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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강도단!

노지사랑™ IP : ec3ecd036d6bb7a 날짜 : 2020-04-01 17:30 조회 : 5890 본문+댓글추천 : 0

지난주말 김포 냇가에서 쑥 뜯는데 전화가 옵니다.

발신인은 시골사는 누나~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삼촌 머헝가?'

 

큰 조카녀석입니다.

전라도 사투리가 아주 구수한 녀석이죠.

결혼해서 딸쌍둥이를 낳은 후 조카사위녀석이 하도 사고만 치고다녀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쌍둥이를 홀로 키우는지라 늘 애처로운 녀석입니다.

 

"낚시와서 쑥 뜯고 있다"

 

'쑥 멋헐라고?'

 

"가을에 쑥 인절미 해먹을라고 뜯는다"

 

'삼촌 있잖아 그 샴푸 유효기간 다된거 많제?'

 

그럼 그렇지. 니가 아쉬워서 전화했지 안부차 할놈이 아니지....

 

"없다. 다 나눠주고 이제는 파는것밖에 없다"

 

'언제까지 쓰는건데?'

 

"2021년말인가? 2022년인가 그렇다"

 

'날자 다됬네,나 그거 몆개 보내줘, 돈은 엄마한테 받고'

 

이건 뭐 대놓고 내놓으라고 합니다.

원래 그런 녀석이라 그런가보다 하고는 어떻게 나오나 볼려고,

 

"그래 얼마 줄건데,  한병에 칠만원인데 얼마씩 줄래?"

해봤지요,,,,,ㅋ

 

그랫더니, 한다는 말이~

'삼촌 엄마가 황석어젓갈에 고추절인거 그거 보내달래~,

그리고 쑥 많이 뜯어서 추석때 보내달래 쑥 떡 해먹게~~~~~~~~~'

 

"헐~~~~~~~~~~~ 내가 무슨 창고냐?  뭐든 달라고만 하게?"

 

어쩌다 내 신세가 이리 되었는지?  ㅡ.,ㅡ

 

월요일 보냈더니 아침에 전화가 왔습니다.

 

'삼촌 어저께 택배 받았어,  근디 황석어젓갈은 엄마가 나보다 더 먹는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먹는거 아냐....ㅋ'

 

 

모녀강도단이 따로  없습니다.

 

모친이 살아생전에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요리솜씨좀 전수해 주시고 가셨으면,

내가 이고생은 안할텐데~~~~~~ㅡ.,ㅡ

 

형제들이 다들 음식 만드는것엔 재주가 없으니,

고추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간장, 된장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이것 저것 장아찌 담아서 나눠줘야 하고,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봅니다.  ㅡ.,ㅡ

 

 

 

그나마 이걸 다 받아주고,

반찬 만들어 주는 곁지기를 만나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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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쩐댚 20-04-01 17:33 IP : 35f6503c718d044
제가 볼땐 이 모든게 ..

두xx님 때문인것 같습니다..;
추천 0

2등! ♡규민빠♡ 20-04-01 17:59 IP : ea0b939571db719
주변에 덕을 많이 베풀었으니
언제고 복이 넝쿨채 들어 올것입니다.
선배님이나 사모님이나 ..
참! 대단하십니다 ~
추천 0

3등! 산수부린 20-04-01 18:28 IP : 7cb7fd0a684f622
음식...
1.베풀 수 있으니...
2.얼마나 좋습니다.
3.그 음식을 받은이니...
4.더 없이 좋겠지요.
추천 0

이박사™ 20-04-01 19:01 IP : 9f91818d6541294
삼촌~
용똔 쫌 줘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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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라이클립스 20-04-01 19:16 IP : bf8bb8463b862f0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더니..
월척 기부천사가 괜한게 아니였군요..
하늘나라에 성을 착실히 쌓고 계신겁니다..
나중에 귀퉁이 골방이라도 한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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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동산 20-04-01 19:57 IP : 8b028ecbf4d62bb
옆에
계신분

해드려야
겠네요
추천 0

두바늘채비 20-04-01 20:16 IP : ad502f4c778aafb
멀고먼 훗날 그간의 쌓으신덕 복으로 돌아오실겁니다

저는 골방옆 끝자락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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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도사™ 20-04-01 21:07 IP : 3d9392b5a42d60b
부지런함과 배품에는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자게님들 말처럼 언젠가 모두 복으로 돌아오겁니다

선배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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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보이머하노 20-04-01 21:28 IP : 13a999acdf70934
삶에 덕을 보태시는군요.
진정한 삶의 보람이라 느껴집니다.
그래서 밀씀인데 인절미 하심 한입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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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율 20-04-01 21:32 IP : a1c8f149bb9289e
품목이..서울에서 지방으로 갈 품목들이 아닌데..황석어..꼬추장..쑥...
신기한 집이여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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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조사 20-04-01 22:40 IP : 53beab600ff7918
ㅋㅋㅋ...
형제간 우애?가 좋아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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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사랑™ 20-04-02 06:50 IP : 64740912df7a99e
다녀가신분들
오늘도 행복한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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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붕어 20-04-02 09:25 IP : 233fad7044af5dc
평생 삥 뜯기고 살아가실 운명?을 득템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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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 20-04-02 11:00 IP : dd1abb86fd4d516
가족간에...정이 느겨지는 글이네요..
모녀 강도단에게 강도를 당해도 왠지
기분이 좋을것 같아요..
모녀 강도단에게 평생 강도(?) 당하시길 바래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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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토종붕어 20-04-02 13:39 IP : f9f9129e2baa59e
정말 부러운 곁지기분을 만나셨군요.
오늘도 사모님과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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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시켜알바 20-04-02 15:50 IP : 653a7b4c9eeed7f
전화 통화 내용을
녹취 하셔서
갱찰에 신고 하세요.....









그러고보니
강도는 아닌 듯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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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큰대물 20-04-02 15:52 IP : 416609a74b119e9
내가 그동안 쭉 글들 다읽어봤는데
제생각에ㅐㄴ 말입니다.
노지님이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듯합니다. 왜냐구요?
이런저런 그런거 다들어주는 사모님을 만나셨으니까요
다른 사람들같았으면 벌써 서울역 바닥을 안방삼아 놀고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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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사랑™ 20-04-02 19:25 IP : 64740912df7a99e
고추장이나 된장은 제가 담는데 제주도 처가나 처형네도 갑니다.

저나 곁지기나 무얼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데, 문제는 우리먹을것만 조금만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한번 하면 끝장을 봐야 합니다.
고추장도 한번 담을때 4~50키로씩 담으면서 힘들어 다시는 안한다면서 또 합니다.ㅡ.,ㅡ

앞전 달래도 캐는 재미에 캐다보니 너무 캤더군요. ㅡ.,ㅡ

그러니 버릴수는 없고 장아찌 만들어 나눠줘야겠지요...

타고난 일복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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