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때문에 김포와 부천 경계에 있는 어떤 거래처를 자주 간다. 거기가 행정구역상으로는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이라고 들었다. 거기는 아주 넓은 하천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왔다갔다 하다가 거기서 낚시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 엥? ㅇㅇ 저기서도 낚시를? 뭐가 잡히나 어쩌나 궁금한 마음에 차를 세우고 가서 인터뷰해보기로 했다. 물가로 다가가는데 오염된 물 특유의 이상야리꾸리한 냄새가 비위를 자극한다. 살풋 인상을 쓰면서 낚시하는 사람에게로 갔다. 가서,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그의 살림망을 들어보고 나는 진짜 기절할 뻔 했다. 그 살림망 안엔 못해도 37~38cm는 되어 보이는 붕어를 포함, 모두 월척이 다 넘는 붕어가 서너마리 들어있었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놀라는 나를 보고 허허 웃으면서 그냥반 하는 말이, "여기 붕어는 거의 다 그래요." 한다;; 막 그 말을 하는데 저 멀리 뭐가 큰 물고기가 푸덩덩 했다. 허거걱 저게 뭐래요 잉어 아녜요? 라고 물어보니 그렇다 했다. 놀라운 곳이었다. 많이 잡으시라는...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걷는데 바람을 타고 역한 어떤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나는 도망가듯 빠른 걸음으로 그 곳을 벗어났다.
다음 번에 일 나갔을 때 또 다른 자리에서 또 다른 사람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그는 릴꾼이었다. 생활하수가 쏟아져 내려오는 어떤 하수 유입구 쪽으로 릴을 많이 던져놓고 있었다. 그 곳은 메기가 가끔 나오는데, 그 크기가 어른 허벅다리 만하다고 했다. 그냥반은 거기서 낚시한지가 제법 오래되었고 이런 저런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곳 여월천은 굴포천과 맨 한가지 줄기로 이어져있다고 한다. 그리고 장마때 한강에서 유입된 고기들이 물이 빠지면서 나가지 못하고 고립되어서 그 곳에 정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큰 물고기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물이 드러워도 너무 드럽다.. 그 분 얘기에 의하면, 어떨 때 릴을 걷으면 사람 머리카락이 한 웅큼 끌려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난 그 얘기를 듣고 오바이트가 살짝 몰렸다;; 그리고 물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하얀 이끼가 잔뜩 껴있었는데, 그게 오염물이 퇴적된 것이고 엄청 미끌거린다고 한다;;;
문득, 뭐랄까... 좀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낚시 깨나 했지만.. 정말 낚시란게 뭣일까.. 꼭 이런데서도 낚시대를 펴야할까.. 꼭 이렇게까지 잡아내야할까...
그 구역질이 나오는 그런 욜라 드런 물에서... 그래도 생을 놓지 않고 살아보겠다고.. 꿋꿋이 살고 있는데.. 그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걔네들 낚시로 걸어서, 그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발악을 짜릿한 즐거움으로 즐기는 인간이 갑자기 참... 더없이 치졸하게 느껴졌달까... 비유를 하자면.. 열악한 환경에서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는 빈민들의 등을 쳐먹는 것 같은 그런 모양새랄까... 글루텐 향기와 지렁이 냄새는 그 더러운 물에서도 그네들의 허기를 자극하는 것이라는 사실 자체가.. 참 처절할만큼 질긴 게 생이라는 것이구나, 살아가는 것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무리 4짜 붕어가 연실 나오고 그냥 손맛만 보는 거라고 해도.. 그 곳 굴포천, 여월천에서는 낚시대를 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또 다른 날, 나는 그 곳 여월천에서 텐트까지 펴놓고 릴을 10대나 던져놓은 어떤 할아버지를 보았다. 텐트 뒤 둑방길에 자전거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자전거에 그 많은 짐을 싣고 거까정 온 것이다.. ㅋ~ 그 또한 참으로 억척스러운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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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요즘도 생활하수가 그대로 유입되느곳이 있다니 놀랄뿐입니다
잡은고기의 행방이 염려됩니다
냄새나는곳에서 손맛? 별로일거 같네요