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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밭

꾼들의낙원 IP : 48897d642906898 날짜 : 2020-04-10 03:13 조회 : 1854

그곳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낚시꾼들이 왜 그렇게 긴 날을 공을 들이는지,
3월이 시작되고 꽃샘추위가 묶은 치마단을 풀어헤치면 여리여리한 품에 안겨 보려고 오도방정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이 꾼이었다.
연례행사처럼 기다리는 해빙기
모든 것이 소생하는 봄이었다.

그러나 봄바람은 까탈스러워 맘껏 기분에 취한 태양이 오후 3시를 지글거리다 서쪽 하늘을 넘고나면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쌀쌀해진 기온으로 체감온도가 뚝뚝 떨어지는 새벽 찬공기와의 대면,

누군가는 그 맛에 밤낚시를 한다고 했다.
사서 육신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부치며 사회 생활의 지치고 복잡한 머릿속 상념을 말끔하게 지우는 것이라고.
밤사이 내리는 서리에 오돌오돌 떨다보면 잡생각이고 뭐고 방한복과 담요와 몇 개 준비하지 못한 부탄가스와 마트에서 깜박 잊어버린 소주에 대해 갈망하고 한탄하는 것이다.
 

 


연꽃이 올라와 만개하는 6월은 부처의 자비와도 같이 꽃의 중심에 깃든 여백과 온화함과 단아함과 고결함이 서려 있어 푸른 연잎과 함께 우주 속에 잠겨있는 느낌이 들곤한다.
연줄기와 연잎과 연꽃 사이에 찌를 세우는 낭만, 바람을 따라 촤르르 율동하는 연의 춤사위는 연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낚시의 묘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선명해지는 실체가 사뭇 다르듯이 연이 삮아버린 동절기의 메마른 연밭의 풍경은 을씨년스럽고 떠나버린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쓸쓸하다.
그 마력을 온전히 간직하고 아는 이만 찾는다는 연밭.


내가 처음 그 곳 연밭에 낚싯대를 드리운 기억은 지금으로부터 20년전이었다.
56cm의 대물이 나왔다는 소문이 근동에 파다했다.
메주콩을 말로 들이부었다는 현지인들의 설왕설래와 경험담과 포인트와 시간 타이밍에 관한 설들을 귀기울이며 대물낚시 초보로 반드시 글래머 봉순양을 만나리라 다짐하던 피끓는 청춘이었다.
(물론 지금도 저는 피끓는 50대 정신연령은 10대입니다 ㅡ.,ㅡ; 하룻밤 날밤만 까도 쌍코피 터지는 저질체력이 되었지만요)

찌톱뿌리 끝까지 올려주는 묘미와 함께 찌 한칸 들어올리는 예신과 본신은 거짓말 조금 보태 삼박사일이 걸리는 매력의 메주콩과 연밭,
그러니 어찌 몸살을 앓지 않을 수 있을까?
특히 짧은대와 사각지대, 눈을 왼쪽으로 집중하면 가장 먼 오른쪽에 던져넣은 17~25칸대에서 하늘을 향해 치솟는 찌불의 숭고하며, 짜릿하며, 경이로운 찰나의 설렘과 흥분과 떨림을,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은 절대 모른다.

챔질에서 오는 육중한 글래머 봉순양과의 실랑이와 품에 안길듯 말듯 애태우며 연줄기를 마구 휘감고 격렬한(?)봉춤을 선보이면 꾼의 타는 애간장은 펄펄 끓고 마는 것이다.
나올듯이 나오지 않으며 이리저리 힘겨루기에 원줄과 목줄이 터져버려 이루말할 수없는 허탈한 심경에 탄식만 뱉고 마는 것이다.

떠나간 연인에게 하소연 하듯이 잡힐듯 잡히지 않는 봉순양을 원망하며 캄캄한 새벽에 끊어진 채비를 갈아 끼우느라 투덜이가 되는 것.
내가 알던 그곳 연밭은 꾼에게 만반의 준비를 그렇게 요구했다.

시간이 지나 찾아도 늘 그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연밭을 이번 주말에 찾아볼까!
아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새침한 그녀(?)와 사랑을 불태우기엔 나의 외도는 깊었고 인어공주의 전설처럼 어느 해 늦가을 소주를 진탕 부어라 마셔라 한 낚시꾼 하나가 물방개처럼 아니다, 여인의 손짓처럼, 저수지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이끌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물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홀로 독조하며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연잎과 연줄기가 마치 어서 오라는 부름 같아서 섬뜩해진 그해 어느날의 밤낚시를 떠올리지만 그 모든 것을 물리치고도 남는 미끈한 허리를 흔들어대며 유혹하는 연밭의 글래머 붕순아!


나는 아마 다시금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그리고 이글을 자다가 깨어 새벽 3시에 쓰고 있는 내가 무섭다.
낚시의 지름신이 무섭다.
좌대를 살피고 있는 본능이 무섭다.
텐트를 올리느냐 마냐 갈피를 못잡는 이런 생각들과 벌써 낚시터의 패턴과 감각이 살아 꿈틀거려 새벽장 시간과 대물활동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몸의 기억이 무섭다.


만약 지금 낚시중이신 분, 방금 낚시중 졸다 깨신분은 긴 이글을 정독하지 말것!!!!
해롭습니다.^^


<연밭 준비물>

원줄-4~5호
목줄-케브라 합사 3~4호
바늘-벵어돔 4~5호
미끼-강냉이, 메주콩, 떡밥, 지렁이(새우)

옥올림, 옥내림도 가능하긴 함
단 밑걸림과 채비터짐 보장못함

수초제거기 필수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위하여~ 고고씽하시길 바랍니다.
슈퍼문임을 감안해서 출조하시길요 ㅋ


1등! ♡규민빠♡ 20-04-10 08:40 IP : ea0b939571db719
캬~
재미난글 잘보았습니다.
연밭 포인트는 딱 한번
가봤지만 정말 낚시 하는 내내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입질이 들어오면 연줄기에 안감기고
강제 집행 하나.. 별의별 상상을
다했지만 ,결과는 ...ㅎㅎㅎ
하지만 정말 매력있는 곳 입니다.

2등! 이박사™ 20-04-10 09:28 IP : 9f91818d6541294
차로 5분 거리 안에 연밭이 오 개 있습니다.
초딩 때부터 연밭에서 굴렀으니 지금은 거의 연밭낚시 마스터급이죵.
근데, 잘 안 갑니다.^^;

20~32대 중 외대일침에 캔옥이면 끝!
월척은 너무 흔하고 4짜는 아예 앙 나오더군요.ㅋ

3등! 편백1 20-04-10 09:30 IP : ff5e957bd0c565e
여유로운 포식자의
되새김질 같이
게으르게 올라오는...............

긴장으로 뻣뻣해진
어깨부터
바톤대를 잡아가는
두손의 떨림...

심장은 터지고 헤어져서
너덜거리는 그 순간......

중병이로다..

이박사™ 20-04-10 09:31 IP : 9f91818d6541294
아참!
오늘 달 뜨는 시간 밤 9시 50분 정도.
구름이 두껍고 짙으니 따박따박 월척~4짜, 20톤 정도 나오겠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야간짬낚 꼭 나가세요.ㅎㅎ

자버꾼 20-04-10 11:12 IP : 57a1b959cc2a1ad
재미난 글 잘 봤습니다~!

초율 20-04-10 12:33 IP : a1c8f149bb9289e
움..저도 대물이 살고있는 연밭을 아는데...함양에..있는데...
하...절 마당에 있어서..ㅡㆍㅡ

갑작..연밭을..가보고 싶어지네요..

꾼들의낙원 20-04-10 18:12 IP : f3bbb29fa7c142a
♡규민빠♡님

연밭은 5~6월이 운치가 정말 멋지지요.
특히 해가 지자마자 초저녁 입질과 11시쯤 들어오는
입질, 슬금슬금 올리는 입질이 쥑일맛이죠^^


이박사님

맞습니다. 맞고요
꼭 4짜인가하면 38입니다. ^^
요즘 시기엔 연밭 한방터가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걸면 498 아니면 꽝!!!!

저는 이제 퇴근했고 날씨가 우중충해서 짬낙을 갈지 아니면
이 불금을 건너뛸지 고민중입니다.

편백1님

님의 챔질타이밍은 아마도 모든 꾼의 일장춘몽인 헛챔질
의 아쉬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봅니다.^^


자버꾼님


감사드립니다. ^^


초율님

계신 곳이 어디신지 모르지만 연밭 대물터는 창녕, 상주, 경산, 경주 쫙 깔려 있답니다^^
오늘 날씨가 쪼매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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