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낚시 조행기
체감 온도 영하 10도.
이른 아침 낚시대도 얼게 만드는 요즘 날씨는 슬슬 얼음낚시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꽝꽝 어는 것은 아니지만 얼어있는 물을 보면 곧 얼음낚시로
재미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생겨 괜히 들뜨게 됩니다.
물론 밤낚시를 즐기며 하는 물낚시도 재미지지만 꽝꽝 언 얼음 위에서
하얀 겨울 풍경을 보며 낚시를 하는 것도 낚시꾼들에게 꽤나 큰 즐거움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얼음 위에 있다보니 그냥 물가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지지만
겨울에는 그 추위마저도 재미라 생각하고 계속 얼음낚시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늘 이야기하는 거지만 역시 추울 때는 잘 먹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잘 먹어야 몸도 따뜻해지는 법이니 꼭 겨울철에
낚시 가실 때는 든든하게 배 채울 수 있는 걸 들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번주는 일이 바빠 제대로 낚시도 못한 터라 붕어 얼굴도 못봤는데
날씨까지 춥다고 하니까 거의 좌절 상태입니다.
올해도 얼마 안 남았고 정말 물낚시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데
그냥 이 흘러가는 시간이 괜히 아깝기만 합니다.
한참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는 그렇게 낚시 가기가 싫더니
이제는 낚시 안 가면 낚시 가는 날이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물론 낚시 가려고 생각하면 좀 귀찮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안 가고 집에 있을 때보단 잡 생각이 덜 들어서 하루라도
꼭 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낚시 안 다닐 때는 그렇게 잡생각이 많이 들어서 탈모까지
오더니 낚시를 다시 다닌 후부터는 오히려 머리카락이 더 나고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힐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와이프가 요즘 ASMR이나 먹방을 그렇게 보나봅니다.
특히 밤 시간대에는 조용히 케미만 보고 있다보면 잠도 솔솔 오고
(물론 날이 추우면 잠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고 싶긴 합니다.)
낮 시간대보다 찌가 더 잘 보여 더 낚시에 집중되기도 합니다.
케미를 바꿨더니 훨씬 또렷하게 잘 보여서 눈도 덜 피곤하네요.
어떤 것이든 확실히 내 몸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꼭 하나쯤은 있는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내년에는 설날도 1월달에 있고 2월에 윤달도 껴 있던데
늘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왠지 기분이 이상해지더군요.
사람은 조금만 익숙함에서 벗어나도 괜히 서글픔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생긴 저 진돗개도 그 서글픔을 알까요?
그 서글픔을 느끼는 와중에도 소고기 무국 냄새를 못 참고 또 열심히 먹었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죠. 국에 밥 김치만 있어도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붕어도 많이 잡았으니 더더 행복할 수밖에 없네요.
올해 꼭 저의 신기록을 깨 보기 위해서라도 낚시를 더 열심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조행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