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의 정체, 갱신님의 폭탄

며칠 전 쪽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직접 얼굴 한번 뵌 적 없는 '갱신'님으로부터 온 거였습니다. "와이프와 아이 데리고 붕어 낚시하는 데 써보라고 찌 몇개 보냅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근무 중에 난데없이 택배가 한 개 도착했습니다. 기다란 종이박스를 열자 그 안에는 투명한 낚시 케이스가 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그 안에는 다시 한 개 한 개 찌통에 보관된 찌 여섯 개가 예쁘게 정렬된 채 담겨 있었습니다. 모두가 새 제품이고 너무나 좋아 보이는 찌가 3세트나 들어 있는 겁니다. 전 그저 막 쓰기 좋은 중고 찌 몇 개 얻는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너무 큰 선물 폭탄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안쪽에 담긴 비닐팩 5개의 정체였습니다. 처음보는 채비 바늘이 한 쌍씩 5가지 종류가 담겨 있고, 그 봉지마다 사용할 어종과 용도, 장소에 대한 설명이 꼼꼼히 적혀 있었습니다. 정말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월척에 가입한 지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고, 낚시터에서 회원분들과 실제 인사해 본 적도 없는 불량회원입니다.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해 줄 만한 내공도, 누군가와 나눌 만한 장비도, 누군가를 위해 베풀 만한 마음씨도 없는 사람입니다... 정작 봉사하고, 애써 주시는 분들은 따로 계신데... 혜택은 자꾸 저 혼자 받고 있는 것 같아 너무나 민망합니다. 폭탄 날려주신 갱신님께 무엇보다 감사드리며...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동호회를 이끌어가고 계신 수많은 선배님들께도 감사 인사 올립니다... 정말 월척이 이런 곳이란 걸, 이런 정체의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감히 쓸 수 있을까 싶은 감사한 찌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추억 만드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푸근함이 영원히 이어지는 월척 사이트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이며... 하나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