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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박스가 자주 나옵니다
매일 빈박스 대여섯개 정도의 폐지를 내 놓게 되는데
그 폐지들을 수거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그분들 중에 다툼이 생길때 여긴 내 거래처요 .. 하시는 한분이 계십니다
장애인용 전동차를 타고 폐지를 줍는 70대 노인께서
제 가게앞의 폐지를 도맡아 수거 해 가십니다
내 거래처요 .. 당당히 말씀 하시는 주인공 이시기도 하구요
정해진 바는 없지만 비공식적이나마 그분의 당당한 사업영역 입니다
혼자 사시고 폐지줏어 한달 60여만원 버시고
몸이 편치 않은 노인이시고 대화나눌 가족마저 없는 분이란걸 알게된건 얼마전 일입니다
누군가 하고 인사정도를 나누고 사는것도 그분에겐 쉽지 않은 일 이었을겁니다
오랜 세월을 혼자 살아오신 분이니 그럴거라 짐작해 봅니다
비 오는 날
양질의 (?) 폐지가 다량으로 나와 젖지 않도록 가게 안에 들여다 놨다가
전동차에 실어 드렸더니 그때부터 인사를 해오십니다
폐지 줍는 다른분들이 수거를 해가기도 하니 대충 내 놓기만 해도 되지만
그분들중엔 제일 연세 많고 불편한 몸이시니 나름 거래처 역할을 해드리는 거죠
성심껏 거래처 역할을 해드리는 대신
잘 웃지 않던 노인이 활짝 웃으시며 아는체를 해주시는걸로
댓가를 받습니다
잠깐 서서 어젠 이웃에서 묵은 김치를 갖다줘서 잘 먹었다느니
좀 늦어서 아웃도어집 박스를 누가 먼저 가져가 버렸다느니
사소한 얘기를 듣습니다
굳어져 버린 미간이 깊은 골을 파 냈는데
그 골엔 지독한 외로움이 가득했었을 겁니다
아니 그 짙은 외로움의 곰팡이 냄새가 지리도록 맡아집니다
이분이 아니어도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계신 어르신들을 보면 제일먼저 외로움이 생각 납니다
아직 겪지 않은 시기이지만
어쩌면 전생에라도 이미 겪어온듯 이질감 없이 근접한 외로움이 익숙하게 만져집니다
나의 노년은 그와 같지 않겠지만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
저 멀리서 파지줍는 그 노인이 또 순회를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은 내놓을 파지가 없지만
서류보관창고에 기한지난 서류뭉치를 찿아 한박스를 만들어 내 놨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안녕허시우 .. 밥은 드셨우 하고
인사 해오실 그분의 거래처
제가 그분의 거래처 이닌까요
어쩌면 그인사가 그분이 오늘 처음으로 세상에 내뱉는 첫마디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 귀한 인사에 보답해야지요
언젠가..
저 자리에 다른모습으로나마 내가 섯을때
누군가 말 걸어줄 사람을 간절히 기다릴지도 모르는 일 이닌까요
사람이 늙는건 참 쓸쓸한 일이 랍니다
지독히도 외롭구요 .
그럴것 같습니다
눈물나도록 ..
저는 아마도 전생에 이미 노년을 겪어봤었던 사람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른이의 노년에 이리 가슴저릴 까닭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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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에게 더욱 힘겨운 겨울이 오고 있으니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