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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친구야!

소풍 IP : 15b869628fc66b4 날짜 : 2013-03-27 09:40 조회 : 1642 본문+댓글추천 : 0

야! 잘 사냐?"
"바-바-바-"
"나도 임마 반갑지. 애들은 잘 크고?"
"어-어-어 -"
"그래 3월말에 한번 보자."

그 녀석의 별명은 "인터벌"입니다.
인터폴도 아니고 인터넷도 아닌 인터벌이란 별명을 가지게 된건
그 친구의 지독한 말더듬 때문이었습니다.
평소엔 또 그런대로 들어 줄만 하지만 뭔가 긴장된 분위기나
낯선 현장에서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져 통역이 없어면
청취 불가 수준일 정도 였습니다.

공부도 나름 잘 했고 특히 서예와 미술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었지만
이 친구의 말더듬은 군대이든 직장이든 어느곳 하나에도 적응치 못하는
참으로 지독한 핸디캡이었습니다.
결국 조그마한 시골의 서예 학원으로 낙찰이 되어 나름대로 적응은 했지만---

중학교때인가 봅니다.
"오등은 자에---"로 시작하는 기미 독립 선언문을 외우라는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국어 선생님이 누구입니까?
인상은 하얀비늘님이나 붕어향님을 능가하고 거기다 스냅을 실어 짧게 짧게 끊어치는 주먹하며..
오죽하면 별명이 "개거품 이셨겠습니까?

어쨌던 약속된 날 개거품 선생님이 말씀 하셨죠.
"외운 놈은 앉아 있고 못 외운 놈은 복도로 나가라."
"양심 불량인 녀석은 가중 처벌이니 알아서 하도록-"
십 여명만 앉아 있고 나머지는 자진해서 도살장으로 끌려 갔습니다.

"야 ! 너 외워봐"
"오등은 자에------------------"
"되었고 뒤에!"
"오등은 자에---더듬---버벅---"
"나가 임마."

드디어 "인터벌" 차례가 되었습니다.

"오-오-오-"
"오우케이! 수고 했어. 앉아.."
그날 그 녀석이 외운건 "오" 밖에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이 녀석이 저를 따라 낚시를 하기 시작했었답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
에어컨도 없는 낚시점은 새물찬스를 누리는 꾼들로 북적 되었습니다.

"학생 뭐이고?"
"떠-떠-떠-"
"떡밥말이재. 거 있네."
"지-지-지-"
"지렁이 말이가?. 조 있다 아이가. 짝밥 칠라꼬?"

손님은 북적 되고 날씨는 덥고 아저씨가 좀 짜증이 난 모양입니다.

"보-보-보 -"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어이 보거라 학생. 보 뭐이란 말이고"





"보-보-보-보... 봉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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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소풍 13-03-27 09:42 IP : 15b869628fc66b4
옛 친구들의 모임이 주말에 있습니다.

낚시도 하고 살아온 이야기도 흠뻑 할 생각입니다.

소풍가듯 설레네요.

글은 예전 글인데 조금 바꿔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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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참斬월月 13-03-27 09:49 IP : 932e73c993186b9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재미있는 일 있으시면 또 이렇게 올려 주십시오~

저도 소풍..아니 야영 나가는 길에 들렷다가 웃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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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달랑무™ 13-03-27 09:53 IP : fec129a9f581402
이거..본인 얘기죠ㅡㅡ*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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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3-27 09:55 IP : 15b869628fc66b4
달-달-달......랑무....

뭐-뭐-뭐....라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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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3-27 10:14 IP : 15b869628fc66b4
참월님!

웃으셨다니 감사 드립니다.

늘 옛 친구 만나는 설레임으로

자게방을 오고 싶은 마음에

글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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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곰돌이 13-03-27 10:16 IP : 18db0431740d9de
솔직히 이번글은 별로 재미 없습니다. ㅡ.ㅡ;;

혹시 제가 머리가 나빠서 이해를 못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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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3-27 10:18 IP : 15b869628fc66b4
불량곰돌이님!

지송..

저도 밑천이 이게 다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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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옹 13-03-27 10:53 IP : ec182f3cca695b1
저는 재밌네요.

개거품 선생님께서는 아직도 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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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곰돌이 13-03-27 11:02 IP : 18db0431740d9de
멧돼지 이야기 재미 있었는데

그거 누가 이겼습니까?

멧돼지가 한눈 파는사이 받침대를 무기삼아 내달리던 전광석화의 사내는 어찌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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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3-27 11:10 IP : 15b869628fc66b4
사립옹님!

개거품 선생님은 재작년인가 한번 우연히 뵈었습니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 하시더군요.

세월무상 느꼈습니다.

불량곰돌이님!

지난 글은 어떤 사정으로 멈췄습니다.

받침대가 접이식이라 멧돼지가 황당하게 웃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했습니다.

마무리를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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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낚 13-03-27 11:23 IP : 241a3633075d8ca
잼있네요. 요즘은 버벅거리는 애들 잘 못보았습니다만. 옛날엔 더러더러 있었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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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각 13-03-27 13:46 IP : dc6c12a1bfdf843
좋은 친구들과의 만남...즐거운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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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水仙 13-03-27 13:46 IP : e6f0afebf035d0c
반가운 옛 냄새에 흔적 남겨 봅니다...ㅎㅎ

지난 열흘 동안 연평도에서 일하느라
북한 놈들 공갈에 신경썼더니...피곤함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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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13-03-28 10:34 IP : 15b869628fc66b4
어수선님이 다녀 가셨네요.

월척에서 유일하게 직접 뵌 분..ㅎㅎ

처음으로 옛글을 찾아 보았습니다.

세상은 날 보고 자꾸 전진만 하라는데

저는 또 이렇게 뒷걸음질만 칩니다.

늘 건강 유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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