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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 후 문득 차에 있는 낚시장비들을 정돈해 보았습니다.
불용품이 있으면 무료분양에 동참도 해 보고 싶었고요.
그런데, 어쩐지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차 뒷문 귀퉁이에 세워둔 원통장비 케이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왠지 불길한 생각에 온 차안을 살피고, 낚시가방을 탁탁 털어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헐레벌떡 집에 올라와 낚시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질 않습니다.
분명 받침대 한두개, 만능절기, 바닥용 수초제거기 등 몇개를 넣어두었는데,
아마 차문을 열고 닫을때 어딘가에 흘려버렸나 봅니다.
새끼 잃은 어미소 마냥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을 내 장비들을 생각하니
잠자리에 누워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평소 제가 좋아하는 애창곡인 조수미의 "나 가거든" 을 크게 틀고 도로를 달리다
어느 순간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아이고, 이 못난놈아...
지금껏 네가 잃어 버리고 산 것이 어디 그것 하나뿐이랴...
어리고 무지해서 재산도 잃어 봤고,
한살 두살 나이듦에 꿈도 패기도 잃어 봤고,
알량한 자존심에 사랑도, 우정도 잃어 봤고,
나태함에 좋은 기회도 잃어 봤고,
취기에 금전도 날려 봤고,
나의 모난 성격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도 줘 봤고....
물론, 살면서 얻은 것들도 참으로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두 딸을 얻었고, 좋은 동료, 이웃,
늘 변하지 않는 친구들과 선.후배 조우님들....
아끼던 낚시장비 몇개를 잃어버렸지만,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삶은 적게 읽고, 많이 얻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작은 깨우침을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모든분들 오늘 하루도 좋은날 되시고, 주말에 출조하시는 분들은
대물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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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즐거운하루되십시요.
동네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