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황금연휴때 고삼 저수지지 양촌좌대를 예약하려고 20일전에 전화했더니.... 전 좌대가 모두 예약이 끝났다기에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여의치 않아 충남 예산에 있는 예당저수지 좌대를 예약하고 10월 1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탔는데...차는 또 왜이리 밀리는지...? 명절 민족의 대이동을 연상케 한다. 낚시인구가 700만이라는데 다들 황금연휴에 낚시를 가나?ㅎㅎ
낚시터에 도착하여 조황을 물으니 조황이 별로 안좋단다. 이런 제기랄.... 5시간 넘게 걸려 허위 허위 달려왔는데.....낚시짐을 배에 싣고 좌대로 이동하는데 좌대 주인왈.... 요즘은 보통 새벽 3시~4시경에 붕어가 나오는 편이니 일찍 푹~ 주무시고 그시간대에 집중해서 낚시를 해보라고 권한다. 그래도 어디 낚시꾼의 마음이 그러한가? 저녁을 6시쯤 일찍 먹고 찌불을 밝히고 난후 계속해서 몇시간 동안 꼼짝없이 자리에 버티고 앉아 있어도 찌는 미동 한번 없다.
아~~ 이럴것 같으면 오히려 3만원을내고 가까운 잡이터나 가서 손맛이나 볼걸.... 괜히 차밀리는데 고생 고생하며 시간 죽이고, 기름값, 톨비 들이며 이 먼곳까지 와서 내가 생고생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슬슬 후회감이 밀려온다.
새벽 1시까지 버티다가 지쳐서 "자는것이 남는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따뜻한 좌대방에 들어가 아침까지 줄곧 논스톱으로 자려다가 갑짜기 낮에 좌대주인이 한말이 생각났다. 새벽 3시에서 4시사이에 입질이 들어온다고.... 속는셈치고 알람을 2시30분에 맞춰 놓고 자리에 누웠다.
예당좌대는 수도권 좌대들 보다 깨꿋하고 편의 시설이 상당히 잘되어 있는듯 하다. 냉장고, 티비는 기본이고 블루스타에 심지어 전자렌지까지도 있다. 낚시잡지에도 많이 소개되어 웬만한 낚시꾼이면 이미 다들 잘 알고있는 충남 직산의 신 x 저수지는 자그마한 냉장고와 티비 밖에 없고 새끼 매미만한 바퀴벌레들이 밤낚시때 여기저기 좌대를 누비며 기어 다니고 떡밥통도 넘나들며 득시글 거리는데(내가 낚시하며 밟아 죽인것만도 7마리)... 예당지 좌대는 거기에 비하면 완전 호텔급이다... 붕어는 안낚이지만 잠자리는 편해서 좋다.
아무튼, 새벽 2시 30분 알람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일어날까 말까?... 좀 더 잘까 말까?... 잠시 많은 갈등이 생긴다. 이 먼곳까지 5시간 넘게 교통이 막히며 고생하며 왔는데.... 붕어 얼굴은 한번 보고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 심호흡을 하고 낚시 의자에 앉아 떡밥을 달아 던졌다.
조금있자니... 맨 우측에서 두번째 찌가 스멀 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낚시대는 모두 5대를 깔아 놓았다.) 조금더... 조금더.... 하다가 몸통까지 밀어 올리는것을 보고 휙~~ 잡아 챘더니....
헉~~ 무게감이 전혀 안느껴 진다 . 이런~ 허당이다. 그런데 몸통까지 올라왔던 찌가 다시 서서히 가라 앉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런~ 제기랄... 잠이 덜깨서 그런지~ 두번째 낚시대를 챈것이 아니라.... 세번째 낚시대를 챈것이다.. 아이구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황당함이란.......
시계를 보니 정확히 새벽 3시다. 와 ~~ 이리도 입질 시간이 정확할 수가?? 흐리멍텅했던 정신이 일순 확 깨고 정신이
바짝든다. 그때부터 중후한 입질이 새벽 4시까지 딱 3번 있었다. 씨알은 전부 28~29 cm 준척급으로 딱 세마리.... 얼떨결에 엉뚱한 대를 들어올려 놓친 놈까지 치면 모두 4마리인데..... 그 4번의 입질이 모두 새벽 3시~ 4시 사이에 있었다. 4시에 새벽 첫 닭울음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부터 아침 8시까지 찌는 미동도 하지 않고 또 다시 말뚝이었다. 옆 좌대의 젊은 조사분은 2박 3일 낚시를 했다는데.... 총 8마리를 잡았단다.(낚시대는 총 10대를 깐듯~)
올라올땐 내려갈때 보다 차가 좀 덜 밀려서 4시간 정도 걸린것 같다. 1박 2일에 3마리...
2박 3일에 8마리라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또는, 육체적인 피로도로 보나.... 손맛으로 보나 (향붕어, 잉붕어, 향어)
유료낚시터가 훨씬 더 여러모로 실익이 높지 않나 싶다. 그래서 자연지, 노지 낚시에 지친 꾼들이 손맛터나 잡이터로 점점
발길을 돌리나 보다. 자연 노지는 10번 중 7~8번은 꽝이지만~~ 손맛터나 잡이터는 10번중 1~2 번 정도만 조과가 별로일뿐
출조때마다 거의 손맛이나 찌맛을 그런대로 보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 노지가 좋긴 좋은데..... 이젠 여러모로 힘에 부쳐서 유료낚시터를 향하는 건 어쩔 수 가 없는듯 싶다.
즐기시면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