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요즘 같은 폭염 속에서 이렇게만 낚시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처럼만에 또 물가를 찾아 나서는 발걸음.
이글거리는 한낮의 땡볕을 피해
오후 늦게서야 길을 찾아 나섭니다.

오늘은 거주지 인근의 저수지들을 둘러봤어요.
지난 폭우로 인해 아직은 돌아오지 않은 물색.
그러나 그런 물색은 아랑곳 하지 않고
유명 저수지엔 평일임에도 낚시인들이 빼곡합니다.

발길을 돌리고 돌리다 저녁시간이 다가왔음에
오후 늦게가 되어 제법 규모가 있는 읍네의
중화요리집에 들어갑니다.

작은 식당임에도 리뷰평이 좋은 곳이어서인지
식당은 이미 만석.
밖에서 기다려야하나 가야하나 서성일때
덥다고 안에서 잠깐만 기다리라는 사장님.
사장님의 마음이 고마워서 두개를 시킨건
아니구요,
그냥 제가 잘 먹는 겁니다ㅎㅎ

중국음식을 좋아하는 저는
꼭 처음 가보는 중국음식점에서
볶음밥과 짬뽕을 시킵니다.

' 두명이요? '
(아니요, 저 혼자예요.)
' 양이 많을 건디...'
(괜찮아요, 제가 잘 먹어요.)

음~ 사장님께서 왜 양이 많다고 하셨는지

알겠더라구요.
볶음밥은 2인분정도 되고
짬뽕도 면이 계속 솟아 오릅니다.^^:;

시골 읍네 치고 비쥬얼과 그 맛이요~

 

검색에 리뷰가 많이 달릴만 하더라구요.

 

볶음밥을 조금 남긴게 아쉽긴 했지만
배가 너무 불러요~~

사장님께서 후식으로 요쿠르트도 주셨는데
' 요쿠르트 사진이 어딨지... '
암튼 기름진 음식 뒤에 요쿠르트 한개.
오랜만에 보는 조합에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저녁은 해결했겠다,
예상하고 있었던 목적지 중에 
마지막 소류지를 찾아갑니다.

작은 마을을 지나 산 중턱에 위치한 조그마한 소류지.
이곳은 작은 소류지이지만
때만 잘 맞추면 대어를 만날 수 있는
일명 한방터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기가 지난듯
작은 소류지엔 그 누구도 없습니다.

지나갈까 하다가 소류지를 살펴보았어요.
다른곳과 다르게 만수위를 찍고
무넘이 위로 물을 흘러 내리는 소류지는
물색도 흙탕물이 개이고
찌 몸통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좋은 물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야산으로 둘러쌓인 소류지는 
다른 곳보다 이른 시간에 해를 넘겨보내려하고
해가 지려는 시각이 되자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는게 느껴집니다.

' 그래,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묵자. '

작은 제방 좌안에 둑 밑으로 기어 들어갈지
아님, 우안 나무 사이로 들어갈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제방권에 간단히 자리를 잡아봅니다.

스벤이 뒷문을 열어 파라솔 대용으로 써먹고
바로 옆에 자립발판을 펴서
작은 전을 폈어요.

지나다보니 작은 수로로 산물이 
시원하게 내려오는게 보입니다.

' 쫌있다 씻어야지! ㅎㅎ '
아직은 동네 어르신들이 이동하시는 시간인지라
어둬지면 씻어 볼랍니다.

찌불이 밝혀지며 전등하나 없는 소류지는
어둠속으로 갖히고
무서울 정도로 조용합니다.

 

소나기 예보가 있어서 한번씩 하늘을 쳐다보지만
다행히 그럴거 같진 않더군요.

 

역시나 터가 쎈 소류지는 
단 한번의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은채
자정을 넘겨버립니다.
그래도 이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시원한 골바람을 맞으며
모기도 없는 상황이 너무나 좋습니다.

새벽으로 가는길에 살짝 허기짐이 느껴져서
너구리 한마리를 몰고왔어요.

역시 손이 좀 가도 끓여 먹는 라면이 갑입니다.^^

이시간에 지나가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겠죠!ㅎㅎ
깨댕이 홀딱 벗고 저녁께 봐놨던
웅덩이에 몸을 담가 봅니다.

이게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선지요
겁나게 시원 시원합니다.
어휴~ 추워서 오래는 못 놀겠더라구요.

새벽을 맞을 목욕재계를 하고
새옷으로 갈아 입고 미끼에도 변화를 줘 보렵니다.
이곳은 옥수수를 주로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혹자는 무조건 옥수수라고도 합니다.
근데 아무리 한방터지만
이거 입질이 없어도 너무 없어요.

그래서 옥수수에 크릴이 첨가된
옥수수크릴글루텐을 조금만 개어봤습니다.
요녀석들 한번에 쑝! 흡입하기 좋게
물기도 적당히 개서 넣어 줍니다.

요렇게 반절은 글루텐, 반절은 옥수수를
새로 갈아 넣고 한시간이 지나기전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찌하나가 멋지게 오르는게 보입니다.

멀찌감치 앉아있다가 잽싸게 낚시대를 부여잡았는데
' 헐, 이낚시대가 아녀 ㅡㅡ:; '
바로 옆낚시대를 잡아버렸네요.

그러나 찌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수심 2미터권에서 
짧은 26대로 전해지는 힘이 꽤나 재미지네요.

오~우선 바리바리 잔바리는 아니거 같아요 ㅎㅎ

 

어디 한번 싸이즈가요~~

허리를 살짝 넘기는 월척붕어입니다.

 

' 고맙다 언능 가그라~'

 

녀석, 놀랬던지 잠시 멈칫하더니만은
멋지게 잠항을 하는군요.

 

혹여나 또 한번의 기회가 더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집중을 해보았지만
역시나 터가 쎈 소류지입니다. 

다행히 앞에 자리한 산이 떠오르는 해를
조금은 눌러 주고 있어서
약간의 아침 시간을 즐길수 있었죠.

 

불빛 하나 없는 산속 조그만 소류지에서의 
하룻밤 낚시.
차대바 포인트에서 저녁 늦게 전을 펴고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며
나름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온거 같습니다.
운 좋게도 덤으로 월척붕어도 만날수 있었는데요,
너무나 편한 낚시를 하고 온거 같네요.

 

지난 폭우로 인해 아직도 힘든 곳이 많은줄 압니다.
그래서 조행기 올리는것도 조심스러워집니다.
부디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기원합니다.

저는 다음주에 또 시간이 된다면 
조용한 곳에서 아니다녀온듯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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