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일억님의 오랫만의 조행기에 자극을 받아 말 안듣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물이나 보고 오자 하는 마음으로 옥포랜드를 찾았습니다.
비록 벚꽃의 계절은 벌써 지나고 주변 산등성이에도 신록이라 부르기엔 너무나 짙은 녹음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만에 다시 보는 옥포랜드인지 몰라 눈물조차 핑 돌았습니다. 그저 물만 바라보는 것으로 좋았습니다.
아직은 몸이 부실한 관계로 꼼지락꼼지락 물가를 거닐기만 했었는데, 기왕 올라온 김에 잡지는 못해도 대를 드리우고 싶었습니다.

9척 한대를 펼쳐 봅니다. 느릿느릿 찌 맞추고, 수심 재고, 그나마 채비를 봄철용으로 새로하기는 힘이 들어 지난 겨울 묶어 두었던 0.5 원줄과 0.25 목줄, 겨울용 사스케 5호 바늘-바라사 2호보다 조금 큰 사이즈 입니다.- 로 한번 던져 넣어 봅니다.
떡밥도 새로 녹이는 것이 번거로와 겨울에 게으르게 사용하던 흔들이와 어분으로 바닥 콩고물낚시를 시도해 봅니다.
한번 두번 세번... 투척이 거듭되니 찌에 조금씩 변화가 옵니다.
목내림에 이은 되돌림, 그 중간에 간간이 보이는 고기들의 미끼에 대한 흥미...
슬금슬금 예신에 이은 쏙 들어가는 입질들이 이어집니다.
약한 채비와 맛 없는 미끼에도 먹성 좋은 녀석들이 정직한 반응을 보여 줍니다.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오전 열시경부터 대를 펼치기 시작하여 열두시 반경 점심을 먹기 전까지 한 이삼십수 착실히 손맛을 봅니다.
물론 중간에 몇개의 바늘을 고기에게 빼앗기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옥포의 고기들은 착하고 정직하였습니다.
오랫만에 물가를 찾은 게으른 단골조사에게 안부인사를 하듯 반가운 손맛의 폭포를 맞게 해 주었습니다.
수일 내에 다시 힘을 내어 물가를 찾고 싶습니다. 그 때는 오늘보다 조금 더 길게 낚시를 할 채력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 오랫만에 여러 반가운 조우님들을 뵈었습니다. 다들 이 못난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반가운 인사들을 전해주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대를 펼치는 나를 안스러운듯 걱정스러운듯 바라보며 신경을 써 주신 수달사장님도 고맙습니다.
옥포는 항상 내 마음의 안식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