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조과에서 낚은 것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업무를 1주일 동안 잠정 중단 결정
각자 가정에서 건강관리에 치중하기로 했다.
2박 예정으로 찾은 충남 평지형 저수지
조우들이 잡리 잡고 있으면 새벽에 도착해서 남은 빈자리를 잡았었다.
오늘은 한 발 앞서 낚시할 곳을 정탐을 하고 자리를 잡았다.
봄볕이 완연한 날씨
수초 언저리에 파릇파릇한 새싹이 보인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의 주검에서 변덕스런 최근 날씨를 읽을 수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수면이 좋고...
물색이 아주 좋아 낚싯대를 담그면 바로 붕어들이 입질을 할 것 같다.
허리까지 잠기는 물길을 건너 편한 낚시자리를 만든다.
영상의 날씨가 예보 되었지만 이틀동안 잠자리 까지 겸할 텐트를 준비했다.
하루 전 밤낚시를 한 조사님들은 입질을 못 본 상태
영하 4도의 밤 날씨가 발목을 잡은 듯
낚싯대 편성을 마친 오후 시간
따뜻한 봄기운이 저수지 수온을 높이고...
바람 한 점 없는 잔잔한 수면
물가를 찾은 꾼들은 앉아만 있어도
낚시 분위기에 스스로 취해간다.
찌에 불을 밝히는 시간
찌가 정점에 솟아 있어 강하게 챔질을 하니 묵직함만 전해지고 당기는 힘이 없다.
32cm를 넘기는 얼룩 동자개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동자개도 낚은 꾼도 서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
‘어제는 영하의 날씨였으니까
수온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할거야’
입질이 없음을 스스로 분석하고 기다림에 지쳐가는 시간을 위로하지만 첫 날 붕어는 볼 수 없다.
둘째 날
날씨는 더욱 화창하고 맑은 날씨지만 바람에서 한기가 느껴진다.
초저녁 옥수수 미끼에 살치가 낚이고 활성도가 살아나는 듯
새벽 시간 까지, 다음 날 철수하는 시간까지 대상어인 우리붕어는 볼 수 없다.
예기치 못한 빈 망의 조과
예상치 못한 현재 상황
어릴 적에는 상식이 통하고 계획을 세우고 묵묵히 걷다보면
어렵지 않게 목적지에 도달 했는데...
어느덧 어른이 되며 예기치 못한 상황과 변수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내 생각대로, 계획대로 살기엔 왠지 버겁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무조건 좋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피했다.
이젠 내 삶에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극복하려 노력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치더라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려한다.
인생은 예기치 못한 일들로 흔들리고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틀 낚시에 집중하고도 어느 때 보다 귀갓길이 풍성했고
내 일상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은
아마 이틀 동안 빈 조과에서
꾼이 낚은 것이리라.
다시 물가에 서는 날
내 망은 더욱 풍성하길...
각성한 맘의 다짐과 결기가 반도 실현하지 못함을 알지만 계획은 늘 다 성취하지 못함을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기에 스스로 피식 웃고 넘깁니다.
물가 여행을 통해 느끼는 소회 공유하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