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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밖을 보며 일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미안해하고 있겠지요.
아이들을 떠올리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있겠지요.
돌아서면서 내내 짠했던 마음이 빗소리에 다시 살아납니다.
부디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이었기에
힘겨웁더라도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이것이지만
작은 힘이나마 되었으면 합니다.
♣ 섬 / 정현종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하늘 냄새 / 박희준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 다시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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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이잉~~하게 다가오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