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오년 만입니다.
1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세상!
하여 5년이란 세월은 꾼의 습성과 기억, 버릇, 채비방식, 포인트 선정, 때와 날을 예감하며 온몸으로 느끼던 붕어향기마저 아무짝에도 느낄 수 없는 초보로 만드는 것이죠.
중고장터에서 선택장애를 앓던 꾼은 오프에서 과감하게 내지르기로 합니다.
황토냄새 물씬 풍기던 용품시장은 어느새 밀리터리화, 사막화, 때깔화, 폼생폼사화 되었고 받침틀은 왠만한 컴퓨터 한 대 가격을 상회합니다.
진짜 부르는게 값이죠 ㅡㅡ;;
받침틀과 좌대와 장대와 다대편성은 소위 불타는 가격의 전시장을 만들어 세상사 시름을 잊고자 물가에 나온 꾼들을 또 한번 욕심의 도가니탕에 빠지도록 유혹합니다.
덜커덩 대물이 아니라 차량에 다 싣기도 버거운 낚시용품에 치이며 나오지 않는 붕순이의 마중을 애타게 기다리며 찌불을 밝히는것입니다.
그럼 5년만에 돌아온 꽝조사는 오죽하겠습니까!!!!!
그저 여인의 향기가 스며든 대라 여긴 록시를 주섬주섬 구매하고 5년 전에 머물러 있는 꾼에게 생소한 난로 '검탱이(손잡이만 빨갱이)를 어색하게 사들고 트캠의 누리끼리한 색상에 익숙해 하며 2절 받침대에 낯설어하며 금장 섶다리에 안도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꾼 ㅠㅠ
다들 시즌이 다가왔음을, 무조건 평지와 연밭으로, 손맛을 보기 위해 달려가는데 5년만에 출조가 준계곡도 아닌 계곡에서 똥바람과
그보다 더한 말뚝과 4월의 된서리에 밤새도록 떨며 ㅠㅠ
''젠장할 왜 낚시를 다시 시작한다고 했던가! 후회막급한 첫날밤이 그리 흘러감에, 온몸은 피로에 쩔고 눈은 퀭하고 하룻밤 사이 거지꼴의 몰골은 그때나 지금이나 꽝조사의 오명을 벗어날길이 없음을,
낚시도 역시 적응력????
아무래도 노숙을 할수록, 밤을 지새울수록, 찌불을 밝히며 저수지에 말뚝을 박을수록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5년만에 날초보가 된 조사를 붕순이가 어찌 마음을 허락하리오
다시 하루가 멀다하고 물가로 나가야 받아줄 연민의 정조차, 멀어진 거리임을,
그래서 첫출조는 언제나 어려운 것임을.......
다시 물가로 나와 솔직히 곤혹스러운 첫날밤을 뜬눈으로 보냈습니다.
미스 엘레강스 진 붕순양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자욱한 물안개와 된서리로 소박맞고 돌아와 눙물을 흘리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ㅠㅠ
(사진 몇장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