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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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제이시 에세이 "의성 안계면 소류지, 장천지 조행일기"

IP : 2abf40b4d79a297 날짜 : 조회 : 11797 본문+댓글추천 : 0

요즘 하루하루가 다르게 계절이 겨울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행엔 첫 서리와 낚시대가 어는 것을 목격했구요... 하지만 요즘같은 때... 코 끝이 싸아~하게 얼어가는 것을 느끼게 될 때... 그 때가 대물을 만날수 있는 최적기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곳 월척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도 제법 된 것 같은데 이번 주는 낚시도 못가고 월척만 들락거리다가 규정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조행일 이후 일주일이 지난 글은 올리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하여 나무라주시는(?)분이 안계시더군요. 사실 언제나 마음은 조행 후 바로 글을 올려야지 하면서도 천성이 게으른 탓이라 그런지 이번에도 뒤늦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론 이 점에 유의하고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그동안 조사님들의 너그러움에 감사를 표하며 지난 조행기나마 올려 보겠습니다. orm6814_8.gif의성군 안계면소재 소류지, 장천지 조행기

[조행 결과] dot02.gif 일 시 : 2005년 10월 21일(금) - 23일(일)/음력 스무날 - 스무하룻날 dot02.gif 미 끼 : 새우와 메주콩(보름정도 상온에 보관한 것) dot02.gif 날 씨 : 첫날 - 강한 비바람, 둘째날 - 맑았으나 기온 급강하(첫서리와 낚시대에 첫얼음 잡힘) dot02.gif 채 비 : 감성돔 5호 바늘, 원줄 4호 , 목줄 합사 4호 dot02.gif 조 과 : 없었습니다 ^_^ 요즘, 사실 요즘도 아닌 몇 해 전부터... 사회생활하며 사람을 만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자연 이야기의 전개는 웰빙과 운동이 화두를 이루는 때가 종종있다. 그러다 어느샌가 이야기의 꼬리는 골프로 넘어간다. 동기모임이나 임원들간의 식사시간... 심지어 20여년만에 만나게 되는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에서도 이야기는 골프에 관한 이야기로 서로의 얼굴에 침들을 튀겨가며 열을 뿜는다. 아직 골프채(라켓이라고 해야 하나...^^)조차 잡아 보지도 못한 나로선 자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다 다행스럽게도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는 나를 본 누군가가 당신은 주말엔 뭘하며 지내냐고 물어 주는 이라도 있다면... 난 준비된 사수처럼 낚시라고하면, 열에 아홉은 바다낚시를 다니냐고 먼저 물어온다. 아니 그냥 민물낚시가 좋아 다닌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낚시를 왜 가느냐고 물어주는 이라도 만나게 되면 나 역시 마치 눈앞에 대를 펼쳐놓고 케미를 꺾어서 일전을 기다리는 것처럼 이젠 숙련된 조교가 되어 열변을 토해낸다... 이 같은 경험들을 다들 해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접대나 사업때문에... 혹은 건강을 위해 주중내내 주말에 어디 자리 빈 곳 없는지 헤메이는 골프광들과 마찬가지로 낚시를 다니는 사람들의 목적은 각양각색일 것이다. 각설하고... 뜬금없이 골프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골프에 빠진 이들이 주말마다 골프채를 휘둘러야 하듯이 낚시를 좋아하는 본인도 이번 주는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재지 않고 그냥 떠나왔다. 이미 다들 아는 이야기겠지만... 오랜기간동안 정들여왔던 국내 유명한 낚시사이트의 변신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만의 올바른 의견을 내세워 대립하고...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말싸움에 결국 인간의 사악한 면모까지 드러내는 일대 논란을 벌이는 것이 마음을 심란하게 하였고... 그러다보니 정리되지 않은 본인의 머릿속을 여러 가지 생각들이 빙빙 돌기에 ‘이럴 땐 그냥 떠나자’라고 마음을 먹고 길을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의성으로 내려가는 동안에도 여기저기서 이 문제에 대한 내용에 대하여 전화가 걸려오고 또 다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홀로 떠나는 금요일의 출조길이였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금요일의 비가 내리는 날 이였다. 서울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일이면 개인다고 하였기에... 의성엔 아직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하기에 과감히 제법 굵은 가을 빗속을 나서게 된 것이다. 오후 4시경 안계에 도착... 퍼붓듯이 내리는 빗속을 차창의 와이프를 바삐 움직이며 출발하였는데 거짓말처럼 의성지방엔 비가 뿌리지 않고 있었다. 안계면내에선 오랜 습관처럼 정해진 곳을 들러서 이번 주 첫날을 보낼 곳을 물색하는데 이번 주는 심상치가 않은 곳으로 정해졌다. 200m 이상 짊어지고 가야 하는 곳이란다. 대부분 홀로 출조를 즐기며 대장부로서 쑥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의성권 특성상 들과 산 속에 저수지나 소류지들이 산재한 탓에 밤을 홀로 물가에서 보낸 경험은 거의 열손가락으로 충분히 꼽을 정도였다. 이번에 출조를 하게 된 곳은 접근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아 손이 덜타고... 주위엔 사람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이라곤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 그런 곳에 위치한 곳... 면소재지를 벗어나 5분여 달린 후 소로로 진입하여 등산로와 같은 숲 속길을 통해 야산을 하나 넘어가니 이정표로 정한 조그만 다리가 나왔다. 그 곳에서 아래쪽으론 해마다 4짜가 배출되어 제법 이름이 난 저수지의 상류권과 연결되고... 위쪽으로는 대략 2-300여평의 고만고만한 소류지가 4개가 이어지는 곳... 이번에 들어갈 곳은 세 번째 둠벙... 대략 100m 간격으로 연이어 있는 전형적인 의성권의 계단식 소류지였다. 점주는 300m 후방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라고 했지만 도착하여 걸어서 먼저 소류지까지 걸어 올라가면서 보니 거리도 만만치 않고 진입로는 폭이 좁은 흙길의 농로였지만 어쩌면 차로도 들어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류지 근처에 차 하나 정도 돌릴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 이미 두 눈으로 마음에 드는 소류지를 본 뒤라 마음이 바쁘다. 자칫하면 논 아니면 도랑으로 빠질 길인지라 등받이 세우고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아 모드도 4륜으로 전환한 후 고개를 앞으로 주욱 내밀고선 가다가 내려서 길 상태보고... 다시 오르고... 다시 내려서 네바퀴 위치 확인하고 다시 오르고 그러기를 너댓번... 거의 기다시피하며 겨우겨우 올라왔다. 퇴로를 생각해 차를 돌려 놓구서 가방을 메고 무너미를 건너 제방위로 올라선다. 해는 곧 넘어갈 듯이 서산에 걸렸고... 아... 어쩌나... 이러다 해 넘어가고 사위가 어둠에 잠기기 시작하면 뭔가에 쫓기듯이 다급하게 대 접고 빠져나가게 되는 건 아닐까... 아니야... 바로 이런 곳... 이런 한적한 곳이라야 대물을 만날 수 있는거야... 그동안 내가 제대로 된 대물을 만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거던... 속으론 이처럼 두 가지 생각이 격렬하게 투쟁을 하고 있고 그 싸움의 승패가 결정 되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3.2칸대 한대가 손에 쥐어져 있었고 여기저기 찔러서 수심을 점검하고 있었다. 1130818675_IMG_6206.jpg소류지로 가까스로 진입할 수 있는 농로 (위 사진은 경황이 없어 다음날 철수시 찰영한 것 입니다) 1130818820_IMG_6143.jpg소류지 제방권에 자리합니다 1130819373_IMG_6197.jpg소류지 상류쪽에서 바라본 그림 (의성의 깊은 산골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날 찰영) 1130827037_IMG_6198.jpg조금 자세히 볼까요...(다음날 찰영사진) 소류지이다보니 두 사람이 앉으면 물가를 가득 채울 것 같은 크기... 생김새는 보름지나고 하현이 지난 오늘밤에 떠오를 달의 모양과 비슷하게 생긴 반원보다는 조금 기다란 모양... 제방 가운데에서 3.2칸대를 정면으로 휘두르니 반대편 연안 육초와 약 0.5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떨어지고... 찌는 연안에서 약 1.5미터의 거리에 자리를 잡는다. 수심은 대략 1미터권... 3.6칸대 정도면 연안 뗏장 수초권에 근접하여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오늘의 주력대는 3.6칸대다. 아직 덜 삭은 마름풀잎의 낱장들이 군데군데 떠다니는 걸로 봐선 얼마 전까지 마름들로 가득 했던 곳 같았다. 하지만 마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제방 우측의 무너미권과 반대편 구석부위에만 정수수초들이 남아 있어 별 무리없이 대 편성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력대인 3.6칸대 4대를 포석을 하고... 그 사이사이에 3.2칸대에서 2.9칸대... 그리고 4.0칸대는 가장 먼 반대편 우측 연안... 다시 좌우 제방권으론 갓낚시 형태로 대편성... 총 13대의 대를 펼치니 좀 전에 속으로 했던 갈등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내심 속으론 한사람 정도 들어와 주길 바랬을 것이다. 왜냐면 어둠이 찾아들었고... 이 깊은 산골에 혼자만 있다는 두려움... 이 어둠 속에 아까의 그 구불구불한 차 한대 겨우 빠져 나갈 수 있는 길을 차를 몰고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서움이 생겼을 때 차라도 아래에 두고 왔더라면 빈 몸으로라도 빠져 나갈 수 있을테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 대편성을 하는 도중에 우려했던 비가 뿌리기 시작했기에 미끄러운 그 길을 내려가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이번 기회에 완전히 허약해진 내면의 세계를 다스려 보는 거지 뭐... 1130830652_IMG_6178.jpg제방 무너미권에서 본 그림 1130831690_IMG_6175.jpg다시 반대편에서... 어둠이 내 어깨 위까지 내려와 앉았을 때 새우와 케미를 꺾은 대편성도 끝이 났고 텐트도 치고... 먹거리 준비... 난로까지 텐트 속 뒤편 손이 닿는 곳에 가져다 놓았다. 준비 완료... 가능한 텐트에서 고개조차 내밀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가능한 케미에게만 집중하기로 한다. 바로 앞산의 언저리 나무사이로 묘지의 돌비석이 서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려한다. 많은 비는 아니지만 오락가락한다. 텐트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간간이 감지될 뿐 주위에서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13개의 케미불 빛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완전한 암흑과 완전한 적막, 그 자체였다.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봐아... 이렇게 지내면 되는 것을... 하지만 초저녁 동안 찌는 미동도 없다. 순간 안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의 진동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집이다... 간단하게 안부를 전하고 끊는다. 맞어... 전화가 있었지... 전화기를 꺼내 저장된 전화번호중 낚시그룹속에 있는 이에게 문자도 보내고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한참동안 속삭인다. 그러다 꾸준하게 내리는 빗소리가 들려오지 않은지가 제법된 것 같아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보인다. 이제 개려나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밤 12시가 가까워져오니 빗방울이 다시 거세어지는 듯 하다. 이번엔 비만 내리는게 아니라 바람이 불어온다. 장발조사님이 문자로 강풍까지 불거라 했었는데 예상이 정확했다. 바람이 불어대니 등 뒤로... 옆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제 더 이상 이 곳에 머물기는 무리인 것 같았다. 서둘러 텐트를 빠져나와 제방을 뛰다시피하여 차 안으로 몸을 피한다. 그리곤 재빨리 차 안을 소등하고 알람을 맞추고 잠을 청하기로 한다. 혹 잠을 못 이루는게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우려와 달리 곧바로 잠이 들었고... 알람소리에 다시 눈을 뜬 시간은 새벽 3시... 가만히 바깥 상황을 감지하려고 눈과 귀를 기울여보는데 비는 그친 듯 하였지만 바람은 제법 불어대는 듯 했다. 장화를 고쳐 신고 밖으로 나섰다. 자리로 돌아와보니 13개의 케미가 다소 위력이 떨어진 듯했지만 개수나 위치의 변화는 없었다. 많이 희미해진 몇 개의 케미불은 새 것으로 교체를 하고나서 채비 하나하나씩 다시 꺼내어 재 장전... 그리고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잠을 쫓은 후에... 흔히들 이야기하는 신새벽 대물타임에 기대를 잔뜩 걸어본다. 하지만 단 한번의 찌올림도... 얼음이 언 듯 아무런 미동도 없이... 황홀한 새벽과 아침을 맞이하고 만다. 1130832108_IMG_6155.jpg아무런 변화없이 새벽은 찾아오고... 1130832532_IMG_6164.jpg해가 떠오르며 구름도 흩어집니다 1130832671_IMG_6169.jpg제방 뒤로 내려다 본 의성골의 새벽풍경 1130833096_IMG_6174.jpg여명... 따사로운 햇살이 비취길 기다립니다 점주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입질 보셨는교?” “전혀요... 다른 곳 조황은 좀 어때요?” “우예된기 사람들이 하나도 없내요...” “그래요?” “아마도 간밤에 바람이 엄청 불고 비도 오니까 일찍 철수한 것 같내요...” 그랬구나... 이 곳에서 산골이 깊어 그런지 강한 바람을 느끼진 못했는데... 다른 곳은 악천후가 있었던 모양이다. 비에 젖은 낚시대와 텐트를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어제 둘러보지 못한 맨 위에 있는 소류지도 둘러본다. 그런 후 일단 짐정리를 한 후에 다시 안계로 돌아가기로 한다. 자리 정리를 마치고 조심스럽게 어제의 그 소로를 빠져 나오다 결국은 우측 바퀴를 도랑에 빠트리고 말았고... 주변을 뒤져 돌덩이랑 삽을 동원하여 1시간가량 노동의 대가로 겨우 그 곳을 빠져 나왔다. 등줄기로 흘러내린 땀으로 인해 윗옷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 버렸다. 1130833435_IMG_6189.jpg간단하지만 맛있는 아침식사... 요즘은 김치도 캔으로 나오더군요. 아주 잘 숙성되어 김치찌개로 그만일 듯... 1130833675_IMG_6183.jpg맛있는 음식처럼 맛깔스러운 물가 풍경 1130833858_IMG_6203.jpg다시 바라본 의성골 풍경 다시 안계로 들어와 점주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보지만 조황 확인도 되지 않고 마땅하게 들어 갈만한 곳이 떠오르질 않는단다. ...... 그렇다면 동쪽으로 이동하여 안평, 사곡, 금성쪽... 아니면, 예전에 눈여겨 봐두었던 봉양쪽 소류지로 가볼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일단은 도리원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다 지난 봄 기억이 남아 있는 장천지 중류권 솔밭의 부들 포인터가 생각이나 일단 들어가서 둘러보기로 한다. 솔밭으로 가기위해 제방우안으로 진입을 하니 장천지엔 최상류권에 릴을 던지는지 한사람만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주요 포인터엔 텅 비어 있었다... 제방 좌안의 세사람 정도 자리를 할 수가 있는 솔밭의 그 곳... 조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포인터는 비어 있었고 적당한 거리에 적당하게 일년내내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듬어졌을 부들포인터... 봄보다는 다소 수위가 줄은 듯했지만 덜 삭은 육초들로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눈에 들어오는 곳은 제방권 포인터... 솔밭 포인터는 접근도 용이하고 본인이 최고의 명당으로 점찍어둔 곳이지만 오히려 비어 있다는 것이 선뜻 앉기가 꺼려졌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 부들밭의 얕은 곳보다는 수위가 안정적인 깊은 제방을 노려 보는게 지금 이시기엔 적절한 선택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1130834960_IMG_6276.jpg수초가 보기좋게 발달한 장천지 솔밭 포인터 전경 1130835206_IMG_6209.jpg제방 좌측의 무너미권에서 본 장천지 전경 인삼밭 근처에 차를 세우고 포인터로 진입... 연안 부들밭을 다듬어 놓은 제방 좌측 무너미 근처에다 진을 차리기로 한다. 일단 물색은 좋다... 새우보관함에서 새우를 보관함에다 옮긴 후 물 속에 담그고서... 수심을 체크해보는데 기대보다 수심이 그다지 깊지가 않다. 대략 1.2 ~ 1.5m... 대물낚시론 그만인 수심이지만 깊은 수심을 노리고 기대했었는데... 저수지 온 전역이 깊은 뻘로 되어 붕어서식 조건이 좋은 이 곳 장천지의 평균수심이 이 정도가 아닌가 싶었다. 포인터부근의 수초는 이미 삭아내려 그 위력이 다한 마름수초인지라 대편성엔 아무런 방해요소가 없었기에 회유로 요소요소에 매복하는 형태로 2.5칸대에서 4.0칸대까지 다시 십여대의 대를 서둘러 편성한다. 대략 대 편성을 마치고 난 시간이 대략 오후 2시... 밥을 먹으러 나갔다오려다 차리리 조금 있다 저녁겸해서 푸짐하게 먹기로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 낮에 차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선 나무그늘을 찾아 주차를 하고 쉬었었는데 지금은 기온이 떨어져 오히려 태양이 잘 드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다. 따뜻한 햇살과... 살랑살랑 차창으로 흘러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 차 속에 있는 담요를 끌어당겨서 잠을 청해본다. ... 약 2시간가량 잠이 들었었나보다... 일단 물가로 내려가 주변을 둘러보는데 더 들어온 이는 없는 듯 했다. 이미 부실한 아침에다 건너 뛰어버린 점심... 무엇으로 식사를 해결할까 고민하며 안계로 들어가다가 낯익은 메뉴가 걸린 길가의 식당을 발견... 영업은 하는걸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름한 곳 이였지만 요즘 계절에 살이 올랐을 ‘추어탕’이란 글에 눈이 끌였던 것이다. 추어탕... 1130835892_IMG_6215.jpg인삼밭 부근에서 노니는 청개구리 1130836013_IMG_6220.jpg경상도식 추어탕 지방마다... 그 요리법이 다르지만 이미 경상도에서 잔뼈가 굵어오며 경상도식에 입맛에 길들여진 터... 엄마가 집에서 끓여주던 그 추어탕을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겉보기와 다를 바 없이 허름한 내부 모습... 주인장을 찾으니 중년의 아낙이 반겨준다. 잠시 후에 눈앞에 구수한 냄새와 함께 등장한 추어탕... 예의 어머님께서 내주셨던 그것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는 맛에 밥 한 그릇 더 먹고 말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그 곳으로 들어가니 해거름이 저수지 중앙에 걸려있다. 아... 사진 찰영도 못해 두었는데... 서둘러 카메라 들쳐메고 내려가 장천지 해 질녘 풍경 한 두컷을 남겨둔다. 1130836204_IMG_6224.jpg해거름에 바라본 장천지 전경 1130836277_IMG_6225.jpg다시 제 포인터에서 바라본 그림 상류권에는 두 사람이 더 들어와 아마도 오늘밤은 최소한 4명 이상이 이 곳을 지키게 될 것 같았다. 해가 일찍 지는 것을 감안해 서둘러 케미를 꺾어 달고서 투척... 장천지는 유난히 콩이 잘 듣기에 80% 이상을 메주콩 채비로 하기로 한다. 바쁘게 최선의 포인터에다 3-4대 정도 대를 재편성하고 있는 중간에... 이미 던져 놓은 가운데 3.6칸대의 찌가 허리까지 씰룩이며 올라오는게 보인다. 얼른 대로 손을 가져가 다음 동작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미 찌는 하강한 상태... 더 이상 변함이 없다... 미쳐 해가 넘어가지도 않았는데... 입질이 들어온 것 일까... 일단 나머지 남은 대에다 메주콩과 새우를 달아 던져 놓은 후에 좀 전의 3.6칸대를 다시 들어 보는데 밑걸림도 없는 깨끗한 바닥임에도 이미 미끼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다. 콩 입질은 새우입질보다도 더 늦은 챔질 타이밍이라 했는데... 찌가 정점에 오른 후 옆으로 슬쩍 흘러갈 무렵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했었는데... 어쩌면 시간이 너무 늦었거나 내가 방심했던 탓도 있었으리라... 다시 큼지막한 콩을 골라 꿰어달고서 재 투척... 이제는 본격적인 나만의 시간... 해가 넘어가면서부터 수면위로 물안개가 출현하여 떠다니고 있다... 때론 나에게로... 때론 저수지 중앙으로 흘러 다니고 있다... 초저녁에 기온이 급강하하는 듯 하다. 살짝 물가에 손을 적셔보니 수온은 생각보다 많이 내려간 것 같지는 않다. 어제보다도 훨씬 이른 시간임에도 한기가 느껴져 손난로를 켜고 모포를 끌어다 덮어본다. 1130836868_IMG_6230.jpg케미 꺾어 넣고 난 후... 1130837134_IMG_6232.jpg완벽하게 준비가 되고... 이제 멋들어지게 상승하는 케미불만 기다리면 되는데... 우측 제방쪽으로 붙여 놓은 3.2칸대에서 역시 초저녁때와 비슷한 입질이 들어왔다. 가능한 천천히... 가능한 늦은 챔질로서 강하게 채어야 한다... 스스로 마인드 콘트롤을 하며 적절한 챔질 타이밍을 기다려 보며 한마디 불쑥 올라온 케미 불빛을 바라보는데 이윽고 찌의 허리정도까지 올라온 찌가 멈춘 후에 옆으로 흐르길 기다려 보지만 옆으로 흐리긴 커녕 다시 아래로 내려갈려고 하는 순간에... 두 손으로 손잡이대를 잡고서 스냅을 이용하여 강하게 끊어서 챔질! 하지만 결과는 한 뭉텅이의 마름줄기들이 맥없이 끌려온다... 아... 또 다시 챔질을 놓친건가... 허탈한 마음과 패인에 대하여 온갖 생각들에 머릿속이 정리가 잘 되지가 않는다. 다시 한번 최대한 아까의 그 곳 부근에다 바늘 끝이 보다 더 잘나오게 한 후에 재 투척... 다시 기다림... 휴대폰의 진동메세지에 눈을 떴다. 워낙 든든하게 보온에 신경을 써다보니 피곤한 몸에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저녁 10시쯤 된 것 같다... 구미권에 자리했다는 장발조사님의 메시지다. “메주콩의 환상적인 입질에 7치 한 수”했단다... 축하의 답신 날려주고... 눈알을 부라리며 14개의 찌들을 응시하는데 마주보고 있는 상류권의 먼 산의 능선부 언저리가 살짝 밝아져 온다. 아...달이 오르려나부네... 걱정했던 달빛은 순식간에 솔밭의 소나무 사이를 뚫고 불쑥 올라왔다. 음력 스무날... 많이 기울었을 달인데... 지난 밤의 비바람으로 인해 하늘이 맑아져서인지 상당히 밝다. 정명의 달 빛과 수면에 반사된 달 빛으로 인해 찌보기가 성가시다. 인상을 잔뜩 써고서 케미 불 빛에 집중을 해보지만 밤새도록 텐트 속에서 모포자락 뒤집어써고서 자다 깨다가를 반복하며 새벽을 맞이하고 만다. 1130837306_IMG_6237.jpg휘영청 밝은 달 빛... 달 빛조타...^^ 1130837589_IMG_6249.jpg물가의 새벽은 언제나 운치 있습니다 이번 조행 역시 새벽의 그림... 새벽 물가의 물안개와 어우러진 환상적인 그림만 내게 남았을 뿐이다. 주특기가 꽝을 치는 것이 본인에게 많은 분들께서 보시기에도 안타까운지... 격려를 주시지만...정말이지 ‘꽝 조행기’ 이젠 내가 지겨게 느껴진다...^^ 황금 들판보다도 더 노랗게 물든 우리 황금붕어... 아...언제쯤이면 도구함속에 있는 대물 살림망을 꺼내어 물가에 적셔보게 될까......^^ 1130838017_IMG_6282.jpg사용하고 남게 된 페트병 처리법 마개를 열어 빈 병을 둘둘말아서 다시 마개를 잠그면 부피가 엄청 줍니다 붕어가 없으니 미안한 마음에 이런 것도 올립니다...^^ 1130838256_IMG_6287.jpg아직도 보관함 속에 새우가 그득하니 남아 있으니 또 다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1등! IP : 7d66c49bde13894
jcrain님
안녕하세요
청개구리가 넘 이쁘고요 ^ ^
케미불빛이 참 좋습니다
달빛과 어울려진 케미빛이 환상이네요.
추운데 고생하였습니다..
추천 0

2등! IP : fa2707850a8221e
제이시님 안녕하세요
젤밑에 싱싱한 새우보니
얼큰한 새우매운탕이 생각나에요.
고춧가루 팍 풀어넣고 끓여 놓으면
소주안주로 그만이겠습니다.ㅎㅎㅎ
소설같은 낚시조행기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항상 안출하시고 어복까지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추천 0

3등! IP : f97ba739f546af4
케미의 은은한 불빛과 일광의 조화가 참 좋습니다.
찌올림의 눈맛만 보시고 손맛을 못보셨으니 안타깝네요
다음 조행에 대물 상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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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b162e7771a2a348
jcrain님 안녕 하세요!
화보 잘보고 갑니다. 손이 영 말이 안들어
눈팅만 할려다 몇자 적고 물러 갑니다.
항상 건강 유의 하시고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잘 마무리
하시고 꼭 이쁜 놈으로 상면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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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cc0a4ffb0efabc
화보 조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

언제나 그렇듯 장문의 글을 올려주시니
어렵게 올려주신글인데
너무쉽게 접하지안나 싶네요 ^^

조금 줄여 주세요 ^^

건강하시고 ,감기조심,안전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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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b461f8b97051dea
언제나 멋진 글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과 그림이
조행기를 장식합니다.

말미에 말씀하셨듯이 붕어 한 마리만 포함시킨다면
더 없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군요.

허긴,
꼭 붕어얼굴 보러 가는 건 아니지만,,,ㅎㅎ

이번 주는
팔자에 없는 을릉도에 다녀올까 합니다.
물론 독도도 포함해서요.

오늘 저녁에 내려가면 토요일 늦은 밤에나 올라 오는데
대물사랑방의 납회가 있어 서 쪽으로 가야 합니다.

올해 가기 전 기회가 있겠죠?
그 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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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9b0e939310bd1f5
jcrain님!
화보조행기가 예술입니다
이 가을이 가기전에 덩치로 한 수 하십시요
추운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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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93a60018be7461
제이시님!~~~~~`
이틀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그래도 흔적이 남겨지니 보기 너무 좋습니다!~~~~
소설처럼 느껴지는 그림과 화보를 보니 언제나 지금 그장소에 가있는듯 합니다
그날많이 춥고 무서벗지요!~ㅎㅎ 저는 압니다!~~~
무섭다는건 붕어의 욕심이 없다는걸,,,,붕어만생각하면 하나도 안무섭지요!~
하룻밤 꿈같은 날을 보내고 다시는 무서운 곳에 혼자 가지 않으리라 맹세하지만
어느사이다시그 장소에 홀로 가있지요!~~~
붕어가 자기를 애타게 찾는걸 아는거지요!~~~~~~
낙옆떨어지는 가을에 예쁜녀석 만나고 싶네요
만약만난다면 녀석 치맛속을 뒤집어 보고 싶네요!~~~~그안에 뭐가 있는지,,,그래도 가을은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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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a466e8b8652ba9
jcrain님
장거리 의성권 조행에 수고 하셨습니다.
이고지고 험한 길 헤치며 찾아가는 소류지 조행...
언제나 안전한 조행 되십시요.

멋진 화보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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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abf40b4d79a297
산노을님... 반갑습니다.
항상 출사와 출조를 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보니
뭐하나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사진에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입아픈붕어님...
준비해간 새우중 십분의 일도 사용하지도 못하고
철수할 때 방생하기전에 무지하게 갈등을 때리게 만들지요...
그냥 하룻밤 더해보고 새벽에 출발해서 바로 출근할까...^^
하지만 대부분 현실앞에서 무너질 수 밖에 없더군요.
언제 물가에서 뵙게 되면 준비해 간 새우의 반절을 털어서
구워도 먹고 탕도 만들어서 소주나 한 잔 하시지요...^^

붕어한수님...
달빛에 비친 물가의 풍경을 담기 위해 꽤 시간을 소비했드랍니다.
나름대로 잘 나온 사진을 올려보았으나
역시나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 사진입니다.
댓글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대물사냥꾼님...
손이 영 말을 안듣는다 하심은 혹... 대물을 끄집어내는 도중에 입은 상처 때문에...^^
요즘은 사무실에 앉아 있자니 가는 가을이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부디 님께서도 이 가을에 대물과 상면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진풍님..
ㅋㅋㅋ... 정말로 요약할 줄 아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붕어도 없는 조행기를 너무 장황하게 벌리다보니 시간적인 조건이나
글을 보는 분 입장에서도 많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욱 노력해 보겠습니다..

효천님...
왜 요즘도 그 놈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답니까... 어인일로 독도까지..
아하! 이번엔 울릉도내 소류지 탐사이신가요...^^
잘 다녀오시고...
연내에 시간이 될는지 모르겠지만 해가 가기전에 얼굴 한번 뵙도록 하지요.
무사하게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붕돌님...
역시 대물이나 덩치급들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더욱더 많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그 님도 오시겠지요...^^
좋은 가을로 마무리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장발조사님...
많은 부분에서 서로 공감하는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어찌 이리 동출하는게 어려운지요...
이번 조행을 계기로 어느 정도 담은 키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더욱 더 깊은 곳을 도전해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가을.. 만끽하시기 바라겠습니다.

낚시꾼과선녀님...
이고..지고..메고...들고..
또 이고... 또 지고... 또 메고... 또 들고 다니는게 대물낚시인 것 같습니다.
왜 사서 이런 고생들을 하는지 누구 명쾌하게 정답을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고생하는만큼 조과도 따라 준다면 이 보다 더한 고생인들 거절하겠습니까...
붕어맘 모르듯이... 대물꾼 맘 역시 모르기는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좋은 가을되시고 한 해 마무리 준비 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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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323b9be5d348164
jcrain님
안녕 하세요.
조금은 지난 조행기 이지만 보름달이 편안하고 정감이 가네요.
빤히 처다보는 청개구리가 넘 이쁘게 다가옵니다.

"의성 장천지 조행"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아담한 소류지, 아름다운 조행기 자주 부탁해도 될까요?
늘 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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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f082463863819e2
시끄러운 동네를 떠나 의성골에서 이틀을 보내셨군요.
저는 제이시님의 사진중에 케미찍은거와 새벽녁 물안개를 찍은게 항상 좋아보이는군요.
케미사진은 ISO400으로 15초에서 25초까지 셔터를 여셨던데.....다행이도 입질이없었군요?ㅋㅋ
한밤중에 입질이 없을땐 사진기로 풍경을 찍는 것도 좋지요.
이글 다 읽고 나니 배경음악이 약 5번 정도 반복을 하더군요.
한글자 한글자를 읽으며 제가 그때의 상황을 그려 보기 때문인거 같습니다.그만큼 제이시님이
실제상황을 빠뜨리지 않고 조행기에 기록하기 때문이겠지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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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e59ed2c7f80427c
jcrain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역시 항상 소설을 쓰시는군요.
가슴이 따뜻한 화보조행기 잘보고갑니다.
무엇이 저를 저수지로 발길을 돌리는가"라고 물어면 그냥 1, 물이좋타! 2, 잡염이 안생긴다! 3, 저와의 싸움이다! 4, 기타...
낚시만의 매력에 푹~빠지면 처자식도 눈에 안들어온다하는데 저는 걱정입니다.....아직은 아닌데....
홀로다니는 민물낚시 너무적막하다는 느낌이 들어오네요.
같은 취미를 가지신 님을 빨리만들어서 같이다니시는게 여러모로 좋지싶습니다.
환절기에 감기조심하시고 안출과 행복한 조행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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