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가족과 번개 나들이를 떠나면서...
혹시나 하는 맘에 낚시 가방을 트렁크에 넣고 출발했습니다.
낚시할 만한 곳이 있으면 잠시라도 해보고 싶은 맘이었죠.
음성 근처까지 내려간 덕에 여러 저수지를 봤지만...
워낙 더운 날씨에 애들 앉혀놓고 낚시하기엔...
너무 무정한 아빠일 것 같아...
그냥 물가에서 잠시 놀고, 광복절이다 보니 천안 유관순 생가 돌아보고
병천순대국 먹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트렁크에서 전날 미처 못 꺼낸 낚시가방 꺼내는데...
얼굴만 알고 지내는 동네 아저씨 한 분께서 인사를 건네오셨습니다.
"어, 오랜만이네요. 어디 운동 다녀오시나 봐요."
"아, 네~(낚시도 운동이니) 하지는 못하고 가방만 넣고 돌아다녔어요."
"가방 보니 용품을 새걸로 바꾸신 모양이네. 어디 브랜드에요?"
"새건 아니구요. 누가 쓰시던 걸 얻게 되었어요. 브랜드는 은성과 용성이에요."
"(이때 잠시 표정이 바뀌시며)은성? 용성? 새로 나온 국내 브랜든가 봐요."
"네, 다들 많이 쓰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은성과 용성이 신규브랜드라니... 이분도
나처럼 초보 조사이신가 보네)"
"그래, 요새는 몇 번이 잘 되시던가요?"
"저야 뭐 아직 짧은대를 위주로 쓰지요. 긴 건 아무래도 쉽지 않더라구요. 멀리 보내기도
수월치 않구요."
"원래 숏게임이 중요한 거예요. 나도 긴 대들은 영 안 맞더라구요."
"아, 네... 요새는 주로 어디로 나가세요?(조용하고 괜찮은 곳 정보 입수하려나?)"
"나야 뭐 주로 퍼블릭이지. 아무래도 싸니까."
"아, 네...(낚시터 이름인가? 아니면 요새는 유료터를 저렇게도 부르나?)"
"언제 한번 같이 가야 할 텐데."
"아, 좋죠. (그런데 이분도 낚시하시는 줄 몰랐는데 동출 제안을 하시네)"
"그럼 다음에 한번 봅시다."
"네,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마치고 저만치 가시는 그 분의 등뒤를 보고...
약간 어색하고 이상했던 대화의 내용이 한순간에 이해되더군요.
그 분의 등에는 '골프 가방'이 달려 있더군요.
아차차!!!!!!!!!!!!!!!!!!
그때까지 이어진 대화가 그 분은 '골프'였고, 저는 '낚시'였던 겁니다.
제가 트렁크에서 꺼내던 게 '골프 가방'이라고 오해하신 덕에 생겨난 해프닝이죠.
정리를 해보니.... 같은 단어를 놓고 그분과 저는 아래와 같이
각기 다르게 받아들인 거였답니다.
* 짧은 대
하나부 - 1.5~1.9대
아저씨 - 8~9번 아이언
* 긴 대
하나부 - 4.0이상의 대
아저씨 - 3~4번 아이언
* 용성, 수성 브랜드
하나부 - 국내 굴지의 낚시 전문 브랜드
아저씨 -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골프용품 브랜드
* 가방
하나부 - 3단 낚시 가방
아저씨 - 처음 보는 연습용 골프 가방
* 퍼블릭
하나부 - 유료터의 다른 명칭?
아저씨 - 퍼블릭 골프장
다음에 '동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간다면 제가 골프장에서 1.5 슈퍼포인트대로 퍼팅을 할지...
그 분이 진위천 공터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릴지... ^^;;;
아무튼... 낚시장비 덕에...
한바탕 웃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분도 저처럼 뒤늦게 이 오해를 깨달으셨을까요? ^^
날이 후덥지근합니다...
하지만 주말의 찌올림 기대하시면서... 건강한 하루들 보내세요...
매번이 시행착오인 초보조사 하나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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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찌 서로 그렇게 다른 야그를 하실수가 있을까요?
ㅎㅎ..더운날에 무척이나 재미 납니다.
두분 다 무던하신분들입니다.
진짜 웃깁니다...
그런 경우가 있을수 있군요...
ㅎㅎ 젬난글 잘보았습니다.
덕분에 짜증나는 오늘 사무실에서 웃음참느라 혼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더워 짜증 나는날 재밌게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오해도 있겠군요.
은성...첨들어 보시겄지요..ㅎㅎ
감사합니다
잼나게 보고 갑니다
주차중에 생긴 골프와 낚시..이야기..
감사해요 하나부님..ㅎㅎㅎㅎㅎㅎㅎ
제 가방을 보고 어떤분도 골프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첨엔 글 이해를 못하다가 ...퍼블릭에서.ㅋㅋ낚시가방을 골프가방인줄 착각 하셨구나 했네요..ㅋㅋ
푸헤~~~ㅋㅋ
저도 비슷한 경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