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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 대하듯 별별일 다 시키는 주민의 요구에도 거절치 못하는
그분들의 애환이 남의 일 같지 않아 착잡한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 은퇴하시어 아파트 경비 일을 하실 수도 있고
나이 들었을 때 내가 할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그렇게 막 대할 수는 없는 일인데 말이죠.
10여 년 조금 지난 시절의 일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늦은 시간, 가게 일을 마치고 아파트 현관에 들어선 순간
경비아저씨와 주민과의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 가끔 마주친 30대 초반의 젊은 주민이
경비아저씨를 꾸짖는 듯 보이길래
지나칠 수 없어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젊은 주민의 말은
평상시에 주민의 왕래에도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무뚝뚝한 경비아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
벼르고 별렀다면서 따지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대충 짐작이 갔습니다만,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리곤 조용히 타일렀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술을 드시고
아버지뻘 되시는 분께 그렇게 심하게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내일 아침 맑은 정신으로 정중히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고 얘길 했습니다.
그리곤 경비 아저씨께 갔습니다.
자식 같은 주민에게 들은 언짢은 얘기가
이전에 한자리했을 법한 그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나 봅니다.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딱히 드릴 말씀이 없어
참으시라는 말밖에는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경비아저씨는 자진하여 그만두었는지
권고사직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그만두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민에게 살갑게 다가서지 못했음은 인정하지만
그 일로 아저씨가 일자리를 잃은 것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돌아가신 장인어른께서도 아파트 경비 일을 하셨던 터라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겨졌습니다.
그일 이후로 바뀐 경비 아저씨께 더욱 관심을 두게되었고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맛난 것 있으면 조금이라도 나누어 먹었지요.
10여 년 아파트에 살면서 좋은 주민을 더 많이 보았기 때문에
서두에 언급한 신문기사의 주민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라 생각하였지만
오후 내내 씁쓸한 마음은 가시질 않았습니다.
혹여 아파트에 사신다면
경비아저씨를 이웃 아저씨라고 생각하시고 조금만 배려해 주시면
그분들 노년의 일자리가 힘들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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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 하시지요?
환절기라 건강 꼭 챙기십시요ㅡㅡㅡ^^
크ㅡㅡㅡㅡㅡㅡㅡㅡ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