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세월이 내게서 치기를 뺏어갔을까...
한없는 겸손으로 사용기를 적어봅니다.
편의상 경어체를 쓰지 않으니 양해 바랍니다. /
6년 전에 강좌란에 '10센티만 띄워보자'는 글을 썼었다.
바닥에 닿아있는 봉돌을 목줄의 1/3만큼 띄워보자는 내용이었다.
누구나 단발성으로는 해봤을,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다.
ㅡ 이거, 다들 해본 거 아니야?
라는 이들에게,
ㅡ 본신이 어떻게 나타날까요?
라고 물어봤다.
보편적으로, 빨리는 입질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6년 동안을 1/3 띄우고 낚시했다.
결론은, 그들의 막연한 생각은 틀렸다는 것이다.
드물게 빨리지만, 찌는 솟는다. 키대로 스멀스멀.
이 사용기는 글쓴이만의 사용기가 아니다.
6년 동안 참 많은 전화를 받았고, 성심 껏 말씀드렸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시도자일 뿐이니,
선생님도 추후 경험치를 제게 가르쳐 주세요,
라는 내 말에 그들은 약속을 지켰다.
나는 그들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은 이 채비로,
흔들이부터 오뎅까지 각종 미끼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낚시했고,
그 데이터를 내게 아낌없이 주셨다.
이제, 6년의 세월을 버무려 이 채비의 사용기를 적는다.
(채비 이름은 없지만, 이하 설명 시 '얼쉰채비'로 부른다)
1. 채비의 궁합
원줄은 카본 2호를 쓴다.
찌 부력은 4.0~ 4.5 그램이면 카본 2호 줄을 견딘다.
봉돌을 띄워도 찌톱 노출 정도에 변함이 없다.
너무 저부력은 줄누름 현상이 발생하여,
찌가 서서히 잠기거나 자기 쪽으로 다가온다.
모노나 새미를 고집하는 분들은,
원줄을 침수시키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
카본 2호 줄은 너무 약한 거 아니냐, 는 염려가 있을 수 있겠다.
경험에 따르면, 맹탕이든 수초 언저리든 절대 약하지 않다.
300미터 저가 카본줄을 쓴다.
데미지가 보이면 아낌없이 교체한다.
봉돌은 카멜레온 추처럼 쇠링 가감형을 사용한다.
찌톱 노출 조정 시 유용하다.
2. 찌맞춤.
목줄 없이 봉돌만 달고 영점 맞춤한다.
찌가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만 맞춰도 된다.
반복 캐스팅으로 확실한 수심 체크.
(거듭 강조하지만, 찌는 올렸다 내리면서 조정해야 한다.
가끔 바닥을 찾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다)
목줄을 30센티로 가정하고, 목줄을 달고,
상단 찌멈춤고무 2개 중 아래 찌멈춤고무를 밑으로 10센티 내린다.
봉돌이 바닥에서 10센티 부상했고,
슬로프 생긴 목줄은 약 17센티 정도 바닥에 깔린다.
찌 노출 정도는 찌맞춤 때와 같다.
캐미 머리가 물에 깜박거리고 있다면,
쇠링을 감하여 찌톱을 조금 더 노출 시킨다.
(찌를 이동해봤자 10센티 안에서는 헛빵이다)
캐미 고무 보일락 말락 추천.
3. 대편성
정면을 보고 앉지 않는다.
좌든 우든 한쪽으로 45도 틀어서 앉는다.
동쪽이나 바람 불어오는 쪽은 피해서 앉거나,
좌우 연안 환경 중 고기가 있을 만한 쪽(수초)으로 앉는다.
좌우 동일 조건이면, 물 흘러가는 쪽으로 앉는다.
맹탕 ㆍ8대 편성ㆍ 좌측으로 45도 틀었다 가정하고,
좌측 1ㆍ2번 대는 연안으로 바짝 붙여 갓낚시로 하고,
맨 오른쪽 제일 장대는 애초의 정면을 향한다.
예 : 25ㆍ40ㆍ29ㆍ42ㆍ32ㆍ44ㆍ36ㆍ47
짧은 대는 바닥 채비로, 긴 대는 얼쉰채비로 한다.
수위변동이 있다면 바닥채비를 기준으로 재조정하면 된다.
바닥채비 찌를 1마디 올려서 조정했다면,
얼쉰채비 역시 상단 찌멈춤고무 2개를 그만큼 올려준다.
꼭 기억하자.
수위변동일 때는 찌를 조정하고,
치톱 노출을 조정할 때는 봉돌을 가감한다.
4. 본 낚시
보통 8대 중 6대를 얼쉰채비로 한다.
짧은 목줄은 1/2을 띄우고, 긴 목줄은 1/3을 띄운다.
파도가 치거나 똥바람 아니면 얼쉰채비를 쓴다.
절대 물흐름에 취약하지 않다.
바닥채비가 빨리면 얼쉰채비도 빨린다.
바닥채비가 솟는데 얼쉰채비가 빨리진 않는다.
찌솟음은 바닥채비보다 얼쉰채비가 부드럽다.
혹시 바닥채비는 솟는데 얼쉰채비가 자꾸 빨릴 때는,
10센티 띄운 폭을 6센티 정도로 줄이면 된다.
5. 얼쉰채비의 효율성
예민한 시기.
깔짝이는 바닥채비가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봉돌을 띄워보자.
키대로 솟아 동동거리다 밑으로 확 째는 입질을 만날 수도 있다.
찌가 저마다의 키 높이를 자랑해서 산만하다면,
봉돌을 한 번 띄워보자.
일렬횡대 똑같은 키의 캐미에 그대 마음 또한 차분해질 것이다.
가끔은 물멍 때려도 좋다.
울렁이는 예신에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6. 목줄 길이
옥수수 30ㆍ글루텐 20ㆍ생미끼 16센티를 추천한다.
7. 하지만
미끼ㆍ채비 이딴 거 사실 다 필요 없다.
고기가 있는 자리를 찾아야 한다.
오늘의 꽝은 자산이다.
해서, 꽝을 쳐도 진지하게 쳐야 한다.
숱한 꽝은 포인트 안목을 담보한다.
하여, 취미지만, 진지하게 즐겨보자.
8. 별거 없음
찌맞춤은 중요하지 않다.
가라앉지만 않으면 된다.
노출 정도는 취향 따라 선택하면 된다.
봉돌이 뜨면서 이물감 해소나 예민함은 담보됐다.
언제나 바닥채비와 얼쉰채비를 병행했다.
바닥채비와 얼쉰채비의 조과 차이를 6년 동안 지켜봤다.
심심하시면 한 번 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6년의 채비 사용기를 이만 마친다.
9. 내 채비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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