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전남 장흥에 있는 관흥지(수동1호지)로 후배와 둘이서 밤 낚시를 갔다.
후배와 약 10 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제방쪽에 앉아 낚시대 5대를 깔았다.
다들 아시다시피 관흥지는 대어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며 특히, 새우빨에 씨알이 굵은 곳이다.
옛말에 시집갈 달에 등에 종창이 난다...고 큰맘 먹고 벼루고 간 그날따라 영~~ 조과가 시원치 않다.
살림망엔 준척급만 몇 마리만 퍼덕대고 있을 뿐이다. 월척급들은 다들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
밤 11시경 출출해서 라면을 끓여 먹고 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런 된~~ 장~~~!!
우의를 입고 밤 12시 너머까지 버텨 밨으나 찌는 요지부동 완전 말뚝이다. 이럴땐 자는게 남는거라는 생각에 후배에게
비도 오고하니 그만 차에 가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 낚시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니 후배는 좀 더 버텨 보겠단다.
비가 오는데 혼자서 터벅 터벅 제방을 내려와 비에 젖은 우의를 벗고 차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칠흑같이 어두운밤
차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자는것도 그런대로 운치가 있는듯 했다. 얼마쯤 잤을까? 후배가 황급히 차문을 두드리며
나를 깨우면서 소리쳤다. 선배님~~ 5짜를 잡았어요~~ 5짜를 요~~~ 엥~!? 자네가 5짜를 잡았다고? 정말이야?
후다닥 차에서 일어나서 낚시터까지 냅따 뛰어갔다. 가서 보니 정말 어마 어마하게 큰 붕어를 후배가 잡아 놓았다.
후배도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는지.... 붕어 입에서 바늘도 안뺀 상태로 수풀에다 낚시대채 던져 놓고 황급히 나에게 달려온것이다. 후배에게 빨리 계측판을 꺼내 오라고 소리치고 나서 떨리는 손으로 붕어 입에서 바늘을 빼다가 보니까~~ 어렵쇼~~!?
이건 내 낚시대인데...? 아니 ~~ 이게 우찌된겨? 아무튼 일단, 두손으로 커다란 붕어를 계측대에 올려 놓고 계측을 해보니 기대했던 5짜는 안되고 아쉽게도 46.5 cm 대물붕어였다. 빵이 워낙 좋아서 보기엔 틀림없는 5짜 같이 보였다.
흥분된 가슴을 좀 가라 앉히고 후배에게 도대체 어찌된건지? 자초지종을 물어 보았다. 후배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내가 차에 자러 들어간후 후배 혼자서 낚시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미끼를 새로 갈아 끼워 던지고 무심코 오른쪽을
쳐다봤더니 맨좌측 찌불이 끝까지 솟아 오르더니 이내 벌렁 자빠지길래 10 미터 거리를 정신없이 달려가 낚시대를 챘더니 욱~~~ 하는 소리와 함께 한참을 씨름하다가 간신히 건져 올려 놓고 보니 5짜인것 같아 자신도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나에게 득달같이 달려와서 알렸다는것이다. 후배는 비록, 자기의 낚시대는 아니지만, 입질하는걸 보고 득달같이 달려가서
낚시대를 채서 잡았으니 자기가 4짜 조사라는 것이었다. 나는 후배 이렇게 말했다. " 자네가 그 육중한 몸으로 10 M를 달려와서 4짜를 잡았을 정도면 그놈은 이미 자동빵으로 걸린거 아닌가?" 라고 말했더니 절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가
확실하게 챔질을 했기에 윗입술에 정확하게 걸린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놈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늘털이를 해서 도망쳤을 것이라는 것이다. 거~~~ 참~~~~!!
자러 가기전 통상 낚시대를 겉어 놓고 가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입질도 없길래 총알만 걸어 놓고 귀찮아서 그냥 자러
갔는데.... 이러한 4짜 사단이 날줄이야.... 5대중 맨 좌측 제일 짧은 2.5칸대에다 새끼 손가락만 한 굵기의 큼직한 새우를 장난(?)삼아 달아 놓았는데 새우 미끼중 제일 큰 새우를 물고 나올줄이야....
이러한 경우 4짜는 과연 누가 잡은겁니까? 만약, 4짜가 자동빵으로 걸렸어도 후배의 주장대로 놈이 바늘털이로 도망갈 수 도 있나요? 궁금해서 경험 많은 대물조사님들께 여쭙습니다.
낚으신분 23cm
낚싯대주인 23cm
축하드립니다. 23cm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