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친구의 모기전 이야기


모기전

밤 새 여기저기 숨어다니며
여기저기 쑤셔대던 모기
드디어 생포하여 묻는다

"네 이놈, 모기야 네 죄를 알렸다!"
"아이구 왜 이라시요, 날도 날도 하도 더워 올 여름 굶어 죽다 인자 나와 살라고 하는 짓인데 왜 그리 야박하시요~"

"어허 이 놈 말하는 것 보게, 야 이놈아 너 없어 올 여름 참말로 편하더니 뭣할라고 이제사 기어나와 사람들을 괴롭히냐? 너는 본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흡혈충 아니더냐!"
"내 본성이 그런걸 나보다 어쩌란 것이요. 우리 모기들이야 남의 피로 잠시 잠깐 살다간다지만 그러는 당신들은 도대체 우리보다 더 잘 하는 것이 무엇이요? 가진 사람이란 자들은 배부르면 그만 먹을 일이지 없는 사람 피 쉼없이 빨어 먹고, 힘센 권력자들이라는 사람들은 힘없는 민중들 괴롭히는 것 날이 갈수록 더하는데 도대체 사람이 모기보다 더 잘 난 것이 무엇이란 말이요~"

"뭣이라고? 이런 괘씸한 종자를 보았나. 어찌 하챦은 하루살이같은 미물이 존엄한 인간을 모독하는 것이냐? 물론 네 말이 다 틀린것은 아니다만 그런 족속은 얼마되지 않다. 더 많은 인간들의 마음이 선하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러나 너희 놈들은 모조리 흡혈 아니면 살지 못하는 기생충같은 존재 아니더냐? 니가 한번 당해 봐야 죄를 고백하겠는가?"
"아이고 죽일라면 죽이시요. 나도 우리 모기들이 그렇게 모욕당하는 것에 분이 나 그냥 죽고 싶소. 우리 모기들중 단 6%의 종족 그중 암컷들만이 흡혈을 한다는 걸 아시요? 대부분의 수컷들은 식물로 영양분을 섭취할 뿐이오. 우리 모기들이라고 좋은 일 안하는지 아시오. 우리가 먹이사슬중 최하위라서 각종 새나 동물, 심지어 물고기에게까지 우리가 먹혀서 이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걸 알고나 있냐고요? 사람들중 일부만이 문제라고요? 세상 식물들 동물들 여기와서 다 들어보시요. 사람들이 이 지구 생태계에서 한 일들이 뭐요? 온 숲 다 파괴해 산소부족으로 생태계 해치고, 온갖 열기로 기후가 다 변해서 죽어간 식물과 동물이 그 얼마요, 공해에 농약에 화학재료에 심지어 핵까지 개발해 이 지구 더 나아가 이 우주 생태계를 정작 죽여가는 흡혈귀같은 존재가 사람 아니오?"

"어허 이 놈의 모기가 실성을 했나, 갈수록 가관이구나. 이제보니 피빠는 빨대만 무섭고 나쁜지 알았는데, 그 주둥아리조차 사납구나. 너 에프킬라라고 아느냐? 네 놈이 하도 나불바불대니 이거 좀 마시고 반성하면 살펴 줄 것이고, 아니면 널 이 신문지로 쳐서 너를 아주 뻗어버리게 만들것이다."
"오메 이제 그 무섭다는 남영동 고문을 시키려는 겁니까? 일제시대에는 일본 경찰놈들이, 독재정권에선 독재자들이 때리기, 메달기, 손발톱뽑기, 인두고문, 물고문, 잠 안재우기 등 온갖 고문을 했다더니 바로 이런 것이요? 거기다 히틀러, 731부대에선 가스 고문 생체실험 했다더니 거기서 배운 것이요? 그렇게 죽여놓고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할 요량이요? 우리 모기도 고문당하고 죽는 것이 괴롭긴 하나 반성 없는 사람들에게 반성할 이유는 없으니 차라리 에프킬라로 질식시켜 주시요."

"아니 이 놈의 모기가 보통 모기가 아닐세. 이놈이 도대체 주사파냐? 노동해방파냐? NDR 모기냐? PDR 모기냐? 이 놈이 아무래도 말뽄새를 보니 아무래도 보통모기가 아닌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네 놈들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너희 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끝내 전염병을 앓거나 뇌염모기로 죽기까지 하는데 너희를 용서하란 말이냐? 우리 인간들이 나쁜 짓을 하는 경우도 있다만 그래도 너희 놈들과 달리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로 동식물 생태계를 살려내는 일도 하는 것을 알더란 말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