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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님글에 이어 원웨이 티캣 2

내벗 IP : 340260da8cfcc59 날짜 : 2013-02-14 11:41 조회 : 1503 본문+댓글추천 : 0

스무살 시절에 국민학교 밖에 안나온 친구 하나가 있었습니다
나무란 나무는 다 타고 오르고 절벽이란 절벽은 다 기어 올라봐야 직성이 풀리는
엄청 개구진 친구 였죠
그녀석 열 서너살때부터 직업을 갖었었습니다
경운기 츄레라를 만드는 일을 했었죠
그 일 덕분에 산소 용접하다 손가락 몇 잃었지만 우리중 오토바이를 제일 잘 타는 넘도
싸움을 제일 잘하는 넘도 술을 제일 잘 먹는 넘도 그넘이었습니다

나머지 친구들은 아직 학교를 다니거나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취직자리 알아볼때
녀석은 이미 7.8년차 직장인 이었으니 속칭 사회물도 일찍 맛본 친구 였습니다
친구들 뒷골목 길잡이도 당연 그녀석이었죠
무면허 운전인데도 거칠고 오토바이 타는 실력은 가히 따를자가 없을 정도로 부잡했습니다
지금은 파란기와집 (청와대) 근무하는 순진한 친구 영석이
조경사업하는 동훈이들은 잘 나가고
부잣집 면장아들 이었던 승연이는 아직도 총각으로 삽니다
그런 친구들과 어울려 촌놈들 스무살이 가고 있었죠
목포로 나가 술집 문을 박차고 차고 때리고 싸우다가 늦은밤
가로수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습니다
넘치는 정열을 그런식으로 해결 했었죠

하루는 그녀석이 모는 1톤트럭에 여럿이 타고 목포를 갔었습니다
술을 거의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시고는 운전석에 조는 넘
적재함에 대자로 뻗은 넘
나좀 살려 달라고 소리 소리 치는 넘
그렇게 달려 오다가 우리의 히어로우 인수란놈이 길가 가로수를 박아 버린 겁니다

아가씨 허벅지만한 벗나무가 뭉툭 잘려 나가고
자동차 앞유리창은 박살이 났으며 차 앞 머리엔 가로수가 그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유리창이 깨지며 얼굴에 유리조각을 달고 기어나오는 넘들
적재함에 누웠다가 머리 깨진넘
즈들끼리 머리 부딪혀 눈탱이 거시기 된 넘들

그중 제일 압도적으로 웃겻던 넘은 파란기와집 근무하는 영석이 였습니다
술도 제일 약했던 영석이는
차가 쿵 하고 부딪히는 순간 공중부양을 한후 좌정한 그대로 못자리 논에 첨벙
옆에 키 작은 모들과 함께 나란히 모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이 더 웃겼던 건 논바닥에 좌정 해서도 본인은 그대로 자고 있었다는 거죠
그런줄도 모르고 장렬히 산화해 버렸을지도 모르는 영석이를 찿아 친구들은
되돌아 한참을 길을 짚어 가야 했습니다

인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이 각기 일자리와 학교를 찿아 떠나고
인수는 여전히 공업사에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각기 환경이 달라지니 만남도 뜸 해졌죠
그렇게 지내다가도 틈만 나면 내 옛친구를 찿아 친구들은 기꺼이 모이곤 했습니다

인수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죠
친구들과 다른 환경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
막 시작한 연애
그 연애의 대상이 녀석에겐 또다른 탈출구이자 다른 세상 이었을 겁니다
부러진 사랑

그녀석의 연애상대는 서너살 많은 다방 아가씨 였습니다
세상 모르는 어설픈 친구들 눈에도 영 아닌
우리보다 훨씬더 빨리 세상을 겪는 인수였지만 사랑의 열병은 그녀석 눈을 멀게 했죠
아니 그보다는 그녀석은 그 영 아닌 다방녀를 또다른 세상으로 생각 했을 겁니다
어쨋든 친구들의 우려대로 녀석의 월급은 그녀가 의도한대로 소모되가고 있었습니다
선불받았다 날치기 당해서 ..
빚 때문에 ...

뻔한 이유들로 그녀석의 적금은 깨어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석 그녀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었죠
아마도 또다른 세상
잘난 세상에서 못난 자신을 안아준 그녀의 젓가슴이 그녀석에겐 또다른 세상이었나 봅니다
오직 위로 받을수 있는 단 한곳 말입니다

친구들의 만류에도 그녀석과 다방녀는 살림을 차렸고
그 살림은 친구들의 예상대로 일년을 보내지 못했죠
전세금을 빼 도망쳐 버린 그녀를 친구들이 찿아 냈지만 그녀석은 일부러 그녀 있는곳을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석
늘 외로웠을 그녀석

어느날
오토바이를 타고 산모퉁이 길을 달리던 그녀석은
커브를 돌며 라이트를 꺼 버립니다
아니 아마도 라이트를 일부러 다시 켜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맞은편에서 차고 오는지 확인하는 그녀석만의 운전법이었죠
그런데 그 커브길 끝에는 술에 취한채 다투느라 트랙타를 길 가운데 세워놓은
두사람이 있었습니다
시동을 끈채 ..

머리를 받친 손바닥으로 ..
그렇게 친구는 갔습니다
늘 외롭던 그 친구
술을 먹자며 늘 친구들 괴롭히던 그친구
아마 외롭다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친구 가고 그가 머물던 숙소에 가서 짐을 정리 하는데
사진 한장과 일기장이 나옵니다
그녀의 사진
그녀석의 유일했던 사랑
일기장엔 굵은 열필로 눌러쓴 "부러진 사랑" 이라는 녀석의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그녀를 만나고 사랑하고 그 젓가슴에 기대 행복했던
그리고 그녀가 떠나가고 혼자 겪었던 아픈 사랑이 말입니다

가끔 ..
그녀석 누운곳을 향해 인사를 합니다
인수야 잘 사냐 이 썩을눔아
너 대신 네몫까지 열심히 사마
거기서라도 행복 하거라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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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아부지와함께 13-02-14 11:55 IP : 690c835d05eed72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가슴 아린 사랑이야기,

친구분의 못다 이룬 사랑이 그곳에서는 이루어지기를...
추천 0

2등! 소풍 13-02-14 12:11 IP : 15b869628fc66b4
에고..
2편이 더 짜르르 합니다.
친구넘 중에도 다방 아가씨랑 살림 차렸다가 이혼까지 했네요.
지금 다시 재결합은 했지만 ..

친구분..아마 저 위에서 멋진 사랑 하고 계실겁니다.
추천 0

3등! 샘이깊은물 13-02-14 12:36 IP : dce883c7840cb17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황정민과 전도연의 러브 스토리가 생각나네요~
추천 0

바른생각 13-02-14 14:17 IP : dc6c12a1bfdf843
잘 보고 갑니다....
추천 0

비맞은대나무2 13-02-14 15:01 IP : 08fa5d2e5f43054
제친구넘 25살에 다방아가씨에게 사기당해 3천만원 빛지고 ᆢ
35살에 그아가씨를 데려와결혼 한다더군요

둘의 사연도 기구한데 ᆢ 넘 길어서

어찌됐던 3년이 지난 지금도 결혼 안했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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