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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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봄 날 오후.
갱신 신청한 여권을 찾으러
구청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길 가 무릎 높이 벽돌 턱에 90은 되어 보이는
어르신이 앉아 계셨다.
해바라기를 하는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인다는 생각을 하는 동안
어르신과 거리가 조금씩 좁혀졌다.
지팡이를 의지삼아 일어서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은
다섯 걸음 쯤을 남겨둔 지점이었다.
힘을 써도 엉덩이는 턱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벌떡 일어나 걷기를 응원하는 사이
어르신을 지나쳤다.
세 걸음을 걷다가 돌아섰다.
‘어르신! 조금 도와드릴까요?’
‘아냐. 괜찮아’
그냥 돌아서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 손을 내밀었다.
‘제 손 잡으세요’
어르신은 손을 잡고 쉽게 일어났다.
손에 전해져 오는 힘이
젊은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소’
‘제가 한 게 있나요’
걷다 돌아 보니
어르신은 곧은 걸음으로 구청을 향해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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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가셔서 머하셨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