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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나라 임자도

새벽여명 IP : b5ac9319769344a 날짜 : 2009-12-10 11:19 조회 : 6036 본문+댓글추천 : 0

임자도 조행

1편 바람과의 싸움

첫날(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때는 2009년 12월 기축년의 마지막 달의 첫 번째 금요일(4일).

2주전부터 계획하던 남도행을 실천에 옮기는 날입니다.

난생 처음 가보는 무안에 도착하여 무안 서해안낚시 가게에 들려 이것저것 사고

6명이 모텔로 갑니다. 새벽 5시에 새우와 지렁이( 이 지렁이 엄청큽니다.

10호 바늘에 3마리만 끼우면 바늘이 덮힙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샀다는거...

1인당 5통씩 총 30통....이 중에서 반은 도초도로 간 바람난붕어가 가져 감)를

사고 포인트를 안내 받아야 하므로 새벽 5시에 다시 오기로 하고 우린 모텔로 갑니다.

모텔에 도착하자마자 초록찌가 체한 것처럼 배가 아프다고 하여 바늘이 없어 커튼에 꽂는 뾰족한 침으로 첫입질

이 손가락을 따줍니다. 거의 생살에 구멍을 내는 듯....

배는 여전히 아프다고 하고, 20분쯤...초록찌가 어디선가 바늘과 실을 주워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주워왔으면 고통이 덜 했을텐데...ㅋㅋㅋ

새벽 5시 밖으로 나와서 보니 아흐....바람이 태풍이고 엄청시리 춥습니다.

6시 30분 첫배를 타기 위해 정암 선착장으로 달려가 보니 역시나 배가 뜨지 않고

대기 중입니다. 9시 넘아가자 다행히 배가 운행을 시작합니다.

배에 오르니 아...이건 뭐 바람이...무지막지하게 불어댑니다.

20분간의 운행 끝에 임자도에 도착, 배에서 내려 보니......갑자기 후회가 막 듭니다.

난, 뭣땜시 여그까지 왔을까? 대여섯 시간의 장거리에 단 1분도 못자고...죄다 눈은

충혈되어 있고, 마음도 심란한디....저 눔의 바람이 아예 기름을 붓는구나...


둘째날

2편 바람과 추위와의 싸움

오전부터 밤 12시까지

임자도에 도착하여 안내 받은 수로를 찾아봅니다.

선착장 근처의 수로....마을 중앙의 수로....그리고 대성해수욕장 근처와 냇가저수지 근처의

수로들....아직 뗏장이 그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멋진 소류지와 수로들이

지천으로 있었으며, 택시 기사분은 약 150여 마리로 추정되는 고기들을 살림망에 가두어 놓고 있었습니다.

씨알요?............5치가 최대...ㅋㅋ

우린 선착장 근처의 "막힌 수로"에서 낚시를 하기로 하고, 각자 마음에 드는 포인트에

대를 편성합니다. 바람난붕어와 희낚은 제방근처에서 같은 수로에서 여명, 첫입질, 수초사이, 초록찌는

바람이 조금 덜 타는 곳에서 각자 대를 폅니다.

그리고 저녁으로 갈수록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결국 첫입질의 텐트 폴대가 부러지고....

캐스팅은 그야말로 10번 한 번 성공하고, 공중에 떠있는 봉돌을 잡기가 왜이리 힘이 드는지...

25칸이 바람때문에 그렇게 무거울수가 없습니다. 바람맛은 톡톡히 본 듯.

시간이 깊어져서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본래 식사는 먹거리를 준비, 해 먹기로 하였으나 바람과 추위때문에 감당이 되질 않아 아예

먹거리 준비를 하지 않고, 7끼니를 모두 사서 먹기로 했습니다.

남도 음식이 입에 잘 맞습니다. 반찬 가짓수도 많고, 국물도 시원하고...가격도 저렴합니다.

저녁을 먹은 후 다시 포인트로 돌아와 보니....바람이 장난도 아니고, 추위도 장난이 아니고

모텔방 하나 얻어 이틀만에 잠을 잡니다.

텔방에서 잘 자고 일어나니 아침 8시.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바람이 안분다!!

해도 뜨고, 구름도 없다!!

포인트로 돌아가서 보니 그 험악한 바람에 텐트와 장비들이 아무(?) 사고없이

잘 버텨주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

지천에 깔린 수로인지라 대만 펴면 낚시할 수 있는 곳이

너무도 많습니다. 누구는 싹다 정리하고 임자도로 이사하겠다는^^


결국 바람난붕어와 희낚총무는 본래 자리를 고수하고, 나머지 네 사람은

이웃한 수로로 옮깁니다. 옮겨야할 장비가 장난 아닙니다.

낚시대 7-8대 다 걷어야죠, 텐트 접어야죠, 받침틀도 걷어야죠, 차에 다시 실어야죠

이걸 다시 새 포인트에서 다 설치해야죠......흐미...

이건 낚시가 재미있는게 아니라 장비 넣다뼀다하는 재미로 다니는 듯합니다.

그래도 날씨가 받쳐주고 있어서 기대는 만땅입니다.

새로운 포인트는 수심이 36대 기준으로 2.2미터입니다. 어제 한 곳은 1미터 내외였는데...

저는 9대를 깔아봅니다. 수심을 맞추면서 지렁이를 달아 던졌더니 바로 반응이 옵니다.

예의 그 3-4치붕어.........

오전 날씨와는 달리 구름도 끼었다가 개었다가를 반복하고 있고, 오후되면서 바람도 세어집니다. 섬에서는 이

바람이 항상...늘....특별하지 않게 부는 바람이라 합니다.

어제보다는 날이 따뜻합니다. 밤낚시할 때 입는 옷을 낮에도 입고 있으니 더울 정도입니다.

간식으로 바람난붕어가 떡국을 준비합니다.

예술입니다. 굵은 멸치로 국물을 내고, 쌀떡을 넣고, 만두와 오뎅을 넣어 끓이는데

대박인건....파와 후춧가로도 있다는거....

계란을 풀어서 넣고, 간을 맞추니 울집에서 보다 훨 맛있는 떡국입니다.

아이스박스에 도대체 며칠분의 식량이 들어 있을까? 전쟁나도 절대 굶어 죽지느 않으리라는 것을 장담합니다..

안면도에서 먹오 본 사람들은 그 맛을 알 것지요.



저녁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마지막날입니다. 빡세게 들이 밀어야 합니다.

게다가 젊은피(초록찌, 희낚, 수초사이)대 오래된 피(여명, 첫입질, 바람난붕어)의

내기가 걸렸습니다. 다음날 연포탕과 뻘낚지 내기. 최대어로 승부보기

9대 올 지렁이에서 올 새우로 교체합니다.

물이 차고, 채비는 그냥 여름날의 채비 그대로입니다. 새우 입질이 딱 두마디 올립니다.

낮에는 서너마디 올리더니 해가 떨어지니 입질이 약해집니다. 6치가 나옵니다.

흐미...너, 정말 반갑다...이후 7치...8치...가 나오더니...턱월이라고 착각한 9치가 나옵니다.

첫입질도, 수초사이도 지속적으로 입질을 받아 8치급으로 잡아 냅니다.

초록찌도 생전 처음 새우로 입질을 받아 8치급을 걸어냅니다.

마릿수는 초록찌가 장원입니다. 열 두어마리...

도착하던날 날만 좀 받쳐주었으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을텐데...아쉽습니다.

입질 뜸해지길래 새우 머리를 눌러서 쓰다가 나중에는 머리를 벗겨내고 사용하니

입질이 빨라집니다. 새벽 4시 넘어 의자에 앉은채로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7시가 넘었습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물이 출렁이는 바람에

약한 입질을 보기가 어려워 3대만 남기도 다 걷습니다. 역시 두어마디 입질에

7치 하나 걸어내고...철수 준비를 합니다.

조과를 모두 모아보니 한 30마리는 되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씨알이 좀 부족했습니다.

33센티 한 마리외에 준척급(7치에서 8, 9치급) 30마리....

임자도를 나와 급한 LPG부터 먹여 주고 우리도 연포탕을 먹으러 갑니다.

된장을 풀어 무와 함께 오징어를 넣은 단순한 것인데 맛이 아주 시원하고 담백한게

좋습니다. 산낚지도 질기지 않고 맛있더군요. 젊은피 잘 먹었습니다.


이상으로 임자도 조행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9

1등! 말코 09-12-10 12:23 IP : 545a86703955b8a
재미나게 잘 다녀오셨군요^^

6분이 함께 다니시니 재미있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늘 안출하시고 늘 변함없는 우정 유지하시길....
추천 0

2등! 포청천 09-12-10 12:31 IP : 4a1573c36f84e03
수고 맣으셨습니다 작년 올해 유난히 바람이 심한것 같습니다

그림도 실어 주었으면 눈 요기도 하고 참좋았을걸 조금은 아쉽네요

혹 다음에 또 시간나시면 안좌,암태를 추천할까 합니다 발만 헛디디면 수로든가 저수지 인데

괜찮은곳이 꽤 맣더라구요

낚시는 아쉬움인듯해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추천 0

3등! 건곤일척 09-12-10 15:07 IP : 1fd58cd0e2243c6
어디를 가셨나 했더니 임자도로 들어가셨군요^^~*

전남 섬들의 특징은 바람.....안불때도 있긴하지만....거의 바람은 각오 하시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같이 출조하셔서 더 즐거우셨을것 같은데요!

장거리 조행길 다녀오면 피로가~ 한번에 다 밀려오는데.... 몸 관리 잘하시고요!

다음번에 출조하실때에는 멋진 녀석 한수 하시기를 빌어봅니다^^
추천 0

대물사짜 09-12-10 15:13 IP : a5512b238bfea07
임자도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신안권 겨울철 섬낚시는 제일 무서운 적이 북서풍입니다..

겨울부터 초봄까지 이놈만 피할수 있다면 조과는 보장됩니다...3한 4온같이

3~4일 간격으로 불어옵니다...그럼 수온이 떨어지고 입질이 예민해지지요......

바람이 덜불고 햇볕이 비치면 이놈들 난리납니다...감생이7호에 8호봉돌 잘올려줍니다...

지렁이가 빠르고 밤에 수심이 나온데는 새우에도 올리면서 끌고갑니다..

바람부는 추운날 남도권 섬낚시...수고하셨습니다...함더오세요...바람 없는날
추천 0

월이야 09-12-10 21:01 IP : 60e5428d6eeb43c
임자도!!!!

여름휴가철에 자주가는곳인데....

항상 눈팅하고 오던곳인데.... 한번쯤 담가보고 싶었던곳인데...

추운날씨....엉청난 바람....가장힘든..피로감!!!!

정말 수고 많으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추천 0

붕어선수 09-12-11 07:41 IP : 9baf2f7d0e61a66
섬낚시를 다녀오셨군요

모처럼 큰맘먹고 가신 출조길이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분들과의 동행으로 마음만은 즐거우셨겠습니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

항상 건강한 출조 기원드립니다
추천 0

대물놀이 09-12-12 08:58 IP : 419e32557db119a
섬.....뭍사람들은 왜 겨울되면 그리로 갈까?

바람 시원하죠 저도 신안갔을때 텐트가 날라가고 눈을 뜨지 못한적도 잇었죠

낚시대위에 눈쌓인것도 예뻐서 대안들고 보고만있기도하고........

고생들하셨습니다......그래도 추억은 새록새록 하시죠....건강하세요
추천 0

파트린느 09-12-12 20:12 IP : 7516402579f3347
워매 부러버라...

남쪽 춘날 잠 안자는 붕어. 올레\해는 꼭 만날거라고 벼르고 있는데, 시간이 나질 읺습니다 시간이...

그래도 올해는 꼭 갈 겁니다.
추천 0

4031466 09-12-12 21:10 IP : 20a5883e496df58
지난신정연휴에 도초도다녀온 생각나네요 31일날밤 내려가는날 눈보라에 미끄러운길 마다않고
목포선착장에 도착했더니 배가 출항금지되에 앞해도에서 하루 노숙하고 다음날 첫배로 들어갔다
고생하고 돌아온 생각이 생생히 떠오르네요 아무튼 옛생각을 떠올리게해준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추천 0

아기곰곰 09-12-13 07:27 IP : 1c40f4db2fa4f42
향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잘보고감니다.
추천 0

어설푼매듭 09-12-13 08:31 IP : b618ea89650d570
추운 날씨에 무척 고생 하셨네요.
덕분에 잘 보고 가면서 감사 드립니다...^*^
추천 0

새벽여명 09-12-14 15:56 IP : b5ac9319769344a
댓글 주신 말코님, 포청천님, 건곤일척임, 대물사짜님, 월이야님, 붕어선수님, 대물놀이님, 4031466님, 아기곰곰님
파트린느님, 어설픈매듭님......감사합니다.
추천 0

왕콘치 09-12-14 16:24 IP : e570377a9042581
반갑습니다.
임자도가 제 고향입니다.
부모님은 여전히 거기 계시구요.

저는 부모님 뵈러가서 낚시하든지
낚시하러 가서 부모님 뵙든지
한달에 한두번은 가서 낚시를 합니다.

내년이면 80 되시는 저희 아버님 역시
네바퀴 오토바이를 타시고
수로 이곳 저곳에서 붕어낚시를 즐기십니다.

제 고향에 다녀오셨다니
엄청 반갑습니다.
추천 0

전국팔도허접조사 09-12-14 19:17 IP : 1488cd0582507d2
추억거리가 많은곳이라 반갑습니다
추위와 바람에 고생하셨습니다
추천 0

맑은마음 09-12-15 23:29 IP : 15af4ccb5ea455a
대단하십니다

저도 여러명 동출한번 해보는게 소원이네요

친구들하고 만든 조우회는 12명인데 다들 직장생활이 넘 바빠서

올해는 정출을 4번정도 박에 못하고 같이 몇명씩 동출한적도 서너번 박에 안되는데

부럽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고생 많이 하셨네요 건강유의 하시고 안출하시기 바랍니다
추천 0

새벽여명 09-12-16 10:37 IP : b5ac9319769344a
왕콘치님 안녕하세요.

철수 하던날 연세 많이 드신 어르신께서 제 곁으로 오시더니 한 말씀 하십니다.

"어질르지 마쇼 잉"....그 말씀이 쓰레기 문제를 말씀하시는 것같은데 신안 쓰레기 봉투 50리터 두 개로 모두 담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참 정겹더라구요....특히, 어질르지.....참 오랜만에 들어 본 단어입니다.

부모님께서 오래 장수하기길 기원합니다.


전국팔도허접조사님, 감사합니다.

맑은마음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모두 사정이 좋아지셔서 동출하실 수 있는 날이 많기를 바래봅니다.
추천 0

항상좋은날 09-12-16 17:19 IP : 925f88bea3dded0
대단하십니다

그태풍같은 바람에

월척축하드립니다
추천 0

봉삼이 09-12-16 21:48 IP : 849aab11ff46030
그래도 덜 추웠나봅니다

마릿수라도 보상받았으니 다행입니다

늘 안출하세요
추천 0

미느리 09-12-18 23:48 IP : 367aeb4a51e16b1
바람때문에 고생 많으셨군요~

그래도 멋진 조우님들과의 섬낚여정은 잼났겠습니다~

아~ 연포탕 먹꼬 싶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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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꼽 09-12-18 23:54 IP : 77fc4e3930610c2
내고향 임자도 어릴적 보랏빛 붕어를 보고 붕어는 다 보라색인줄알았다는...

임자도 수로에서 보라빛 붕어 잡아보신 선배님들 계실란가 몰겠네요..^^

끄땐 참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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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한방 09-12-20 17:47 IP : 18e5528b6ed7213
조우들과의 하루밤 좋은추억이 또하나 싸이는군요...
추천 0

무랭이 09-12-21 12:01 IP : 2fd6aa09b2d1a19
5,6년전의 임자도가 아닙니다.
저역시 작년 12월초 6박7일간 임좌,안좌,팔금,..등 4개섬을 두루두루 파봤지만..
생각만큼 덩어리는 볼수없고,8치-9치가 주종이었죠...
하지만 수도권보다 5-8도이상의기온에 만족해야했죠.
특이한건 목포,광주꾼들이 1년 사계절 낚시한다는 사실을 생각치 못했다는거죠...
여행의즐거움과 붕어를 낚고자하는마음만은 뜨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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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날라리 09-12-24 08:55 IP : 4450bac90e64e39
남도 섬여행 꾼이라면 이겨울에 한번은 가보고 싶은곳이죠...

근데 시간상....장박이라는....

새벽여명님 계획을 오랫동안 세워 가신보람을 느꼈으리라 생각드네요...

6분이서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가지고 오셨겠고요...

벌써 섬 인심이 이렇게 변하면 안되는데....어질러지마쇼잉~~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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