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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낚시터에서

찌의진실 IP : d86492128bf7681 날짜 : 2018-03-19 21:48 조회 : 4475 본문+댓글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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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낚시를 한지도 오래 전, 그러니까 거의 10년이 된 것 같다. 그때는 한 겨울에도 매주 낚시를 갔었는데 한 번 두 번 가지 않으니 이제는 추워서 못하는데 그때는 추운데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 무료해서 하우스를 다녔는데 하우스는 바닥채비 가지고는 승산이 없는 것을 알면서 혹여 한 번이라도 찌 올림을 본다면 대박 중에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너 번 출조에 성적은 미미했다. 겨울에 손맛터, 그것도 노지낚시가 가능한 곳을 찾아서 간 곳이 늘푸른낚시터였다. 비닐로 앞뒤로 막아놓고 낚시거치대 앞에는 미닫이 식으로 되어있어서 바람막이로는 아주 좋았다. 3,6칸도 드리울 수 있지만 보통 3.2칸 까지 사용을 한다. 가운데 기포기가 있고 연안에 파이프 가 있고 일정한 간격으로 조성된 조그만 관으로 지하수가 배출되고 있어서 한 겨울에도 붕어가 활동을 한다고 한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간간히 붕어가 올라왔다. 단지 불편함이라면 가운데 기포기가 있어서 채비를 가볍게 하면 찌가 스므스하게 이동을 하고 3마디 올려 놓은 찌가 살며시 잠겨서 입질인 줄 착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지하수가 배출되는 조그만 소리를 하루 종일 듣노라면 소음이 된다.

오후의 햇살에 포근함을 느끼며 나른함마저 있는 한가로움에 옆 사람의 소리가 그 정적을 깬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은가 보다. 역시 그렇다. 묻지도 않은 자신의 낚시채비를 자랑을 한다. 자신의 채비는 편납홀더 인데 위아래로 이동 가능하며 편리하다고 자랑을 한다. 편납홀더 사용은 일반적이고 그것을 계속 사용하다 싫증이 나서 원봉돌 채비로 다시 원위치 한 사람도 있는데 새로운 것인 양 자랑을 한다. 내 채비를 보더니 이제는 낚시대 자랑을 한다. 체어맨낚시대를 쓰는 사람을 가리키며 나는 저런 낚시대를 안쓴다고 하면서 자신의 낚시대를 들어 보여준다. 자신의 낚시대는 명파라고 한다. 그래서 무슨명파 인가요? 디와인드명파 인가요? 하니 대답을 못한다. 그래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내낚시대는 15년전에 샀는데 동미명작 이라고 대당 22만원 주고 샀습니다 하니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조금 후에 삼합이라고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건 좋은 떡밥이라고 하면서 보여준다. 후까도르인것 같았다. 그건 미끼가 가볍다는 것 말고는 미끼로서는 별 효능이 없다고 했더니 조용해 졌다.
한 참을 낚시하고 있는데 이번엔 좌측에 있는 사람이 나를 힐끗힐끗 본다. 무언가 내게 자랑을 하고 싶은가 보다. 역시나 자신의 찌를 자랑한다. 군계**라는 회사에서 산 찌라며 잘 올려준다고 한다. 찌는 붕어가 올려주는데 그 찌는 발전기가 달렸나 보다.

예전과 달라서 이제는 낚시에 대한 궁금증은 인터넷으로 쉽게 지식을 습득 할 수가 있어서 자신이 특별히 고안해낸 것 아닌 다음에야 보편적인 지식과 정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그것을 굳이 자랑이라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단지 조금 더 빨리 알았을 뿐인데 그것이 특별한 것이라 믿고 있는 것 같다.

낚시를 한지도 이제는 제법 오래되었다. 이제는 반환점을 돌아서서 앞으로 낚시할 시간이 낚시한 시간보다 짧을 텐데 이제는 무엇을 남겼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붕어를 한 마리도 못 잡아도 웃으며 갈 수 있는 그런 것보다도 낚시를 하면서 내 채비와 내 낚시대를 자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내 채비가 아무리 좋고 특별해도 옆 사람에게 자랑하지 않는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내게 채비법을 물어 볼 때 자랑스럽게 대하는 것이 아니고 겸손하게 단지 먼저 알았다는 자세로 대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까지 해온 낚시가 내게 남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낚시의 구조오작위 중 조선(釣仙) 혹은 조성(釣聖)은 아니더라도 그저 낚시하는 사람의 조사(釣師)만 되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늘푸른낚시터'에서 나 스스로에게 좋은 질문을 던졌고 해답을 찾은 것 같다. 그저 한 사람의 조사가 되는 것 만으로도 낚시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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