창에 위치한 해발 400미터의 산자수명한 어느 저수지에,
전국각지에서 붕어 쫌 잡아봤다는 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고수는 늘 외롭다고 했던가....
다른 꾼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으슥진 골창 포인트에 눈물을 훔치며 갠신히 4대를 셋팅했다.
질척거리는 의자밑으로 갈색털이 수북하다.
멧돼지 털이다.
ㅆㅂ 일찍올걸... ㅠ
여덟마리의 싱싱한 새우를 채집해놓고, 제방 꼭대기에 올라 포인트의 꼬라지를 분석해 본다.
직감적으로 03시 28분에서 34분 사이에 붕어가 회유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현재시간 점심때,
참...시간이 허벌나게 많이도 남아있다.
늘 시간이 남을때면,
고사를 지내며 붕어의 자손번창을 기원하곤 한다.
경건하게 담배를 한대 꼬실른후,
물가 모래밭에 돌미나리 열포기를 제물로 심어놓고 절을 올린다.
완만한 제방 구석탱이엔,
청양고추 씨앗 다섯개와 들깨 일곱알을 정성스레 심어놓고 절을 올린다.
그리고 맑은 소주 반병을 따라 올리며 마지막 예를 표한다.
축문도 암송해 본다.
"내년엔 술만 갖고 오겠습니다.^^"
............................................@@
고사를 지낸후.....
생라면 뽀개갖고 퇴주잔으로 음복을 넘 열씨미 해버렸나부다.
목이 타는 갈증에 잠시 눈을 뜨니 소주병이 제법 많이도 쓰러져있다.
불길한 마음에 문득 시계를보니...
헉!!
현재시간 03시 40분...
물도 안마시고 빛의 속도로 포인트를 향해 튀어가본다.
맨 오른쪽 29대의 절반가량이 물속에 쳐박혀있다.
총알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아무리 먹고살기 바빠도 언제한번 시간내서,
총알 개발하신 분께 소주 두병 사들고 꼭 인사 한번 가보리라 다짐해 본다.
온 삭신에 부들부들 힘이들어간다.
끌려나오는 물고기 머리통이 수박만 하다.
고수는 흥분하지 않는다 했다.
뒤돌아서서 잠시 오줌을 눈후,
상체를 부르르 떨며 마음속으로나마 신께 감사를 드린다.
이윽고 가방에서 계측자를 꺼낸후 조심스레 렌턴을 켠다.
...................................@@
아랫도리가 실종된 붕어!!
뻐끔거리는 붕어 대그빡에 한이 서려있다.
머리통 크기로 봐서는 전체길이 64~64.2 센치는 충분할걸로 추정해 본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렌턴을 돌려보니.....
오른쪽 바위 옆에선,
싸가지 죨라읎는 수달 한마리가 다리를 꼰체,
이빨을 쑤시며 트름을 하고 자빠져있다.
갑자기 종교에 의지하고픈 생각이 든다.
ㅆㅂ 10분만 일직 일어날걸....ㅠ
그날 이후,
어느 낚시꾼은 술을 겁나게 멀리했데나 뭐레나....
반마리 자동빵....
해본사람 있으믄 나와보라 그래!!
-
© 1998 ~
2024 Wolchuck all right reserved.
▲TOP
잘 지내시쥬?
같은 시민으로 ( 주말 ) 살다가 시골로 이사오니 은근히 그쪽 동네가 그립습니다
대림동산에 나 짝사랑하는 처자도 사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