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느리게 솟아 오르는 80장찌의 환영(幻影)을 좀채 떨치지 못하고 서둘러 일직낚시터를 찾았다.
낚시터 남향의 야트막한 산자락엔 늦깍이 아까시아 꽃잎이 흩날리고
포인트를 물색하느라 둘러보는데 사장님이 기르는 토종닭 7마리가 졸졸 따라 다닌다.
오후3시,고기들이 표층에 떠 있다.
서편 과수원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으나 아무래도 입질을 보기 어려울듯.
6시 반,적막하던 수면에 드디어 80장찌가 느리게 솟아 오른다.나도 모르게 챔질을 한게 아니라
홀린듯 바라보는데 다 올라와서 잠시 멈춘다.
붕어려니 생각하며 가볍게 챔질, 그런데 60cm 조금 모자라는 잉어였다.
그렇게도 그리던 환상적인 찌올림! 보너스로 손맛까지!
오늘은 이 멋진 찌올림 한번으로 충분했다.
낚시터에 고기를 낚는 재미밖에 없다면 그건 좀 썰렁하겠지요.
근처 동생집에 저녁먹으러 나서는 나를 젊은 사장님이 한사코 붙잡는다.
그냥 평소 먹는 소찬에 삼겹살 준비 했노라고......
사장님의 친근하고 후덕한 관상은 늘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인품에서 나왔을게다.
밤 12시가 되도록 입질이 뜸하다.
그래도 소쩍새 울음,반딧불이의 유영을 보며 사색에 잠겨보는 여유 또한 일직낚시터의 맛이다.
새벽2시. 짧고 강한 입질이 톱날처럼 반복되는 순간 챔질!
낚시대가 부러질새라 노심초사 끌어낸 잉어는 약 70cm급, 2분만에 또 같은 크기의 대물!
다리가 후들거려 좀 쉬어야겠다.
새벽4시부터 아침 8시까지 꾸준한 입질에 잉어 7수,역돔 1수.
밤 늦게 들어 온 조카사위는 밤새 입질을 못보다가 새벽 4시경부터 폭발적인 입질을 받았는데
잉어 9수,역돔 2수,메기 3수를 했다.
참고로 그날의 대편성과 채비,미끼를 소개한다.
3.4칸, 3.0칸 2대중 주로 3.0대에서 입질이 왔으며 원줄 카본 2.5호에 무미늘 10호,
표준 찌맞춤에 1~2목이 수면위에 나와야 시원한 찌올림을 볼 수 있었다.
미끼는 어분과 찐보리를 3:1로 배합했을 때 집어와 입질에 좋은 효과가 있었던듯.
기대이상으로 손맛을 보긴 했으나.....많이 잡거나 큰 걸 잡는게 무슨 대순가?
나는 아직도 해질녁 80장찌의 slow-up 幻影에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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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올림의 매력~
풍경의 매력~^^
다양한 어종에 굵은 씨알이라면 참 매력적인 곳이겠네요.
낚시는 참 여러가지의 재미(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낚시 가기 위한 기다림의 즐거움,채비 준비 하는 즐거움,장찌가 용솟음치며 올라 가는 즐거움,파란 케미의 유혹적인 불빛,조용한 산속의 소쩍새의 울음소리, 이곳 월척에서 여러 조사님의 조행기를 읽는즐거움,막상 고기 걸어 잡아내는 즐거움이 조금 덜한듯 합니다. 또 있내요 낚시대 찾는 즐거움(장비병이라고도 하지요)
저두 예전에 한번 들렀었는데 과수원을 지나서 들어가니 있더군요.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낚시 되길 바랍니다. ^^
젊은 사장님의 인심과 시골풍광이 어우러진 일직낚시터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쏘렌토님,백야대님,반도님 댓글 고맙습니다.언제나 여유롭고 행복한 낚시 되시길 빌면서...
토요일 오후,사장님의 삼겹살 파티에서 우연한 만남 막연히 기대해 봅니다.
저또한 의림지님과의 만남을 기대해볼께요.^^
인사드리겠습니다. 거의 애들과 같이 가니 금방 알아보실꺼에요.
좋은 하루 되시구 안출하세요~
축하드립니다^^
늦은밤 손맛을 진하게 보심을..축하 드립니다
제가 잘해 드린것도 없는데..이렇게..칭찬을 해주시니..더욱더 부담이 되네요
아~~~~~하늘나는 붕어님...이제..쬐금만 마시죠...저 힘들어요...아시죠
조행기 잘 읽었습니다.
저두 언제 함 가보고 싶네요...일직낚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