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거운 바침틀 등을 제외하고 꽂이와 낚시대만 들고서 포인트에 들어갔습니다.
대를 펴기전에 틀채를 이용해서 바람의 방향을 짚어봅니다.
서풍이었다가 남서풍도 되었다가 하네요.
지난번과 조금 다른 지역이라서 바닥이 온통 딱딱한 곳입니다.
유별나게 온통 암석으로 된 지질구조라서 꽂이도 불가능하네요.
그래서 생각한것이 가볍고 튼튼한 삼발이 바침대를 구입해서 가져왔습니다.
원래는 릴낚시용인데 인터넷에서 만원정도에 팔더군요.
3.6칸대 1대를 1침만 달아서 던져놓고 조그맣게 앉은채로 기다립니다.
미끼는 그루텐.
장화신고 들어가 발은 물속에 담그고 하는 낚시입니다.
다시말하면 - 외대일침-
무아(無我)의 경지라고도 하는거죠.
그런데 얼마후에 깜짝 놀랐네요.
뭔가가 발목위(정강이)를 툭~치고 지나가는 거예요.
시커먼게 지나가기에 고개를 숙여서 내려다보니까.
큼직한 오리 한마리가 온거였어요.
야생의 오리가 사람에게 다가와서 툭 치고 간다?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방금 일어났네요.
하도 이상해서 낚시대로 위협을 해도 녀석은 제 주변을 멍청하게 맴돌기만 하더군요.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도 찍고 그러면서 깨달았네요.
녀석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오리들은 멀리서 잘 놀고있는데 얘는 따돌려진채로 여기까지 온거였습니다.
눈도 안보이고 귀도 멀어서 이젠 죽을때가 된 넘이었네요.
다시말하면 늙어서 죽기 직전의 생명이었던 겁니다.
자연의 법칙이죠.
가까스로 멀리 헤엄쳐가더니 스스로 풀밭에 조용히 몸을 눞히고 말았습니다.
숙연해 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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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이 오길래 힘껏 채보니 희멀건게 물위로 떠오릅니다.
붕어군요.
아침에 자괴방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배신의)붕어와 사이즈가 비슷한듯? 하지만
면밀히 보니 3미리 정도 모자랍니다. ㅡ.,ㅡ^
그동안 숫자 "3"을 그토록 숭배하며 살아왔거늘...
줄자도 댈필요 없이 던져주었습니다.
(3미리 때문에 이토록 속이 상할 줄이야...) ㅡ.,ㅡ"
이젠 무하하님이 훌훌 털고 넘겨받아야할 바톤입니다.
내일은 비나 좍좍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