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수온등을 켜놓은 만큼이나 눈이 부시게 밝은 달이 수면으로 솟아져 내렸다.
저녁 일곱시를 넘기면서 물안개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고
파라솔과 낚시대로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오늘은 나도 4짜를 상면할것같은 느낌이 팍 팍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누군가에게서 들은 얘기다.
물안개가 일찍오르고 수온이 떨어지면서 새우가 물위로 튀는날 대물이 터진다고 했다. 물벌렌지 개구린지 새운진 몰라도 좀 전에 물위로 튀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으니,
필시 오늘이 대물이 터지는 그날이리라고 스스로를 달래어 본다.
기대와 설래임이 의심으로 변한건 자정이 되어서 였다.
한번의 찌움직임없이 신문을 볼 만큼이나 밝은 달아래 낚시를 한다는건
대물초보들이나 하는 실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것이다.
지킬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밤새 기다려도 입질은 없을거라며 낼 새벽에 대를 들어봐도 초저녁에 꾀어 놓은
새우가 하얗게 변해 죽어 있을 거라며 나에게 철수를 강요했다.
그 흔한 가스 난로 하나 없이 손이 씨리고 발이 씨리고 심지어 등까지 씨린
가운데 달을 벗삼아 밤을 새운다는건 참으로 무모한 도전이란 생각이 나에게
철수를 종용했다. 하지만 나는 하얀밤을 지새울지라도 점빵을 철수할수가 없다.
오늘이 이틀째인 까닭이다. 토요일 오후 4짜의 꿈을안고 입점하여 새하얀
밤을 보내고 수온이 떨어져 주기를 바라며 이틀재를 맞이한 까닭에 지킬의 속삭임을
거절하고 넘 추워서 이빨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도록 자리를 지켜야 했다.
추웠다 정말 추웠다. 하얗게 죽은 새우를 갈아끼울대는 손끝이 떨여져 나갈만큼이나
씨리고 감각이 없어져 마지막대를 던질때는 제자리로 던지지 못하여 수차레 반복을
해야만 했다. 안개에 히미해진 케미의 불빛마져 오르락내리락 할 만큼이나
추위에 체력이 소진되어 지고 있었다. 그래도 스스로를 다독거렸다.
입질은 무조건 표시난다.아무리 착시 현상이 일어나도 입질은 무조건 표시난다.
몇번을 자신에게 주입을 시킬즈음 좌측4번째 2.5칸대에 예신이 들어왔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입질일지도 모른다. 항상 그랬듯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다시 아니 영영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찌를 응시했다. 한톱 한톱 올릴때 마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꿀떡하고 저수지를 울릴것같아서 억지로 참아가며 챔질에
들어갔다. 덩치였다.제법 묵직한게 드뎌 사고를 치는줄 알았다. 결국 해내는줄 알았다. 스키를 타고온 녀석은 33cm의 빵좋은 붕어였다. 올해 8번재 월척.
4짜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그런 행운은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녀석에 대한 미련을 버릴수 없어 찌를 응시했다. 낚시를 다녀보니 내 경험상
내게만 주어지는 행운인진 몰라도 월척은 항상 쌍으로 올라오곤 했었기 때문에
분명히 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다렸지만 결국 녀석은 나의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수하면서도 나는 녀석에 미련을
버릴수없어 마음은 아직도 못에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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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ID가 바로 님의 조행기 마지막을 장식한
마음은 아직도 못에 머물고 있다의 마음은 못에 아님니까^^
찰나의 순간을 맞추어야하는 꾼의 평온한듯 초조한마음...
악조건을 인내로서 넘어서니 님이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축하 축하드립니다.
긴박감 넘치는 조행기 잘보구 갑니다
아무리 님에 마음을 약하게 만들어도 외면 할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다 압니다.
그렇게 떨고도 그 2.5칸에 예신과 스키를 타는 녀석이 없을때가 더 많지만
여건만 허락 한다면 아침 햇살에 추운몸이 녹아내리듯 하루더 해볼까? 하고
마음이 약해지는 이유를
우리는 다 압니다.....^^
갈 밤이엇군요.
님 의지 대단하십니다 .
4짜를 향해 내닫는 님 .담엔
꼭
소원 성취하시구 ,밤 이슬 맞지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