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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 여행...

고지비 IP : a969d00a65f1581 날짜 : 2022-07-14 19:48 조회 : 2676 본문+댓글추천 : 7

한겨레21

고속도로에서 닭과 눈이 마주친 순간

한겨레21 입력 2022. 07. 14. 10:28 댓글 47개

[시골 수의사의 동물일기]달리는 트럭에 실린 닭들을 보자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 생각이.. 치킨 광고를 볼 때마다 떠올리는 그 닭

복날을 앞두면 더 많은 어린 닭이 닭장차에 실려간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복날을 앞두면 더 많은 어린 닭이 닭장차에 실려간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비가 조금씩 흩뿌리는 고속도로였다. 차 안 동승석에 앉은 나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큰 소리를 내며 옆 차선으로 지나가는 트럭이 보이는가 싶더니 짧은 순간 닭과 눈이 마주쳤다. 반사적으로 창문을 열었다.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었다. 굉음과 함께 차가운 빗물이 얼굴을 때렸다.

트럭은 닭들을 싣고 달렸다. 노란색 플라스틱 상자가 트럭 위에서 10층 넘게 위태로이 쌓여 흔들렸다. 높게 쌓인 상자들 안에는 닭이 가득 차 있었다. 날개와 목이 상자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닭 털이 바람에 나부끼며 어지럽게 펄럭였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트럭 전체에 깃털 장식을 해놓은 것 같았다.

그날 그 닭이 올려다봤을 하늘

닭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친 것은 찰나였다. 나와 눈을 맞춘 닭은 목과 얼굴만 밖으로 나와 움직이지 못했다. 얼굴의 짧은 깃털이 바람 때문에 사방으로 흔들렸고 그 짧은 깃털 사이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닭은 좌우 측면으로 얼굴을 반복해서 돌려 하늘을 바라보려 애썼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날아와 깊숙하게 꽂혔다. 그 닭은 나와 함께 사는 앵무새가 하늘 위를 바라보려 할 때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트럭 안의 닭이 내 반려조와 다르지 않은 생명체라는 것을 단숨에 알았다. 나와 함께 사는 새는 온기가 있는 생명체다. 저 닭도 그런 생명체다. 고통을 느끼고 있다. 명치를 세게 한 대 맞은 것처럼 숨이 턱 막혔다.

맹금류를 제외한 새들 대부분은 위를 쳐다볼 때 머리를 좌우 측면으로 움직이고 한쪽 눈만 사용해 하늘을 본다. 천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이들의 눈은 머리 측면에 있고 덕분에 넓은 시야를 갖는다. 하지만 눈을 움직이는 근육 발달이 덜 돼 머리 위의 상황을 파악하려면 눈이 아닌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야 한다. 내 반려조 역시 자기보다 높은 곳을 쳐다볼 때 트럭 위의 닭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늘을 본다. 앵무새를 입양하고 처음 이 행동을 봤을 때 신비로운 마음에 가슴이 뛰었다. 개나 고양이가 목을 뒤로 젖혀 두 눈을 사용해 머리 위를 보는 것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날개로 날 수 있으면서도 두 다리로 땅을 딛는 새에 대해 수의과대학에 다닐 때부터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 매끄러운 깃털로 덮인 날렵한 몸체는 아름다웠고, 특별한 소리를 내는 그들의 의사소통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다. 새는 사람보다 우주의 비밀을 더 많이 아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 닭을 봤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나의 앵무새는 지금 따뜻한 집에서 해바라기 씨앗을 부리로 딱딱 까먹고 있거나 횃대 위에서 좋아하는 나무 조각 장난감을 씹고 있을 것이다. 같은 시간 고속도로 트럭 위에서 닭들은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과 바람, 얼음처럼 차가운 빗방울을 버티고 있었다. 이런 수송 방식은 고문이고 학대다. 어차피 곧 도축될 닭이기에 눈감아도 되는 일인가? 그렇지 않다는 내면의 소리가 계속 마음에 울렸다.

 

양계 양돈을해봤고  관련된 일을 해본 사람으로...

도로에서 

닭이나 돼지를 실은 저 차들을 보면 

차에실린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마지막 길인걸 알기에..

그저 한마듸 합니다...

잘 가라...

그러면서도 웬지 마음 한구석이 짠한건 어쩔수 없네요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먹어야 하고 

저들은 먹혀야 한다는걸  부정할수없기에....

 

추천 1

1등! 하드락 22-07-14 21:14 IP : 79f94d439a5955c
죽은

닭과 돼지의

영혼이

눈에 보인다면

사람은

태양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추천 0

2등! 한마리만물어봐라 22-07-14 21:56 IP : 47e1a680925de43
아름다운 마음이십니다~^^
저는.....
반성합니다....
앞이나 옆에 닭장차나 돈차가 지나가면 냄새 때문에 차공조기를 외기에서 내기로 바꾸는데....
저도 다시 보게 되면 묵념한번 해야겠네요
추천 0

3등! 쫌사 22-07-14 23:19 IP : 43d1488f3d93aba
처음이며 한번 마지막 외출이 ....

막 마트에서 닭강정 세일하길래 사왔는데....

육식을 즐기지는 않지만 기운떨어질때 한번씩 찾곤합니다.

저모습을 한번씩 상기하고 자제해보겠습니다.
추천 0

쫌사 22-07-15 00:13 IP : 43d1488f3d93aba
사실 채식이 더 고급지고 비쌉니다. 만들려면 손이 많이갑니다.
물김치, 생채소 무침, 잘숙성된김치...그리고 된장 청국장 등
반면 돼지고기 닭고기 싸고 쉽게 요리해서 먹기가 편하고 고기맛들이면 맛있고 기운나고....
위 사진을 망각하면 좋죠.

사진을 보니
설탕을 얻기위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재배가 떠오릅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이 지중에 운반선 바닦에 쇠사슬에 묶여
위 사진 닭처럼 갇혀 아메리카로 운반되었습니다.
그들이 사탕수수를 재배했지요.

설탕
닭 돼지 소
기업들의 열악한 조건에서의 대량생산.

현재는 성인병의 주범입니다.

그들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cool 하게 금육을 말할수 없어도
절제가 필요합니다.
추천 1

무늬만낚시꾼 22-07-15 07:07 IP : e68ac266a11474b
주둥이에 낚시 바늘을 보면 어찌... ㅠㅠ
낚아, 먹던, 손맛만 보고 풀어 주던 붕씨가 말을 한다면, "에라이...."
추천 0

sunshine 22-07-15 09:04 IP : 83a6846003965ad
사람이 살면서 삶의 행위를 하며 쌓는것이
업보와 덕이 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많은 잘못을 행합니다.

지금은 종교를 믿고 있진 않지만
가끔 뉘우치기도 하고 빌기도 하며 사는거죠.

사람은 눈뜨고 있는 생명을 보고 침을 흘리진
않습니다. 만일 그런다면 짐승이겠죠.

어쩌다 한번쯤은 난 사람이다 라는 생각.

신선한 글 잘 봤습니다.
추천 0

노지사랑™ 22-07-15 09:55 IP : ec3ecd036d6bb7a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추천 0

창천교룡 22-07-15 10:42 IP : 768ae52ecb3ba39
흠흠
추천 0

숨은붕어 22-07-15 11:14 IP : 193780196701a97
살생과 식생을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는 범하지말자
추천 1

   
하드락 22-07-15 12:54 IP : 79f94d439a5955c
오바육바

하시는

오류는 법하지말자.
추천 3

자붕50 22-07-16 21:31 IP : 33f2a591b5e3f84
한번 더 생각하고 먹어야 할 듯 합니다
더위에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
추천 0

쏠라이클립스 22-07-18 05:06 IP : 3ebeb1453ca38b1
지나다 차량들을 가끔 봅니다..
미안하다, 잘가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추천 0

쏠라이클립스 22-07-18 11:37 IP : a6416d01b47f3e5
추천 0

장기판소 22-07-18 20:28 IP : 11f3cac91ba27c6
먹을때 더 맛있게 먹어야 겠슴니다
추천 0

동천초6학년 22-07-19 08:33 IP : 69688f7116d0ec5
인간을 위해 희생됐으니 다음 생은 봉황이나 용으로 환생하길...
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