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자유게시판] 강원도 횡성의 한 노지에 대해서

작년에 우연히 횡성의 한 노지를 알게되었어요! 어릴 적 시골에서 보던 아주 깨끗한 저수지였지요. 물은 깨끗해서 바닥이 보일 뿐더러, 물이 얕은 곳에서는 우리가 흔히 잡어라고 하는 피라미, 갈겨니, 돌고기, 특히 각시붕어(납자루 종류)가 떼를 지어 다니더군요! 게다가 고기들이 어찌나 순하던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더라구요~~ 발을 담그면 발을 쪼는 그 기분!! 어릴 때 느꼈던 그 기분이었네요!!! 그걸 보자마자, 아.... 여기는 배스가 없구나!!!! 횡재한 기분이었어요!! 그러나 많은 잡어들로 인해, 여기는 낮 낚시가 불가능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해가 넘어가면 거짓말같이 잡어의 입질이 끊겼던 곳이기에 밤낚시만 했었어요!! 그래도 불만이 없었어요! 천연 그대로의 모습과 깨끗한 물로 그냥 앉아 있는 것 만으로도 뭔가 뿌듯한 느낌이었거든요!! 특히 낚시꾼들의 무분별하고 인위적인 배스의 방류와 방생으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보던 납자루 종류(줄납자루, 납자루, 각시붕어, 떡납줄갱이, 납지리, 등)들은 거의 전멸했다고 보니까요!! (저수지의 경우임) 적어도 제가 낚시 다녀본 바로는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 곳은 납자루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빠르게 유영하지 못하는 체형으로 인해 쉽게 배스의 먹이감으로 전락했겠지요!! 아.................. 그런데 이번 주말에 그곳을 다시 찾았어요!!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다르더라구요!! 잡어들의 별로 없더라구요!! 각시붕어가 좀췌 보이질 않아요!! 밤에 물가에 불을 비춰보니, 5~10 cm 정도의 배스 치어가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ㅜ ㅜ 아침에 보니, 납자루는 거의 안보이고, 피라미만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ㅜ ㅜ 낮낚시를 하고 픈 누군가가 배스를 풀은 거예요! 배스 치어를 봐서는 친어는 아마도 작년에 풀었을 것으로 예상되구요!! 게다가 그 저수지가 배스가 없었던건 5~6년전 물을 모두 빼고 다시 담은 결과였는데, 게다가 물을 새로 담아 토종 붕어의 크기는 대부분 20 cm 전후였어요!! 앞으로는 토종붕어를 비롯한 그 저수지에 사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배스의 먹이가 되겠죠!!! 우리 한국 사람에 비유하자면, 일본군으로 부터 독립 후, 10년도 안되서 다시 일본군의 지배와 학대를 받게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되네요! 배스를 방류한 사람은 그 곳에서 낮낚시가 그렇게도 하고 싶었을까요? 그게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을까요? 몇년이 지나, 토종붕어의 개체가 희소해지면 그냥 다른 저수지를 찾으면 되는건가요? 그 사람은 매번 그런 식으로 낚시를 해왔던 걸까요? 아....답답합니다. ㅜ ㅜ 우리나라에서 자연 그대로의 저수지는 점점 없어져가는 운명인가봅니다!!! 부디 낚시하는 모든 분들이 낚시하는 방법만을 배우기 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는 현명함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