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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IP : 2b0af8a8effe8d4 날짜 : 2009-05-06 00:57 조회 : 5201 본문+댓글추천 : 0
계절의 여왕 오월입니다.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조황은 계절만큼 풍성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월 첫번째 토.일요일에 북영천 지역과 성주 용암 일대를 둘러보았습니다.
가뭄이 심한 탓에 북영천 지역에는 소류지 바닥이 드러난 곳이 더러 있었습니다.
화남면에 등곡지가 제방공사로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었고, 배암지는 50여평 남기고
바닥을 보인 상태였습니다. 인근 마을청년인듯한 사람 둘이서 뻘밭에 들어가 손으로 잡은 것이라며
자랑이라도 하듯 100여수(턱걸이 월 한두수 외 대부분 중치급) 담긴 고무대야를 보여 주네요.
과연 뻘 속에서 얼마나 붕어가 살아 남을지 당분간 배암지도 낚시가 어렵겠습니다.
풍곡지는 만수에서 수위가 1미터 정도 줄어들어 포인트가 많이 드러나 상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조황이 좋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네요
아마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쓰레기 양이 근래에 조황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합니다.
사진은 풍곡지의 지킴이....
일요일에는 기분 좋은 일이 있어 소개합니다.
성주 용암 갈명지 아랫못은 물은 넘쳐 흐르는 상황인데 전혀 입질이 없었습니다.
그늘이 있는 인근 칠령지로 이동...
일요일인데도 낚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이곳 역시 많은 쓰레기가 서너군데 쌓여 있었습니다.
쓰레기 버려놓았다고 혼자 욕하면서 상류쪽 적당한 그늘아래 자리잡고 낚시대 펴고 앉았는데
반시간 쯤 지났을 무렵 못 입구에서 "아무도 없네" 하면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입구까지 숲이 우거져 보이지는 않는데 종종 두사람의 작은 이야기 소리와 부시럭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수십분이 지나도 낚시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물꾼이거나 새우통발 놓으러 온 것일거라 예상했지만 한참동안 보이지 않아 의아 했는데 한사람이 등뒤로 나타나 "낚시 좀 됩니까?"하면서 큰 마대자루를 털석 내려놓는데, 내려놓을때 마대안에서 프라스틱 통발같은 소리가 나길래 '아~ 통발 놓으러 왔구나'하고 통발꾼으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마대를 내려놓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 한참 지난뒤 두사람이 올라오면서 "이제 여기가 마지막이야"하길래 뒤돌아 보니 글쎄~ 쌓여진 쓰레기를 마대에 줏어담고 있었습니다. 잠시 잘못된 생각을 했던 것이 얼마나 미안하고, 쓰레기 많다면서도 치울 생각은 않고 온갖 욕만 뱉은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던지...
얼른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를 줏어모아 마대에 담으면서 어떻게(뭣하러) 왔느냐?, 어디에 계시냐?, 어느 조우회냐? 이것 저것 여쭤보니 "그냥 낚시가 좋아서 낚시를 자주 다니는데 작년에 여기 왔더니 이 좋은 낚시터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이번에 청소할 준비를 하고 왔다"며 이마에 땀을 흘리면서 쓰레기를 치우고 계셨습니다.
나는 평소 남이 버린 쓰레기를 주을때 쌍욕을 하고 그러는데 이분 들은 전혀 싫은 내색도 없이 자기 일하듯 하기에 나도 오늘은 욕한마디 입에담지 못 하였습니다. 두분은 밤낚시를 위하여 건너편에 자리를 잡으셨는데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는 물론이고 한분은 제방에까지 나가 쓰레기를 줏어 오십니다.
두분이 3~40분간 흘린 땀방울은 3~4짜 열마리 보다 더 값져 보였습니다.
연령은 50대 중반에서 후반인듯 한데 무엇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졌습니다.
철수 하면서 못아래 세워진 이분들이 타고온 검은색 다이*** 차 앞유리를 들여다보니 안이나 밖이나 낚시하는 사람의 차 답지 않게 먼지하나 묻어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무얼 하시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낚시가 좋아 낚시터를 진정 아끼는 분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습니다.
연세드신 분들이 쓰레기를 더 많이 버릴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잘못된 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지킴이들이 계시기에 우리의 놀이터는 아직도 유지가 되고있는지도 모름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