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접하며 마음 편히 살고 있는 1인입니다.
그런데 작다면 작지만.. 그냥 넘기기엔 뭔가 찝찝한 고민이 생겨서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어제 오전, 문자가 한통 날아오더군요.
A라는 선배의 부친상이랍니다.
사실 A라는 선배랑은 꽤나 친하게 지냈습니다.
저나 그 형이나 술을 좋아했던지라 숱하게 퍼마시며 놀았죠.
그 기간이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대략 10년 쯤 됩니다.
그러다 제게 말 못할 고민이 생겼고 제 나름 기나긴 침체와 반성, 각성이 이어지는 날을 겪게 됐습니다.
당연히 옛날의 저가 아니었겠죠?
평소처럼 모임을 하던 중 제가 자꾸 술을 거절하니까 이유를 묻더군요.
딱히 이유를 설명하고 싶지 않아 그냥 싫다. 지금처럼 살기 싫어서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퉁명스럽게 들렸나 봅니다. 어린 놈이 잘난 척 하는 걸로 보였나봅니다.
결국 A라는 선배는 술자리에서 버럭 소리를 치며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날 이후로 미련없이 연락을 끊었습니다.
(사실 전, 부부나 친구가 농담으로라도 헤어지자라는 말을 내뱉으면 안된다고 보는 쪽인지라..)
이튿날 다른 멤버들의 중재로 A 선배가 쭈뼛쭈뼛 전화를 하긴 했지만
똑부러지는 사과도 없길래 그냥저냥 좋게좋게 얼버무리며 끊었습니다.
그렇게 십년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사십대 후반에 들어서는 나이가 되는 동안 연락은 당연히 없었고,
A와 그 멤버들과도 연락 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건너건너 A의 부친상 부고를 문자로 받게 된 겁니다.
가야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간다고 예전 관계를 회복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진심이든 형식적이든 고맙다는 말은 듣겠죠, 어찌 지냈냐며 안부도 묻겠죠.
그런 의미 없는 말에 또 가면을 쓰고 이런저런 대답하는 게 솔직히...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는 게 또 도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비까지 오니까 자꾸 마음만 무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