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그곳에 가고 싶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 / 천수만 지류

저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모험, 개척을 즐기고,
저 언덕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은 갈망...
어딘가로 떠나고자 하는 갈망은 마음 뒤편에서 울리는
메아리와 같다. 이 메아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기회를 만들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따라 길을 나서자. 아주 잠깐이라도
나그네의 삶을 살자. 생각지도 못한 붕어들을 만나고,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과 마주친다. 마침내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

떠나보자 천수만 본류권길 지류 따라, 구름 따라
내다보이는 풍경 새롭고 즐거우니 무거운 가슴 훌훌 털고 떠나자
흘러가는 구름아! 내 인생이나 즐겨볼까?

혼자만의 시간..

팔벼게를 하고 누운 하늘이 아름답다. 어때요~ 정말 아름답지요.
멀리 보이는 이름모를 새들은 도시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어쩌다 들려오는 물소리는 마음을 잔잔하게 만드는데...

그대로 지우기 아까운 공간

외로운 적막을 불러 그대로 삼매경에 푹 빠져보자 힛...

아무도 없는 척박한 수로 도착한 곳..

수량은 전보다 많고 여기-저기에 잠자리 칭구들을 말벗 삼아 

이 곳에 자리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곳 수로에는 이런 아홉치 씨알들이 많다.

물론 킁거도 여덟치도 일곱치도 나오지만 주로 많이 나오는 것이 이런 씨알들입니다.
낮에도 새우 미끼에 이어지는 입질들.. 충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수만.. 크고 작은 지류들..

수로, "물이 깨끗하지 못할 것" 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아이러니 하게도 꾼이 원하는 물색과 거의 낚시를 하지 않다보니

자원이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습니다.

밤 깊어 가는 일곱시 팔분

어둠이 내린다.
이미 잠 도망갔으니
낮에 놀던 잠자리들 깨워 술벗이나 할까.

 기다리다가
생각하다가
지치고 잊히면 어찌할꼬..

이 밤..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다.

이 밤..

그냥 그렇게 그런 꿈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4짜를 잡지 못하니 <하늘이 점지해야 한다>는 궁색한 소리로 위안을 삼으며

하늘로 부터 버림받은 애절함을 호소합니다.

하늘이 나를 버리다니... 올려다보면 하늘은 먹구름들을 가득 품고

그 찬란한 빛은 숨어 버리고 나의 머리 위로 쏟아부으며 가을 밤을 수놓을 뿐입니다.

기대는 곧잘 실망이 되곤 하지만

그래도 오늘 밤 하늘이 내게도 큰 붕어를 점지해 주실지 모릅니다.

하늘로 부터의 구원! 깊어가는 이 가을... 

왜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낚시꾼은 붕어 앞에 평등하다! 나라고 하늘의 점지가 없을까 보냐!

비, 바람 그리고 적막..

악마처럼 어두운 구름벽이 밀려오면서 은근히 겁을 주려한다.

그러나 내게는 아무 의미도 없다.

동녘으로부터 여명이 퍼지기 무렵..

두 손바닥 위에 붕어를 올려 놓고 한동안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몸 전체의 모습이 너무 깨끗하고 잿빛을 띤 수려한 자태를 뽑내고 있었습니다.

오호! 고구려의 덕장이로고.. 이제 감상은 그만하고 킁거를 한 수 더 해야지..하며

물 속에 넣어 둔 살림망 입구로 붕어를 밀어넣는데.. 푸드득 튀어 오르더니 물 속으로 풍덩..

끝내 월척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 이거다" 싶을 정도로 정직하게 올라오는 찌..

정성을 가늠하여 만남을 가져준 착한 붕어들..

아쉬움.. 그래도 좋았다.
가을 날의 풍요로움 속에서 마음속에 그득한 여유를 갖은 행복한 날..

잡다한 상념들이 그렇게 몇 마리 짜릿한 찌;올림과 손 맛속으로 사라져 버렸던 간 밤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올라오는 고속도로도 한가로운 날..

미지의 척박한 붕어낚시는 커다란 기쁨과 아름다운 여유를 내게 주고 돈키호테의

모습으로 마음에 세겨졌다.
산마루 휘감아 불어오는 대양풍속에 흔들리던 들국화 무리마냥 그렇게...

언젠가.. 나도 낚시를 그만둘 때가 곧 올 것이다.

나의 아버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살생을 끝내고 자연으로 회귀하는 때가 올 것이다. 

너무 늙어 낚시를 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가 오면 홀로 물가에 나가 붕어가 숨쉬는 잔잔한 물을 그저 바라만 보게 될 것입니다.

삶 또 낚출

이렇게 배우고 있습니다.

낚고 또 놓아주고 

그렇게 배우고 있습니다.

나그네 업보
바람 돌아 막걸리 한 병에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혼자 라면을 먹으며

냄비에 고독과 독백을 씹어가며 인생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워서 만난 사람 - 그 사람과 살자
고독 즐기는 자연들 - 그 자연들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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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과했나..

결국 오후부터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고

침을 삼킬 때 목구멍이 갈라지도록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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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옵니다.

월님들 고향길 조심히 잘다녀오시고..

행복한 추석 잘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