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찬물에 튼실한 붕어.

무작정 발길 닿는 데로 떠나다 보면, 뜻하지 않은 방죽이 눈에 들기도 합니다. 수초가 잘 어우러진 채색좋은 물을 만나는 낚시인에 마음은 잊었던 첫사랑에 그녀를 만난듯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마치 연해하는 심정으로 깨끗하게 대를 펴고.. 정갈한 찌를 바라보는 마음은.. 빈작 일지라도 작은 꿈하나를 이룬 듯 뿌듯함이 가득 차오름니다.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에 위치한 동네 방죽을 하룻저녁 혼자 독차지 해 봅니다. 수초는 그리 많지 않치만, 지난 가을 지나다 보니 물빛이 참 좋아 보이더군요. 동네 어귀. 상류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준설 4년차, 1000여평 규모에 작은 소류지입니다. 상류 쪽엔 연안 땟장과 갈대가 조금씩 있으며, 수심은 1.5미터 내외(3.0대 기준). 우상류에서 바라본 제방권입니다. 우측 수문옆 골자리가 오늘 제가 앉을 자리입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본 모습니다. 제방권이라 수심도 좀 있고, 햇볕좋은 날이면 저 갈대와 부들사이에서 굵은 놈들이 몸을 부비고 다님니다. 제방끝 수문이 있는 무넘이 옆에서 바라본 자리에 모습입니다. 항상 저수지를 둘러보다 보면, 포인트 선정에 심한 갈등을 하기도 합니다. 중,대형급 저수지라면 상류와 하류, 수심과 수초등을 고려하지만, 저렇게 작은 소류지에선 그리 갈등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와 수온이 어느정도 맞아 활성도가 조금만 있다 어느자리에 앉건 반듯이 내 발앞까지 붕어는 다녀가리라 믿습니다. <<img src=http://gang.80port.net/imgfis/041209/7.jpg border=6> 대편성를 시작합니다. 약간 높은 둑위에서 바짝대고 짧은대 위주로 갈대를 살짝 넘겨칩니다. 어분을 한 줌 새우채집망에 넣어 깊은 곳으로 던져 넣고, 대편성을 마쳤습니다. 총 9대. 오후 6시가 되면 짙은 어둠이 시작됨니다. 살~ 한기도 오고. 버너를 눕혀 켄커피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것도 추위에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가끔은 고추참치에 이슬이 한 잔은 더욱 좋치요.^^ 방정맞은 찌 올림에 첫 수로 나온 놈. 새우먹고 나온 놈. 밤이 깊을 수 록 조금씩 굵어지나 봅니다. 밤 9시. 철수 길에 멋진 찌 올림 하나를 받았습니다. 옳다구나 심어 힘껏 뒤로 던져내고 보니 희나리 입니다. 경상도 지방에선 쭈레기라고 하던데..?! 그래도 황홀한 라이징찌를 볼 수 있었던 것이 큰 기쁨이었습니다. 평일이라 아침출근을 위해 의자 밑에서 자고 있는 다롱이를 깨워 아쉬운 마감을 하였습니다. 납회날 뵈었던 많은 월척님들에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음 뵙는 날까지 부디 건강하시고, 활기찬 겨울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