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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낚시를 할 수 없었던 이유.
지난 2년 간 낚시를 손에서 놓았습니다.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2015년 4월에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 때문에 생긴
손목부상으로 아내는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자 결국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이 있을만큼
손목을 가누기 힘들었고 아이를 돌보는 건 더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제가 멀쩡히 운영하던 사업을 접고 전업주부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36개월이 될 때까지 절대 다른
이의 손에 맡기지 말자는 게 부부의 약속이라
그렇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기 목욕 하나도 진땀을 뻘뻘 흘리며
어려워하던 제가 분유, 진밥, 무른밥, 일반식에
이르는 과정도 직접 요리하며 모두 척척 수행하게
되었고 몸이 고단해도 매일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
없이 아기가 자랄 수 있게 노력도 꽤 했습니다.
그 와중에 집안 일 역시 최선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아내의 식사와 도시락도 챙기는 여유까지 부렸었습니다.
본래 수입보다 1/4이나 줄어든 돈으로 제가 직접
장을 보고 모든 가계를 꾸려나갔고 그 와중에도
출근하는 아내에게 계절에 어울리는 온도의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건네면서 노고에 대한 감사를 표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먹는 밥이 지겹다는 이야기를
흘깃 듣고는 도시락을 준비해서 커피와 함께 건네기
시작한 걸 18개월이나 계속하기도 했지요.
지난 2년 저는 전업 남성 주부였고
아기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고 가르치는 일과
집안의 생활을 이끌었습니다. 바깥 일을 하는
아내를 챙기고 집안 대소사를 처리하는 것 역시
제 몫이었습니다. 낚시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뭐가 제 인생이었고
제가 살았던 그 하루하루가 어떤 의미였는지는...
하지만 아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던 노총각 하나가
세상 거칠 것 없이 제 마음대로 살던 한량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나 언젠가 사라질 그 과정 위에서
뭔가 하나라도 최선을 다 쏟아부은 일은 있구나
싶어 뿌듯합니다.
아내 그리고 아들을
깊이 더 깊이 사랑합니다.
그리고 경남으로 이사를 한 지금도 당분간 아이
돌보기와 집안일은 제 몫입니다만 차차 자리가 잡히고
저도 다시 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
이제 낚시는 손에서 놓지 않을 겁니다.
(사진은 제가 만든 아내 도시락 사진들입니다.)
월척 선,후배님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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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도 멋지고,
가장의 마음이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