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벌초와 떡밥낚시

금요일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하지만 한편으로 좌절하게 만드는 날. 아침에 마눌 눈치 살살보며 어떻게하면 낚수놀이 갈수 있을까? 잔머리를 굴리지만 장식용 머리에서 좋은 수가 나올리는 만무하고, 할수없이 아주 소심하게 낚수얘기를 꺼내면 십중팔구 무참하게 허황된 꿈을 박살내는 마눌을 뒤로하고 출근. 그러나 지난 금요일 아침엔 "나 오늘 출장 같다가 토욜날 벌초하고 일요일에 올라온다" 아주 당당하게 마눌에게 보고하고 출장. 말이 출장이지 어거지로 껀수만들고, 일요일에 벌초하신다는 큰형님께 일요일엔 차가 많이 막혀서 힘들다고 사정해서 토요일로 변경시킨거 마눌이 알면 염라대왕 상면할지도. 출장? 어거지로 만든 출장길 할일이 뭐 있습니까? 대충 거래처 둘러보고 점심먹고 후다닥 덕문이 수로로 줄행랑. 마눌에게 거래처에 도착해서 일보고 점심먹고 고향집에 간다고 거짓보고. 이미 물가에 앉아 있는데......ㅋㅋㅋ. 밤에 낚시 잠깐 한다는 말도 살짝 띄워놓고. 얼마만에 물가에 앉아보나? 흐미! 이 향긋한 물냄새, 상큼한 공기. 이제는 맘놓고 느긋하게 붕순이랑 즐기는? 일만 남았는데....... 그런데 거짓말하면 벌 받는다고요? 아침먹고 장비챙겨 조상님 산소에서 열씨미 벌초하면서 어무이 이따 저녘에 월이 한수만, 할매 큰거 한마리만 붙들어줘. 부탁아닌 부탁을 맘속으로 중얼거리며 시원하고 이쁘게 깍아드리고, 시원한 탁주 한사발 올리고 큰형님 댁에서 점심을 먹고, 시원한? 샘물(솔직히 말하면 춥습니다.)로 샤워하고 한숨 때리고 오후 5시경 주방을 뒤져 찬밥 한덩어리 물말아 먹고 라면 두봉지 꼬불쳐 다시 수로로 달려갑니다. 물도 깨끗하고 괜찮은 수로입니다. 멀리 보이는 조그만 야산 밑이 제일 잘된다고 하는데, 월척도 했다고 하던데...... 이미 만석이라서 다리밑에서 4자도 나왔다던데, 밤중에 차량소음때문에 잠?을 못자서 싫고. 미끼 떡밥 수심 1.4~1.2m daiichi 7호 외바늘채비. 전차표 붕애들이 찌를 몸통까지 밀어 줍니다. 11시에 취침모드, 새볔 2시 기상 열낚모드에 돌입했으나 3치급들 잔치. 새볔 4시경 7치급 아래 녀석 생포. 힘이 아주 좋아요. 아주 마니마니 방가방가, 전차표만 보다가 이넘을 보니 엄청 커보이네요. 이넘 때문에 낚시대 끌고 가는거 못봐서 그뒤로는 낚수를 못햇습니다. 브레이크가 소용없네요. 끌려간 낚수대 회수하느라 7시까지 호시노처럼 헛방망이질 하다가 간신히 회수하였습니다. 그 범인 얼굴 공개합니다. 바로 이넘 입니다. 대충 재보니 25cm 정도. 때깔은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미워서 한대 쥐어박고 방면하였습니다. 쬐끄만게 힘은 좋아가지고. 담부턴 조용히 물고만 있으라고 하면서. 이젠 총알 달아야 겠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벌초도 잘 마무리 했고 오랜만에 마눌에게 해방되어 찌불놀이 감상도 마니마니 했고, 월이는 아니지만 조그만 얼굴도 보고나니 아침공기처럼 기분이 상쾌합니다. 월님들 다가오는 한가위 잘보내시고 건출하시고 사구팔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