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지 마라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지 마라

 

천재(天災)는 피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불러들인 재앙을 피하여 살 수는 없다. <맹자>

(天作孼 猶可違 自作孽 不可活)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재앙은

크게 천재지변에 의한 재앙과 스스로 불러일으킨 재앙으로 나눌 수 있다.

가뭄이나 홍수, 폭설, 해일, 지진, 산불 같은 경우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자연재해이다.

물론 인위적으로 자연을 황폐케 하여 불러일으킨 재앙 역시

자연재해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을 비방하고 비난하여 문제를 일으킨 일이나,

사기를 치거나, 거짓과 횡포로 사회를 도탄에 빠뜨리는 일이나,

말을 잘못하여 스스로를 결박당하게 하는 일 등은 자신이 불러일으킨 인위적인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이야기는 스스로 불러일으킨 재앙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무가치하고 비참한지를 잘 알게 한다.

 

로마제국의 철학자이자 일급 웅변가인 마커스 시세로는

유창한 말솜씨와 뛰어난 웅변술로

로마 최초로 국부라는 칭호와 함께 집정관에 올랐다.

그는 천부적으로 말재주를 타고났다.

마커스 시세로는 자신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자

유명한 배우들을 찾아다니며 목소리, 몸짓, 손짓 등을 배웠다.

그러자 그의 웅변술은 더욱 돋보였다.

말과 몸짓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했다.

말이 평면적이라면 몸동작은 입체적인 것이다.

이렇게 되자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웅변가

데모스테네스와 쌍벽을 이룰 만큼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또한 마커스 시세로는 기억력이 뛰어나 한번 본 사람의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했으며,

자신이 간 곳의 장소라던가 한번 읽은 것은 또렷이 기억함으로써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뛰어난 기억력은 그가 학문을 깊이 있게 배우는 데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그는 뛰어난 웅변술과 기억력만큼의 인품을 갖추지 못했다.

때론 말을 가볍게 불쑥 던지는 통에 주변 사람들이 놀랄 때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마음에 맞지 않거나 거스르면

험담을 일삼고 비방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말도 자꾸만 하면 늘듯 혐담도 비방도 하면 할수록 늘어만 갔다.

이는 습관화가 되었고 그와 경쟁 관계에 있던 사람들은 그를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알고도

누가 감히 자신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하는 생각에 그의 오만방자함은 더 심해졌다.

 

그런데 이를 눈여겨보던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옥타비아누스였다.

옥타비아누스는 황제가 되는 꿈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마커스 시세로의 오만방자함이 자신의 꿈에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늘 마커스 시세로를 경계하며 그를 제거할 때가 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옥타비아누스가 바라던 기회가 왔다.

마커스 시세로가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된 옥타비아누스와 힘을 합쳐 또다시 권좌에 오르려고 획책하자,

옥타비아누스는 삼두정치 체제를 이루자마자 로마의 카이메타에서 그를 참형에 처했다.

 

마커스 시세로는 뛰어난 웅변가에다 엘리트였으며 권력자였다.

하지만 그는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고,

오만방자하여 사람들의 비난을 사는 등 한마디로 대책 없는 사람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불러일으킨 재앙에 의해 하나뿐인 목숨을 잃고 말았다.

 

세계사적으로나 우리의 역사에서 볼 때

자신이 불러일으킨 재앙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이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두가 스스로 무덤을 판 경우이고 보면 말과 행동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모든 불행은 잘못된 언행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말이다.

 

맹자는 일러 말하기를 "천재(天災)는 피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불러들인 재앙을 피하여 살 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재앙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마디의 말도, 행동 하나에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모든 생사화복(生死禍福)은 결국 자신에게 있는 까닭이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